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 굿 페어플레이 편집국장

▲ 니콜라 굿
관련 국가 수만 해도 엄청나고 규모 역시 만만치 않다. 중국 시진핑 주석의 말대로 중국의 일대일로(Belt and Road)는 "세기의 프로젝트"다.

여기서 일로(Road)는 15세기 명나라 때, 정화(鄭和) 제독이 개척한 해상교역로를 말하며 '일대(Belt)'는 이천년 전 한나라와 7~10세기 당나라 때, 중앙아시아까지 이어진 육상 실크로드를 일컫는다. 즉 일대일로는 과거 중국이 서부로 개척했던 육·해상 실크로드의 현대판으로, 중국 중심의 무역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국제 무역에서 입지를 넓히겠다는 중국의 의지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육로, 철도, 항공 및 해상 무역로에 이르는 방대한 네트워크를 통해 중국은 60여 개국과 연결되며, 향후 10년간 이루어질 무역에서 2조5천억 달러 규모를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일대일로는 해운업 일부 부문의 판도를 뒤흔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제연합무역개발회의(UNCTAD)에 따르면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주요 품목 및 컨테이너 무역과 기타 수송기반 사업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UNCTAD는 2017~2022년 두 부문의 성장률을 각각 5.6%와 5%로 전망했으며 같은 기간 국제해상 무역 전체의 연간 성장률(CAGR)은 3.2%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900여 개 프로젝트가 협상 중이거나 진행 중에 있으며, 앞으로 원자재 수요 증가뿐만 아니라 중국의 기계 및 제조상품의 해상 수출무역 증가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드라이 벌크 해운, 항만 개발 및 컨테이너 네트워크도 발달하게 될 것이라고 UNCTAD는 내다봤다.

일대일로 사업으로 육·해상 네트워크가 개선되면 해운업도 혜택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무역 성장과 무역기반 번영을 가능하게 하는 주요 원인을 네트워크로 보고 이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국가간 네트워크(connectivity)가 10% 개선될 경우 이는 중국의 교역비용 3% 감소로 이어진다. 이를 통해 중국의 수입과 수출은 각각 6%와 9% 증가할 것이라고 머스크라인의 아시아 지부 대표 팀 스미스(Tim Smith)가 7월 회의에서 예상한 바 있다.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해운 및 수송업이 회복세를 되찾고 과잉물동량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사업"이라고 스미스는 말했다.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중요성을 인정하는 것은 그뿐만이 아니다. BIMCO 회장이자 Common Progress CEO인 아나스타시우스 파파기아노풀로스(Anastasios Papagiannopoulos)는 IHS 마킷의 페어플레이(Fairplay)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전략적 사고가 인상적이라고 말한 바 있다.

"중국은 해운업에 전략적 계획을 갖고 있는 유일한 강국으로 중국의 행보에 기대를 걸어볼 필요가 있다. 중국은 대국이며 상업적 수완이 뛰어나고 해운업의 가치를 볼 줄 아는 국가"라고 강조했다.

일대일로가 해운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일대일로의 육·해상 실크로드로 연결되는 국가만 해도 전 세계 인구의 63%에 달하며, 전 세계 GDP의 29%를 차지한다. 그러나 참여국들이 동등한 혜택을 누리게 될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일대일로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65개국 중 일부에 상대적으로 혜택이 많이 돌아갈 것으로 보여, 이에 대한 불만이 야기될 수도 있다.

시진핑 주석이 2017년 5월 개최된 일대일로 포럼에서 "국가들 사이의 개발 전략을 연결하고 서로의 이익을 보완"할 것을 추구한다고 분명히 밝혔지만, 일부 국가들은 세계 제2 경제 대국인 중국과의 무역 관계가 한쪽으로 치우쳐 본인들이 불이익을 안게 될지도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우후루 케냐타(Uhuru Kenyatta) 케냐 대통령은 중국 정부의 "윈윈 전략이 효과를 내려면 아프리카가 중국에 문호를 개방했듯이, 중국 또한 아프리카에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고 올해 밝힌 바 있다. 중국이 일대일로로 연결되는 국가들의 야심과 포부를 어떻게 균형 맞출지가 일대일로의 성공을 가르는 열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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