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물류업계 인력난에 철송 재조명 받기 시작

화물열차가 물류업계의 관심을 다시 받고 있다. ‘Door to Door’라는 물류 트렌드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천대 받았던 철송이 재조명 받고 있는 것이다.

철송이 다시 부상하고 있는 대표적인 곳은 일본이다. 전자상거래 시장이 연간 12조엔에 달할 정도로 성장하고 있지만, 물류업계가 화물차 운전자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철송이 구원투수로 등장하고 있다.

한국교통연구원 물류기술연구센터에 따르면, 일본 트럭 운전자 평균 연령은 43.1세, 근속연수는 12년으로 연령에 비해 근속 연수가 짧은 편이다. 화물 수요가 늘고 있지만,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트럭 운전자 인력난이 가중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통계다.

일본 물류업계는 트럭 운전자 인력난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사가와타큐빙은 주부 1만명을 파트타임 배달원으로 채용해 운송 수요를 충당하고 있을 정도다.

이러한 상황에서 1회 편성으로 트럭 65대 분량의 화물을 처리할 수 있는 화물열차가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 1987년 5627만톤에 달했던 철송 물량이 2012년에는 2999만톤까지 내려갈 정도였지만, 인력난과 CO2 배출감소 노력으로 물동량이 증가하고 있다.

일본의 제조업체와 소매업체들도 지난해부터 철도수송 연구회를 발족해 철송을 활용하고 있다. 일본 사가와타큐빙은 2004년 세계최초 화돌전동차인 ‘슈퍼레일 카고’ 운행을 시작하며 철송을 활용해 인력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도요타자동차도 2006년부터 도요타 전용 컨테이너 화물열차인 ‘도요타 롱패스 익스프레스’를 운영하며 자동차 부품을 실어 나르고 있다.

일본에서 철도화물을 취급하는 JR화물의 노력도 철송 수요증가를 견인하고 있다. 1992년부터 수송능력 증강 대책을 마련해 왔던 JR화물은 26량짜리 화물열차 운행과 10톤 트럭 1대와 비슷한 31피트 컨테이너 사용으로 하주에게 수송비 절감 효과를 안겨주고 있다.

철송 증가를 다양한 노력이 전개되고 있지만, 한계도 뚜렷한 것이 사실이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일본도 경영합리화라는 이유로 적자노선을 폐지하고 있는데다, 신칸센 운행으로 기존선로를 민간에 이관해 사용료가 높아지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결정적으로 B2B가 아닌 B2C, C2C 수송은 트럭이 가장 적합하다는 점에서 철송이 트럭의 대안이 될 수 없다.

이에 따라 일본 물류업계는 철송 활용과 더불어 트럭 운전자 인력난 해결책 모색에 바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인력난에 따른 물류위기가 경제 전체에 큰 손실을 줄 것이라며 커져가는 전자상거래 시장뿐 아니라 물류 전반에 걸쳐 해결책 마련에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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