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선 교체수요 증가 전망…BWMS업계 수주 크게 늘어

IMO의 선박평형수관리협약(BWM협약)이 1년 뒤 발효된다. 협약 이행을 둘러싼 논의가 지속되고 있고, 미국 USCG의 독자 규제로 BWM협약이 가지는 파급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극심한 불황에 시달리는 조선업계에는 대형 호재임이 확실하다.

BWM협약 발효로 예상되는 가장 큰 수혜는 중고선 교체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점이다. 하나금융투자 박무현 연구원은 13일 조선업 보고서를 통해 내년 9월 BWM협약 발효로 중고선 교체수요가 빨라질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중고선에 BWMS를 설치하는 비용이 신조선에 설치하는 비용보다 두 배 가량 높기 때문에 선령 15년이 넘는 중고선들이 BWMS 교체시기에 맞춰 신조선으로 교체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박 연구원은 해운업계 연비경쟁으로 중고선 평균 거래선령이 12년 수준까지 내려간 상황이기 때문에 노후 중고선이 비싼 장착비용을 들여서 BWMS를 설치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 BWM협약이 발효 이후 첫 정기검사 기간에 BWMS를 의무 설치하도록 규정한 점에서 향후 5년 내에 중고선 교체수요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BWM협약의 최대 수혜자는 한국 조선업계가 될 전망이다. 중고선 교체수요 상당수가 한국 조선사에 발주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에코십 분야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수주잔량 감소로 일본에 비해 빠른 인도가 가능해 현존선 교체를 추진하는 선주들이 한국을 찾을 것이란 분석이다. BWMS 시장 자체를 한국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도 한국 조선사들의 수주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이경자 연구원도 “선령 20년이 넘은 선박의 경우 BWMS 장착을 위한 개조보다 신조선으로 대체하는 것이 경제성이 높다”며 “해체선령이 기존 평균 30년에서 20년 정도로 단축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BWMS업체들의 수주증가도 기대되고 있다. BWMS업체들은 BWM협약 발효지연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최근 BWM협약 발효기대감으로 수주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BWMS 업체 중 테크로스와 파나시아에 주목했다. 테크로스는 지난해 연구개발비만 62억원을 사용할 정도로 BWMS 기술개발에 집중하고 있고, 파나시아도 최근 5년간 연 평균 38억원을 투입하고 있다. 미국 USCG가 높은 수준의 독자 규제를 내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BWMS 개발에 집중투자하고 있는 이들 기업이 실적 성장이라는 수혜를 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로 테크로스는 BWM협약 발효가 확정된 전날인 8일 터키 선주로부터 수에즈막스 탱커 2척에 설치할 BWMS를 수주하며, 꾸준한 수주실적을 올리고 있다. 테크로스는 올해 수주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백여척이 넘는 선박에 BWMS 설치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나시아는 독일 함부르크에서 개최된 SMM 전시회에서 총 63척에 달하는 선박에 BWMS를 납품하는 수주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수주는 신조 MR탱커 2척과 현존선 61척에 BWMS를 설치하는 것으로, 파나시아는 BWMS 설치를 위한 개조와 함께 BWMS 유지ㆍ보수를 담당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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