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계가 벌크선을 수주하면서 일본 조선업계의 경계 대상이 됐다.

30일 외신에 따르면 일본 조선업체들은 현대미포조선의 벌크선 대량 수주에 대한 경계심을 나타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현대미포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해운사 바흐리와 1350억원 규모의 벌크선 4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일본 조선업계는 이번 건조계약 체결로 현대미포가 주력선종을 벌크선으로 변경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일본 조선업계는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석유제품운반선 및 중형탱커에서 벌크선으로 주력선종을 변경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력선종을 벌크선으로 변경할 경우 한일 조선업계가 벌크선 수주를 두고 경쟁해야하기 때문이다.

현대미포가 바흐리로부터 수주한 선박은 베트남 현대 비나신 조선소에서 건조되며 2020년까지 바흐리에 인도될 예정이다.

외신이 주목한 것은 신조선 가격이다. 현대미포가 수주한 벌크선 4척은 총 1억2000만달러 규모로 척당 3000만달러 수준이다. 외신은 클락슨에 따르면 캄사라막스의 신조선 가격은 2450만달러 수준이라며 시장 대비 높은 선가를 지적했다. 일본 조선업계 관계자는 "이번 바흐리가 발표한 선가는 선박이 특수하거나 뭔가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냐"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일본조선소의 캄사라막스 벌크선 신조가는 척당 2800만에서 2850만달러 수준으로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미포는 지난 몇 년간 MR탱커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노르웨이 해운사와 MR탱커 최대 4척을 수주했다. 과거에는 해운사가 발주한 2~3만dwt급의 벌크선을 대량 수주하는 등 중소형 벌크선 건조 실적도 갖추고 있다고 외신은 평가했다.

바흐리가 현대미포에 발주한 캄사라막스 4척의 선가가 일본조선소보다 7% 가량 높다. 일본엔고가치는 현재 달러당 108엔 수준으로 엔고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일본 조선소는 더욱더 선가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외신은 한국 조선소가 고부가가치선을 자랑해 왔으나 현재 유조선, 가스선의 시황이 붕괴되고 있어 향후 한국이 주력 선종을 벌크선으로 변경할 경우 일본 조선소의 주력 선종과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클라슨에 따르면 일본은 7월에 10척을 수주하면서 누적 35척 250만dwt를 기록했다. 한국과 중국의 신조선 수주가 증가한 것에 비해 일본은 6% 하락하면서 3위를 기록했다.

저작권자 © 한국해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