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체질개선 이유로 자회사 분리 추진

국토부가 유라시아 철도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철도물류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며, 그 해법으로 철도물류의 자회사 체제 전환을 꺼내들었다.

국토교통부는 19일 철도산업위원회를 개최해 철도물류 활성화 방안, 신규 철도노선 운영자 선정방안 등 철도운영정책과 관련한 4건의 안건을 심의ㆍ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국토부는 유라시아 철도시대에 대비한다는 목적으로 철도공사의 물류부문을 자회사로 분리할 계획이다. 수송분담율이 2001년 7.6%에서 2011년 7.1%로 감소하고 있고, 연간 2~3천억원의 적자를 내는 등 비효율성이 문제되고 있기 때문에 철도물류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자회사 체제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철도물류의 자회사 전환은 지난해 6월에 발표된 ‘철도산업 발전방안’에서 언급된 바 있다. 자회사로 전환해 전문성과 경영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다만, 국토부는 18조원이 넘는 부채로 인해 물류부문을 분리할 경우 재무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고, 구조조정 우려로 인한 직원 동요 등이 있을 수 있어 자회사에 준하는 사업부제로 전환해 철도물류의 자립 운영 기반을 조성하기로 했다. 단계적으로 자회사로 개편해 나간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사업부제 전환 이후 성과에 대한 엄격한 평가를 거쳐 자회사 분리시기를 결정할 계획이며, 이와 함께 철도공사의 체질 개선 가속화를 위해 필요시 새로운 철도물류사업자의 시장참여를 허용하는 방안도 추후 검토키로 했다.

철도물류사업부는 공모를 거쳐 상임이사급 본부장을 선임하게 된다. 임직원 채용, 전보, 승진 등 인사도 물류본부장이 여객과 별도로 행사하게 되고, 근무형태와 사업, 예산, 조직구조 등도 물류본부가 자체적으로 편성하도록 했다. 기관사 1인 승무체계를 구축해 인력 효율화를 추진하고, 항만ㆍ산업단지 등 주요 물류거점에는 인입철도를 건설하는 등 인력구조와 철도시설 개편 작업도 진행된다.

이와 같은 국토부의 철도물류 개편안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지하철이 운영 효율성을 위해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를 통합하겠다고 밝힌 것과 대비되는 움직임이기 때문이다. 공기업을 분할하는 것이 필연적으로 효율성 강화로 이어진다는 것은 신화와 같다는 지적이다. 더군다나 인력 효율화를 위해 기관사 1인 승무체계를 구축하는 것은 안전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한편, 국토부는 철도물류 자회사 방안 외에도 철도물류 개선을 위해 철도물류시설 개량 등 시설투자를 확대하고, 노선별 수송기능을 분담하기로 했다. 경부고속철도 대전ㆍ대구 지하화 이후 기존 경부선은 화물기능을 강화하고, 중부내륙철도 등에 화물기능을 포함해 경부축 화물을 분산하고, 항만과 산업단지를 연결하는 인입철도도 확충하겠다는 것이다.

이날 철도산업위원회에서는 신규노선 운영의 경쟁입찰, 폐선부지 활용 방안, 진해선 여객열차 운행중지 승인도 이뤄졌다.

국토부는 2016년 개통되는 성남~여주, 부전~일광 2개 노선의 운영자 선정에 있어 경쟁입찰을 붙이기로 하고, 24일 입찰 공고를 내기로 했다. 경쟁을 통해 저비용 고효율 운영이 이뤄지게 하겠다는 것인데, 입찰을 통한 운영자 선정은 일반철도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노선 운영자는 철도안전에 적합한 자격을 갖춘 기관을 대상으로, 운임은 낮게, 운행횟수 등 서비스는 높게, 철도시설 사용료는 많이 제시하는 기관에 높은 점수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선정하게 된다.

아울러, 운임은 일반철도노선을 운행하는 열차 중 가장 저렴한 무궁화 입석 운임을 초과할 수 없도록 하고, 운행시격은 피크시간대에는 약 10~11분 간격 이내로 운행토록 해 운임 인상이나 서비스 저하 등에 대한 걱정이 없도록 할 계획이다.

폐선부지 활용에 대한 기준도 마련됐다.

국토부는 철도개량으로 폐선부지가 2018년까지 1750만㎡ 규모로 증가할 것이라며, 활용이 가능한 66%에 대해 폐선부지 활용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로 했다. 지역의견을 수렴하여 철도자산이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국토부는 철도공사의 진해선 여객열차 운행중지 신청에 대해 손실이 너무 커 이를 승인했다. 마산~진해간 1일 4회 운행하는 무궁화호 정기 여객열차는 지난해에만 30억원의 운영손실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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