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속한 설치 위해 관계기관 간 협력·법 개정 필요

항만 도시의 미세먼지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우리나라도 AMP를 시급히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원장 양창호)가 최근 발간한 KMI 동향분석에서는 선박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로 인해 도시에 비해 항만지역의 미세먼지가 훨씬 심각한 수준임을 지적하고 선박의 육상전원공급시설인 AMP(Alternative Maritime Power system) 설치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의 대기 질 수준은 전 세계 180개국 중 173위로 최하위권이며 OECD 보고서에서도 2060년 우리나라의 대기오염에 의한 사망자수가 OECD 국가 중 제일 많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즈는 올해 서울이 중국 베이징, 인도 뉴델리와 함께 대기오염이 심각한 지역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 컨테이너선박과 디젤승용차량 SOx 배출량 비교 (출처:KMI동향분석)

특히 항만지역의 경우 선박이 배출하는 오염물질로 인한 대기오염이 일반지역에 비해 훨씬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컨테이너 선박 1척이 배출하는 황산화물의 양은 디젤승용차의 5천만대에 맞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와 같은 심각성 때문에 IMO에서도 선박의 황산화물 배출규제에 나선 상황이다.

실제로 미세먼지 등으로 인한 심폐질환 사망자 수는 내륙지역보다 해안지역이 수천 배 높으며 10대 항만이 집중되어 있는 동아시아 지역의 사망자 수는 증가추세에 있다.

이에 따라 국제사회는 해안지역 선박 배출가스 저감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시행 중에 있다. 북해, 발틱해, 북아메리카 해역 및 미국령의 캐리비안 해역 등 선박의 황함유량 기준이 0.1% 이하를 만족해야 IMO로부터 승인 받을 수 있는 ECA(Emission Control Area)를 자국 법으로 3개 지역을 설정해 시행하고 있는 중국 같은 경우도 있다.

▲ 동아시아 선박배출가스로 인한 연간 조기사망자 수 (출처:KMI동향분석)

특히 KMI는 우리나라 주요 교역국인 미국, 중국이 AMP 사용을 강제화 하고 있는 점을 주목했다. 올해 미국 LA/LB항에 입항한 선박의 70%는 AMP 설비 사용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보조엔진 사용시간을 3시간 이하로 규정했다. 중국 역시 AMP 시범사업 결과를 기반으로 2020년까지 RCA와 장강 간선항로 항만에 50% 이상 AMP를 설치한다는 목표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미세먼지를 상대적으로 많이 배출하는 대형선 정박 시 육상전원을 공급할 수 있는 고압 AMP는 전무한 실정이다. 올 2월 인천항에서 국내 최초로 고압 AMP를 영흥화력발전소 석탄하역부두에 설치하기 위한 MOU를 체결하고 현재 시범사업을 진행하고는 있지만 현재까지는 소형선박에만 사용할 수 있고 국제 규격에도 부합하지 않는 형태의 저압 AMP만이 설치되어 있는 상황이다.

KMI는 2030년까지 항만기본계획상 신규부두의 총 AMP 구축 대상 선석은 컨테이너 14개, 로로 4개, 벌크 82개, 크루즈 및 여객부두 20개 등 총 120개로 구축비용이 2392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히고 이것이 기존 항만이 아닌 신규 개발계획이 있는 18개 항만을 AMP 설치 후보지로 선정했지만 향후 AMP가 장착된 선박의 국내 항만 입출항이 증가할 경우를 대비, 기존 항만도 개조 우선순위를 선정해 AMP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빠른 시일 내에 AMP 구축 시범사업을 통한 노하우를 확보하여 문제점을 파악하고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리고 AMP를 설치하는데 적지 않은 자금이 투입되고 사용료가 발생하는 만큼 인센티브 정책 등을 마련하기 위해 한국전력, 항만공사, 해양수산부 등 유관기관 간, 선사와 터미널 간 협력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AMP 활성화를 위한 법·제도도 손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박 배출가스의 인체영향 및 설치효과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 체계를 마련해 선박유 황함유량 수정 및 선박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관리할 수 있도록 관련 법안 개정을 추진하고, 선사가 AMP를 이용하는 것이 황함유량 0.5%의 선박유를 이용하는 것보다 유리하도록 전기요금의 개편도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AMP 개념도 (출처:KMI동향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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