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물협, 농협 택배진출 반대 성명서 발표

농협의 택배시장 진출시도에 대해 물류업계 전체가 반대 뜻을 밝히며,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통합물류협회는 20일 서울팔래스호텔에서 농협 택배업 진출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농협의 택배업 진출을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통물협 회장인 천일정기화물자동차 박재억 대표를 비롯해 협회 회장단인 한진 서용원 대표, CJ대한통운 손관수 대표, 밤한판토스 배재훈 대표, 현대글로비스 김경배 대표, 현대로지스틱스 김형호 부사장, 합동물류 백순재 대표, 대신정기화물자동차 신기호 부사장, 인터지스 김동석 이사, 롯데로지스틱스 김공수 상무, 아신 최영덕 전무, 선광 진혁화 전무, 국보 송광식 상무, 법무법인 세창 김현 변호사가 참석했다.

통물협 회장단은 농협의 택배업 진출이 시장교란을 야기해 민간 택배시장의 공멸을 가져올 것이라며, 농협의 택배업 진출을 한 목소리로 반대했다.

성명서를 발표한 박재억 회장은 “전문성도 없이 거대자본으로 위협해오는 농협의 택배시장 진출은 모두를 공멸케 하는 자해행위이며, 이는 택배업계 만의 문제가 아닌 물류업계 전체가 규탄할 일이다”며 “농협은 택배업 진출 의사를 철회하고, 농협의 배불리기가 아닌, 진정 농민을 위해 민간택배사와 끊임없는 소통으로 농산물 유통의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라”고 촉구했다.

통물협은 농협이 택배업 진출 명분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농협은 우체국택배가 주5일제를 시행하면서 농산물 직거래에 어려움이 생겼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내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통물협은 우체국택배의 토요 휴무로 배송이 중단되는 농수축산물 물량은 우체국택배 물량의 0.057%, 전체 택배 물량의 0.006%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0.006%의 물량을 메우기 위해 거대 자본을 투자하고, 농산물 취급으로만 3년 안에 흑자전환한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결국 농협이 택배업에 진출하면 농산물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까지 취급물량을 늘릴 것이고, 이는 업체간 과당경쟁으로 이어져 우체국택배 진출 이후 야기된 시장교란이 재현된다는 것이 통물협의 주장이다.

통물협은 불공정경쟁도 지적했다. 민간택배사들이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의 적용을 받아 엄격한 증차 규제를 받지만, 농협은 우체국택배가 우편법을 적용받는 것처럼 농협법에 따라 각종 세제감면, 규제 예외적용 혜택, 보조금 지원 등으로 특혜를 누릴 것이란 지적이다. 택배업계가 롯데그룹의 택배시장 진출에 대해 반대하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다. 시장 경제원리에 위배될 개연성이 크다는 점에서 통물협은 공정거래위원회에 유권해석을 의뢰한 상황이다.

택배업계가 농협의 택배업 진출을 결사항전의 자세로 반대하는 것은 결국 ‘돈’ 때문이다. 우체국택배 진입 이후 무분별한 경쟁으로 2000년대 초반 건당 4700원이었던 택배단가가 지난해에는 2400원대로 떨어져, 경영 악화와 택배기사들의 생계위협이라는 문제가 발생한 상황에서 특혜를 받는 농협이 택배시장에 진출할 경우 택배시장의 혼란은 명약관화라는 것이다. 문제는 농협이 M&A를 통해 우회진출할 경우 법적으로 막을 장치가 없다는 것이다.

통물협은 물류업계의 경고에도 농협이 택배시장 진출을 강행할 경우, 실력행사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물협은 농협의 택배사업 진출이 가시화된 이후부터 청와대, 농림부, 농협중앙회 등에 농협의 택배진출을 반대하는 탄원서 및 연대서명부를 제출하고, 주요 지역을 운행하는 255대 택배차량에 현수막을 부착해 시위운행을 벌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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