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 어려워 신공항 필요하다는 추진사유는 어디로?

10년을 끌어왔던 영남권 신공항 건설이 또 무산됐다. 국토교통부와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은 21일 오후 3시 정부세종청사 2층 브리핑실에서 영남권 신공항 입지로는 현재의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방안이 최적의 대안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ADPi는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교통연구원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난해 6월 국토부로부터 의뢰를 받아 1년 동안 영남권 신공항에 대한 사전타당성 연구용역을 벌여왔다. 이들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제시한 항공 운영, 주변 개발, 대기조건, 연계 교통, 건설비용, 환경 영향 등 9개 입지선정 기준과 국내외 공항건설 사례 등을 고려해 30여개 세부 평가 기준 등을 정하고 심사하는 과정을 거쳤다.

김해공항 확장안은 신공항 건설을 백지화하겠다는 의미이다. ADPi는 신공항의 연간 승객 수요를 국제선 2800만명, 국내선 1200만명 등 4천만명, 화물 수요는 연간 36만톤으로 예상했다. 이를 토대로 총 3가지 시나리오를 만들어 가덕도, 밀양, 김해공항 확장이라는 선택지에 대입해 분석할 결과, 모든 시나리오에서 김해공항 확장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김해공항 확장은 최저 818점에서 최대 832점을 얻은 반면, 밀양과 가덕도는 600~700점대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토부 강호인 장관은 “기존 김해공항을 보강하는 차원을 넘어, 활주로ㆍ터미널 등 공항시설을 대폭 신설하고 공항에 접근하는 연계 교통망도 확장하는 방안이다”며 “항공안전, 경제성, 접근성, 환경 등 공항입지 결정에 필요한 제반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도출된 합리적 결론이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신공항 유치 경쟁 과정에서 일부 갈등과 논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5개 지자체가 합의한 방식에 따라 입지평가 결과가 나온 만큼, 대승적 차원에서 이번 평가 결과를 수용해 줄 것을 당부했다.

용역결과가 나온 만큼 국토부는 영남권 신공항 대안으로 제시된 김해공항 확장을 위해 본격적인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내년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를 시작으로 2018년까지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2019년 설계작업을 거쳐 2020년부터 착공에 들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영남권 신공항 건설이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이 나면서 후보지 선정을 둘러싼 갈등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될 전망이다. 당장 후보지 선정을 둘러싸고, 부산ㆍ경남과 대구ㆍ경북이 극심한 갈등을 벌여왔다는 점에서 이번 용역결과는 정치적 판단이 작용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ADPi는 후보지 선정에 따른 법적, 정치적 후폭풍도 고려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영남권 신공항이 김해공항이 가진 한계, 즉 안전과 소음 문제 때문에 확장이 어렵다는 이유로 추진됐다는 점에서 이번 용역결과가 허탈하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김해공항 확장이 어려워 신공항을 건설해야 한다면서 지난 10년간 지역갈등을 야기해놓고 이제 와서 지역갈등 때문에 김해공항 확장이 합리적인 대안이라고 결론 내린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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