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국내 주요 조선사들의 수주잔량이 위험 수준까지 하락한 가운데 내년에는 수주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됐다.

최근 대신증권 전재천 애널리스트는 '2017년 조선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조선업 전망을 선박 수주가 최악을 통과하고 완만한 회복세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수주 증가에 긍정적 요소
전 애널리스트는 2017년 연간 선박 수주는 전년 대비 증가할 가능성이 높지만 2017년 상반기까지 회복 속도가 매우 느릴 것으로 전망했다. 아직 운임 회복이 기미가 크지 않고 신규 환경규제로 인한 교체 발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대형 3사의 내년 수주액은 146억불로 금년 대비 83%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 연구원은 상선 및 해양플랜트 수주가 회복될 가능성이 높아 수주증가세가 최소 2018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연구원이 수주증가를 전망한 것은 노후 선박 교체 시기가 다가왔기 때문이다. 2016년 11월 현재도 수주량 회복의 기미는 약하지만, 2017년 이후 저선가를 이용한 노후 선박 교체발주로 수주량이 증가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2023년은 선박 수주가 크게 증가했던 2003년으로부터 20년이 되는 시점으로, 2003년 이후 발주된 선박의 교체 발주가 본격화되는 시점이다. 다만, 운임 약세가 이어지고 있어 선박 수주 회복 시점이 지연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 애널리스트는 미국 차기 대통령 트럼프의 당선이 조선업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1조달러 인프라 투자 정책은 산업재의 수요 증가를 일으켜 해상 물동량 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천연가스 수출규제를 완화해 셰일가스 수출증가로 LNG선의 발주 증가를 예상했다.

다만, 초기에는 LNG선과 유조선 위주로 수주량이 회복되고 이후, 여타 선종으로 발주 회복이 확산 될 것으로 전망했다. 2016년 10월 대형3사 누적 수주는 연 초 목표에서 10%인 33억불이다.

▲수주에 대한 우려 요소
우려할 요소도 상존한다. 전 연구원은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로 인해 수주량 증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IMO의 신규 환경규제(BWMS, SOx규정)가 노후 선박 교체시기를 앞당기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환경규제 적용이 불확실 하거나 시기가 멀어 2017년 상반기에 바로 효과가 나타나기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이다.

특히 IMO가 BWMS를 올해 9월 8일 정식 발효될 예정인 가운데, 라이베리아가 명확하지 않는 기준과 기준을 충족하는 장치 부족, 조선사 공급 부족의 이유로 의무 탑재시기에 대해 연기를 요청했다. 또한, SOx 규정 적용 시기가 2020년 1월로 여유가 있고, 준수 방법이 확정되지 않아 운임이 낮은 상황에서 당장 폐선이나 노후 선박 교체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유가가 미치는 영향은 유가 수준에 따라 달라진다. IEA, EIA가 2017년 하반기 원유 공급 부족으로 유가가 상승할 전망이다. 전 연구원은 유가가 투자 감소에 의한 공급 감소로 하반기 50불에 안착을 예상했다. 매년 300만bpd의 신규유전 개발 투자가 필요하지만 저유가로 전 세계 에너지 업체들은 이에 훨씬 못 미치는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결국 시간이 지나면 원유 공급이 부족한 시점이 도달할 것으로 예상 하는데 전 연구원은 그 시기를 올해 하반기로 추정했다.

유가가 급락한 2014년 11월 이후 약 2년의 시간 동안 에너지업체들은 유전의 손익 분기 유가를 낮추기 위한 노력을 했다. 이어 작년 9월 하순 이후, 해양플랜트 입찰의 움직임이 보였다. 일부 유전의 경우 손익 분기 유가를 60불 이하로 낮춰 재개의 시동을 걸었다. 2017년 상반기 WTI 유가 50불 안착 시 신규 입찰 프로젝트가 증가할 전망이다.

발주회복으로 대형3사 수주증가가 예상되지만, 한국과 중국 조선업계의 구조조정이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이 재무구조 악화로 2017년까지 수주 점유율 하락을 예상했다. 작년 11월 말 정부가 발표한 조선업경쟁력 강화 방안에서 3강 체제 유지를 발표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수주가 어렵다고 예상했다. 해양플랜트를 발주하는 오일메이저가 조선사의 재무구조 상황을 따지기 때문에 최종 수주는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다. 이에 3강 체제이나 2017년까지 2강 체제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전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조선사의 점유율 상승보다 절대 발주량이 낮은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2016년 10월 중국 조선사 점유율은 35%로 한국 조선사 점유율 16% 보다 높다. 그러나 이는 중국 조선사들이 한국 보다 훨씬 낮은 선가를 제시하고 있다. 또한 브라질 광산업체의 발레가 중국에 발주한 초대형 벌크선 30척을 제외하면 점유율 차이가 크지 않다.

한편, 내년 실적 전망은 2017년 상반기에 수주를 회복해야 2018년 매출 급락을 막을 수 있다고 지적됐다. 올해 1분기부터 대형3사가 분기 평균 13억불 내외 수주 규모 회복이 필요하다. 작년 대형3사 조선·해양 합산 매출은 34조7천억 원으로 전년 대비 9% 감소했고 올해에는 25조4천억 원으로 27%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상반기에 수주 부진이 회복되지 않으면 2018년 매출은 전년대비 40%이상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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