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포스에스엠 최임엽 사장

기존선 현실적으로 SOx 대응할 수 없어
외국인 선원 공동훈련센터 설립 추진해야

“SOx 배출규제 시행이 당장 2년 앞으로 다가왔지만 현실적으로 선사들이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선주협회를 중심으로 한국선사와 일본선사, 중국선사만이라도 SOx 규제를 공론화시켜 IMO와 재협의를 시작해야한다.”

팬오션의 선박관리 자회사인 포스에스엠의 최임엽 사장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SOx 배출규제 시행에 대해 상당한 우려를 표하며 보다 적극적으로 IMO와 재협의를 통해 대책을 마련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기존선의 경우 현실적으로 SOx 배출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데다가 대비할 시간도 충분치 않기 때문에 시행시기를 유예하는 등 대책이 마련돼지 않으면 전세계적으로 심각한 물류대란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타냈다.

한국해양대학교 항해과 30기 출신으로 팬오션에서 30여년간 근무하고 STX엔진 사장 등을 역임하였으며, 2015년 포스에스엠 초대 사장으로 취임한 최임엽 사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포스에스엠의 사업계획과 국적선사 및 선박관리회사들이 현재 당면한 과제들에 대해 소상히 털어놨다.

-포스에스엠이 어떤 회사인지 설명해달라.
=포스에스엠은 1966년 설립된 국내 최대 벌크선사인 범양상선(현 팬오션) 해사본부가 그 모태다. 지난 1997년 범양상선 해사본부가 분사하여 ㈜포스가 설립됐고 이후 STX그룹에 편입되었다가 모회사인 現 팬오션이 하림그룹에 매각되면서 2015년 10월 포스에스엠이 전문 선박관리 회사로 재 출범 하게 됐다.

포스에스엠은 STX마린서비스에서 팬오션 선대의 선박관리 전문 인력들과 시스템을 인수했기 때문에 ㈜포스의 명맥을 다시 이었다고 보면 된다.

-STX마린서비스 전부를 인수하지 못한 이유가 있나?
=STX마린서비스는 선박관리 사업 외에도 엔진부품사업, 플랜트 O&M사업 등 다양한 사업들을 영위하고 있었기 때문에 회사 전부를 인수하는 것은 너무 복잡했고 우리가 모두 인수할 수도 없었다. 그래서 협의 끝에 포스에스엠을 설립하고 STX마린서비스가 관리해왔던 팬오션 사선과 선박관리 시스템, 전문인력 등만을 인수하게 된 것이다.

-현재 관리중인 선대와 선원을 얼마나 되나?
=팬오션의 벌크선 56척, 탱커 15척, 우드펄프전용선 5척, 컨테이너선 2척, 중량물운반선 2척, LNG선 1척 등 총 81척을 관리중이며 현재 신조중인 우드펄프전용선 5척의 신조감리도 진행하고 있다. 선원은 예비원을 포함해 약 2천여명인데 한국 선원이 700여명이고 나머지 1300명은 필리핀, 미얀마 등 외국 선원이다.

-제3자 수탁선은 아직 없나?
= 그동안 포스에스엠에서는 팬오션 선대가 안전하고 효율적인 운항이 가능하도록 회사의 내적 역량 제고에 집중해 왔다. 한국선급에서 선박안전경영(ISM Code) 인증을 시작으로 DNV-GL에서 ISO 9001, OHSAS 18001, ISO 14001, ISO 50001 등을 인증 받았고 쉘, 엑손모빌, BP 등 세계적인 에너지 메이저들로부터 탱커 안전관리(TMSA) 인증도 완료했다.

지난 1년반 동안 각고의 노력으로 선박 안전관리와 운항 효율성을 어느 정도 안정시켰기 때문에 올해 초부터 제3자 수탁선을 유치하기 위해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 현재 여러 국내외 선주들과 협의 중인데 올해 안으로 제3자 수탁선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실 제3자 수탁선 수주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우리가 수주 가능성으로 분류한 제3자 수탁 대상선박은 국적선과 일본선박 정도다. 그런데 국적선의 경우 대형선사들은 대부분 인하우스 선박관리회사를 갖고 있고 중소형선사들은 선대가 많이 줄어들어 수주 대상 선박이 거의 없다. 일본도 한진해운 파산 사태이후 한국해운회사라면 손사래부터 치는 상황이어서 역시 쉽지 않다.

