한국통합물류협회는 1일부터 각 민간택배회사의 참여로 300여대의 택배차량에 농협의 택배업 진출을 반대하는 현수막을 부착해 시위 운행을 시작했다. 시위차량은 서울 여의도,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중구 농협중앙회 본사 앞, 세종정부청사 총 4곳을 중심으로 운행되며, 향후 시위 운행 대수를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다.
택배업계는 농협 택배사업 진출에 대해 지속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내왔다. 이번 현수막 시위차량 운행은 현장의 택배기사들과 전국 영업소의 강력한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 이번 현수막 시위차량 운행을 계기로 협회는 업계 및 일선의 택배기사들과 연계해 강력한 공동대응을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협회는 농협의 택배사업 진출이 중소택배사 줄도산 및 택배시장의 공멸을 야기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농협은 농협협동조합법에 의한 각종 세제 감면, 규제 예외적용 혜택, 보조금 지원 등에서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에 묶여있는 민간 택배사들에 비해 특혜를 받을 수 있어, 공정경쟁을 근간으로 하는 자유시장경제 원리에 위배될 개연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불공정경쟁은 택배시장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택배기사들의 이직 및 생업 포기로 인한 실업자 양산과 20년간 생활물류로 자리 잡은 택배서비스 중단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협회와 업계의 우려다. 이와 같은 이유로 택배업계는 농협의 택배진출을 저지하기 위해 농협택배진출 반대 현수막 시위차량을 운행함으로써 정부와 농협에게 택배사업 진출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한편, 일부에서는 농협의 택배진출이 공적 자금을 이용한 단순 몸집 부풀리기가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신경분리에 따른 농협의 경제 사업부문이 당초 본질에서 벗어나 여타 사업분야로의 지나친 문어발식 사업으로 확장해 농협의 설립 취지를 훼손하고 장기적으로 농민의 이익에도 반하는 결과를 야기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협회 관계자는 “향후 농협의 택배시장 진출은 과당경쟁을 심화시켜 택배시장을 혼탁하게 만들 우려가 있어 정부의 합리적인 대책 및 농협의 택배사업 진출 백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협회는 농협이 택배업 진출의사를 철회할 때까지 현수막 시위차량 부착운행뿐만 아니라 저속차량시위, 집단차량시위, 택배기사 1인 시위 등을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