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ㆍ유럽 브랜드에 비해 인지도 낮아…한진해운 사태로 부정적 이미지

국내 BWMS 업계는 본격적으로 개장한 BWMS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IMO의 BWM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시장을 개척했고, 기술력도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외시장에서는 생각만큼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코트라 싱가포르 무역관에 따르면, 한국 BWMS는 실제 성능과 별개로 미국ㆍ유럽 제품에 비해 성능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퍼져 있고, 가격은 중국 제품에 밀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한진해운 사태 이후 한국 조선ㆍ해운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돼 한국 제품에 대한 인식도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BWMS업체들이 가장 많은 IMO 형식승인을 받아냈지만, 싱가포르 현지에서는 한국 제품이 미국ㆍ유럽 제품에 비해 성능이 떨어져 IMO보다 엄격한 기준을 요구하고 있는 미국 USCG 승인을 취득하기 어려울 것이란 인식이 퍼져 있다.

싱가포르 바이어들의 인식이긴 하지만, 싱가포르가 놓칠 수 없는 시장이라는 점에서 인식 개선의 필요성이 요구된다. 싱가포르 무역관은 “지속적인 제품 개발을 통해 한국산 BWMS 품질에 대한 인식을 고급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싱가포르 BWMS 시장규모는 지난해 1억8300만 달러 규모로 전년도 1억2200만 달러 대비 59.1% 증가했다. 내년 9월 발효가 확정된 만큼 올해 시장규모는 이보다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싱가포르 현지에서는 세계 최대 환적항만인 싱가포르항이 있고, 해사산업 인프라가 잘 구축된 상황이니 만큼 BWMS 시장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싱가포르 BWMS 시장에서 한국 업계는 명함을 내밀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영국과 미국 제품이 22.7%, 13.4% 점유율을 가졌으며, 중국과 일본 제품도 6%와 4.7%인데 반해, 한국의 점유율은 3.8%에 불과한 수준이다. 여기에 싱가포르 자체 제품도 IMO 1차 승인을 거치며 시장진입을 노리고 있어 전망도 긍정적이지 않다.

싱가포르 무역관은 싱가포르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현지 시장과 바이어 특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싱가포르 해사산업 특성은 신조선과 선박수리 시장이 상이하다는 것에 있다. 신조선의 경우, 해양 구조물, 드릴십과 같은 특수 목적선에 집중돼 있고, 선박수리는 상선 비중이 높아 상선 수리 서비스, 내부 설비 및 장비 설치, 소모품목 기자재 공급에 대한 수요가 높다. 이러한 시장 특성상 BWMS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확한 목표시장을 선정(Targeting)을 확립한 후 시장을 공략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위험부담을 지는 것을 극도로 꺼려하는 싱가포르 바이어 특성도 고려대상이다. 제품 품질에 대한 공신력과 상호 간의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아주 중요한 사항이라는 것이다. 싱가포르 시장에 판매이력이 없거나 또는 경쟁사에 비해 부족한 경우, 소규모 발주를 수용한 이력 확보가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특히, 필터, 밸브 등과 같은 예비품이나 소모 품목이 많은 BWMS 특성상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며, 축적된 현지시장 노하우와 바이어 관계를 바탕으로 더 큰 발주 건으로 이어나갈 수 있다는 것이 코트라의 판단이다.

한국 제품의 낮은 평가를 극복하는 것도 과제로 제기된다. 싱가포르 무역관은 BWMS의 경우 설비 종류와 처리방식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지만, 싱가포르 시장에서는 미국 및 유럽 제품이 고가제품군으로 형성돼 있고, 저가 시장의 경우 중국산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제품의 경우 가격 대비 효과적인 성능의 제품으로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실제 성능과는 별개로, 한국 제품은 미국 및 유럽 제품에 비해 성능이 부족하다는 인식이 퍼져있다.

싱가포르 무역관은 내년을 기점으로 BWMS 시장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지속적인 제품 개발을 통해 한국 제품의 성능이 뛰어나다는 인식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면서, 이것이 높은 수익 달성과 성공적인 시장진출을 위한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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