그나마 수주 가능성이 높은 것이 국내 선박투자회사들을 비롯한 금융권 선주들인데 다양한 선종의 선박들을 다수 관리하고 있고 선박투자회사들이 가진 리스크를 헤징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춘 우리가 강점을 갖고 있다.
일본 선주 유치활동도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지난 달 시코쿠선주들을 대상으로 마케팅 활동을 벌였고 이번 달에도 이마바리선주들을 만날 계획이다. 일본 선주들도 한국선박관리회사들의 선박관리기술이 좋고 비용도 저렴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므로 한진해운 사태이후 한국해운기업들의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만 한다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시간을 충분히 갖고 접촉하다 보면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평형수, SOx 등 환경규제가 점점 강화되는데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2년 유예된 평형수관리협약은 큰 문제없이 대비하고 있다. 각 선박별 평형수처리장치(BWMS) 설치를 위한 마스터 플랜을 마련해 놨고 어떤 제품을 선택해 설치할 것인가만 결정하면 된다. BWMS는 원가나 기술적인 문제는 해결됐지만 각제품의 성능과 신뢰도, 내구성 등은 아직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아직 시간이 남아있기 때문에 출시된 제품들의 성능과 설치편의성, 가격 등을 면밀히 검토해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사실 가장 큰 문제는 2020년 시행될 예정인 SOx 배출규제다. SOx 배출규제는 당장 2년 앞으로 다가왔지만 현실적으로 선사들이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SOx 배출규제에 대응하려면 0.5% 저유황 벙커유를 쓰거나 스크러버(Scrubber)를 장착해야한다. 0.5% 저유황 벙커유는 정유사들이 수조원을 들여 고도화시스템을 갖춰야만 생산할 수 있는데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려워 2020년 이후 충분한 양이 공급될 거라 장담할 수 없다.

설사 공급된다고 하더라도 벙커 가격 때문에 스크러버를 장착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다. 스크러버를 장착하는 문제도 신조선은 설계에 미리 반영하면 문제가 없으나 기존선의 경우 스크러버를 장착할 수 있는 적정한 공간을 찾기어렵고 선체 강도도 보완해야하기 때문에 문제가 심각하다. 더욱 큰 문제는 스크러버를 장착하는데 최소 한달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불가동 손실이 우려되는데다가 스크러버 장착비용도 수백만 달러에 달하기 때문에 부담이 크다는 점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대부분의 국적선사들은 SOx 규제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사실상 관망하고 있는 상태여서 어떻게든 IMO와 다시 협의를 해봐야 한다. IMO는 0.5% 저유황 벙커유를 쓰면 되기 때문에 2020년 시행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러나 여러 현실적인 문제들로 2년내 기존선박들이 SOx 규제에 대응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 이대로 강행될 경우 엄청난 물류대란이 발생할 수도 있다. 따라서 선주협회를 중심으로 한국선사와 일본선사, 중국선사만이라도 SOx 규제를 공론화시켜 IMO와 협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인 선기장 부족사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데…
=대형 선박의 경우 그나마 한국인 선기장을 구할 수 있지만 중소형선박, 특히 탱커의 경우는 한국인 선기장 부족 사태가 심각한 상황이다. 최근 MR탱커 선대가 크게 늘어나면서 한국인 선기장을 구하지 못해 선원노조의 양해를 얻어 일시적으로 외국인 선기장이 승선하는 사태도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인 선기장 부족사태는 본질적으로 양성시스템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국적선박중 국가필수선박과 지정선박 300척에는 외국인 사관 승선이 제한되기 때문에 한국인 선기장을 양성할 수 있는 기반은 마련됐다. 그러나 나머지 일반선박으로 분류된 국적선의 경우 선기장을 제외하고 외국인 선원 고용에 제한이 없어 선기장을 제외하고는 한국인 사관이 거의 승선하지 않고 있다. 일반선박의 경우 사관들이 경력을 쌓아 선기장까지 올라가는 양성시스템에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다. 더욱 큰 문제는 현재 일반선박에 승선중인 한국인 선기장들도 대부분 고령이어서 이들이 은퇴하면 대체할 인력을 찾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래도 아직 젊은 한국인 사관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이들이 선기장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양성계획만 제대로 세워 추진해 나간다면 한국인 선기장 부족사태는 어떻게든 대응해 나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양질의 외국인 선원 확보가 더 문제이지 않나?
=우리를 포함해 대부분의 국적선사들이 외국인 선원 문제에 대해 주먹구구식으로 접근해 왔다는 것은 사실 부인하기 어렵다. 현재 외국선원을 확보하기 위해 현지 선원대리점을 활용해 장학금을 지원하고 실습 기회를 제공하는 방식 외에는 특별한 대책이 없다. 이제는 우리도 일본 선사들처럼 현지에 자체적으로 훈련센터를 만들어 직접 선원 교육을 실시하고 승선실습까지 연계시켜 고급 선원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별선사가 해외 선원훈련센터를 운영하는 것이 어렵다면 주요 대형선사들이 공동으로 훈련센터를 설립하고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물론 각선사별로 선박의 특성이 다르고 선호도 문제도 있어서 공동 훈련센터를 마련하는 일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외국인 고급 선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면 지금부터라도 공동 훈련센터 설립 문제를 협의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동 훈련센터와 관련된 현실적인 문제는 충분한 협의를 통해 풀어나갈 수 있다. 가령 공동투자로 훈련센터를 만들고 공동으로 인력을 양성하되 급여 체계를 비슷하게 만들고 드래프트 제도를 만들어서 배당하는 방법을 도입한다면 전혀 시도하지 못할 일도 아니다.

<㈜포스에스엠 최임엽 대표이사 약력>

△1954년생 △한국해양대학교 항해과 30기 졸업 △연세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석사 졸업 △STX팬오션 특수선 영업본부장/전무 △STX엔진 대표이사 사장 △포스에스엠 대표이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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