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원 납치 62건 발생, 전년대비 326% 급증

불과 몇 년전만 하더라도 해적들은 선박을 통째로 피랍해 석방금을 요구하거나 선박에 적재된 화물을 가로채는 등 주로 선박을 대상으로 공격을 일삼았다. 그러나 최근 연합 해군과 연안국의 순찰이 강화되면서 선박 피랍이 어려워지자 신속하게 선원만 납치하는 행태로 해적 활동이 점점 지능화, 흉포화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양수산부가 최근 발표한 ‘2016년 전세계 해적사고 발생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선원을 납치해 석방금을 요구한 사례는 총 62건으로 전년 대비 무려 326%나 증가해 최근 10년간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지난해 10월 20일 동방의 1만 2200dwt급 중량물 자항선 동방자이언트 2호가 필리핀 남서쪽 타위타위(Tawitawi)섬을 통과하던 도중, 해적의 공격을 받아 한국인 선장과 필리핀 2항사가 납치됐다가 87일만에 석방금을 지불하고 석방된 바 있다.

이처럼 최근 해적들이 선박 대신 선원을 납치하는 이유에 대해 해양수산부는 “과거에는 해적들이 화물 강탈을 목적으로 유조선 등을 주로 피랍했으나 근래에는 연안국의 순찰 강화로 선박 피랍이 어려워지자 선원들만 신속히 납치한 후 석방금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해적행위가 변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선원 납치는 증가했지만 지난해 전 세계에서 발생한 해적사고는 총 191건으로 2015년 246건 대비 22.4% 감소했고 1998년 202건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말라카·싱가포르 해협 및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해역에서는 작년 101건의 사고가 발생해 2015년 202건에 비해 50% 감소했다. 이는 연안국의 순찰 강화와 적극적인 해적퇴치 활동의 성과로 파악된다.

다만 서아프리카 해역에서는 작년에 56건의 해적 공격이 발생해 2015년 31건 보다 80.6%나 증가했다. 특히 나이지리아 기니만 인근 해역에서 석방금을 노리고 선원을 납치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어 인근 해역을 항해하는 선박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소말리아 해역에서는 연합 해군과 무장한 민간 보안요원의 감시활동에 힘입어 2015년 해적사고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으나 작년 다시 2건의 해적 공격이 발생해 해당 지역에서 해적이 활동을 재개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해수부 최성용 해사안전관리과장은 “최근 해적 공격 발생 건수는 전체적으로 감소했으나 석방금을 노린 선원 납치는 오히려 증가하는 등 범죄 양상이 흉포화되고 있어 해적 피해 예방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위험 해역을 항해하는 선박은 우회 통항, 해적 경계 당직 강화 등 피해 예방 조치를 철저히 이행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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