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트럭 플래투닝 주행 최초로 성공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해 1명이 트럭 두 대를 운전하는 ‘트럭 플래투닝’(Truck Platooning)이 물류혁신을 가져올 차세대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시험주행에 성공해 상용화를 앞두고 있어 물류분야의 새 역사를 쓸 것이란 기대가 쏟아지고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네덜란드 자율주행 차량 이니셔티브(DAVI; Dutch Automated Vehicle Initiative)와 트럭제조사 DAF는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한 트럭 플래투닝 기술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트럭 플래투닝은 두 대의 트럭을 한 네트워크로 묶어 선두 트럭의 운전자가 운전을 하면 뒷트럭이 자동으로 1초의 간격을 두고 따라가게 하는 시스템이다. 뒷트럭은 핸들링, 가속, 감속이 자동으로 이뤄지며, 앞트럭을 끄는 운전자는 모니터링만 하는 높은 수준의 자동주행 기술이다.

자동차 자율주행 기술을 이끌고 있는 네덜란드는 유럽 물류허브라는 이점을 활용해 트럭 자동주행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고, 지난 3월 세계 최초로 트럭 플래툰 주행에 성공했다. 네덜란드에서 자동주행 기술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DAVI는 델프트 공과대학, TNO(네덜란드 응용과학연구소), RDW(네덜란드 자동차등록청), Connekt(지속 가능한 운송수단을 위한 민관협력 네트워크)이 2013년 3월에 출범한 기관으로 2013년 11월 자율주행 자동차 시범운전에 성공한데 이어, 트럭 플래툰 주행도 성공하며 꿈의 기술 상용화에 한 걸음 다가가고 있다.

네덜란드는 유럽 물류허브 역할을 하고 있어 화물트럭 통행이 빈번한 곳이다. 독일 국경 근처의 A15도로 Botlek 터널의 경우 낮시간 동안 1분에 평균 12대의 화물트럭이 통과할 정도로 많은 화물교통량을 자랑하고 있다. 반면, 승용차 운전빈도 및 운전거리는 트럭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자동주행 기술을 트럭에 적용했을 때 그 효과가 확연히 드러나는 것이다.

아직은 두 트럭 모두 운전자를 태우고 자동주행을 보조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 2030년부터는 앞트럭에만 운전자를 태우는 완전한 트럭 플래투닝을 실현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트럭 플래투닝이 상용화될 경우 비용절감은 물론 물류효율 증대와 오염물질 저감이라는 이점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트럭 플래툰 주행으로 뒷트럭은 공기 저항을 덜 받아 트럭 2대가 평균 10%의 유류비를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기술장착 비용이 있지만, 연료절감만으로도 초기비용을 충분히 상쇄하는 경제적 효과가 기대된다. 완전한 트럭 플래투닝이 실현될 경우 트럭 2대를 1명이 운전하게 돼 인력 비용 절감도 가능하다. 또한, 두 트럭이 1초 간격으로 벌어져 있기 때문에 전체 화물차량 길이를 줄여 교통 흐름이 원활해진다는 장점도 있다. 연비개선으로 CO2배출량이 줄어드는 것도 물론이다.

트럭 플래툰 시범주행 성공 이후 이 기술에 대한 운송회사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중앙 물류창고에서 4곳의 지역 물류창고로 1일 평균 100대의 화물 컨테이너를 수송하는 Peter Appel Transport사는 트럭 프래투닝 기술이 더욱 효율적인 운송을 가능케 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췄다. 독자적인 유통 컨트롤타워 구축을 추진하고 있는 네덜란드 유통업체 Albert Heijn사도 플래투닝 기술 도입으로 유통비용을 절감하면서도 운송사들의 경쟁을 적절히 조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트럭 플래투닝 기술이 상용화되기까지는 가야할 길이 아직 멀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안전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하는 것은 물론, 관련 법 정비나 국가 간 자율주행 허용범위 차이, 무선 네트워크에 대한 해킹 우려 등 기술적인 문제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트럭 플래투닝 기술이 충분한 경제, 사회, 환경적 가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물류혁신을 통한 비용절감이 화두인 업계에게 구미가 당길 사안인 것은 분명하다.

코트라 암스테르담무역관은 한국의 도로교통망이 네덜란드보다 훨씬 복잡해 이 기술을 바로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트럭운송 비중이 화물수송의 80%를 차지하는 우리나라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이라며, 관련 기술을 우리 실정에 맞게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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