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MI, “환적화물 등 다양한 부문 가치 창출 시급”

지난해 사상 첫 2000만teu를 돌파한 부산항이 이제는 양적 성장에만 치우칠 것이 아니라 항만연관산업을 통한 다양한 부가가치 창출 등 질적 성장에 눈을 돌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원장 양창호)은 최근 발표한 ‘KMI 동향분석’에서 지난해 부산항이 2000만teu를 달성하며 컨테이너 처리 중심의 글로벌 환적 거점 항만으로 확고한 입지를 확보했으나 이러한 양적성장과는 달리 부가가치활동 등 질적 성장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부산항은 당초 목표였던 2000만teu를 12월 22일에 돌파한 데 이어 최종 연간 컨테이너 처리량이 목표치는 2.5% 초과한 2050만teu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중 환적 물동량은 1034만teu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며 수출입 물동량 또한 안정적인 성장으로 1016만teu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KMI는 특히 부산항의 환적 컨테이너 비중이 2003년 41%에서 지속 증가하여 2014년 이후 계속 50%를 초과하고 있어 컨테이너 점유율이 전체 부산항 물동량 중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부산항이 컨테이너 처리 중심의 글로벌 환적 허브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전 세계 컨테이너항만 순위로 따져봤을때는 세계 6위권 수준이며 환적 컨테이너만 놓고 본다면 싱가포르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양을 처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부산항의 양적성장과는 달리 부가가치활동 등 질적 성장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항만배후단지는 항만에서 이루어지는 기본적인 하역 및 보관 서비스 이외에 다양한 부가활동을 통해 항만의 고부가가치와 항만 관련 산업의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한 공간이지만 부산항 항만배후단지를 경유하는 환적화물은 약 5% 수준에 불과하고, 실제 부가가치 활동도 일부 기업에 의해 매우 제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8년부터 2014년 기간 동안 부산항 수출입화물의 항만배후단지 경유비율은 2.8%에서 28.4%로 안정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환적화물의 비율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는 실정으로 환적화물의 부가가치 활동 확대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적화물의 부가가치활동은 항만배후단지에서 라벨링, 포장, 분류 등의 재적출입 과정을 거치므로 항만에서 이루어지는 단순 환적보다 teu당 약 11배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부산항은 싱가포르에 이은 세계 2위의 환적항만으로서 환적화물이 전체 물동량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등 환적화물을 이용한 부가가치활동 제고는 부산항 전체 부가가치 및 일자리 창출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가장 유효하고 확실한 전략이라는 것이 KMI의 주장.

이와 함께 부산항에서 창출되는 부가가치 중 약 60%가 항만하역 및 지원서비스에 편중되어 있어 항만관련산업 등 다양한 부문에서의 가치 창출 역시 필요한 상황이라고 KMI는 지적했다.

싱가포르항, 로테르담항, 상하이항 등 세계 주요 항만은 해운 및 지원서비스, 항만관련산업에서 항만하역 및 지원서비스보다 더욱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으나 부산항은 항만하역 및 지원서비스에만 편중되는 현상을 보임으로써 여전히 벙커링, 수리조선 등 서비스 산업이 취약하고, 항만관련산업은 업체 난립으로 인한 과당경쟁, 복잡한 유통구조에 따른 높은 물류비 등으로 가격 경쟁력도 낮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부산항의 부가가치활동을 증대시킬 수 있도록 항만배후단지를 활용할 수 있는 환적화물 유치 확대를 집중 추진하는 한편 항만관련산업의 종합적 육성 및 지원을 위한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KMI는 밝혔다.

최근 부상하는 글로벌 전자상거래 등과 연계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전략적인 타깃 마케팅을 추진하고 환적화물의 부가가치 활동이 자유로운 기업 환경을 만들기 위한 통관 등 법·제도 개선 및 규제 완화 등 정부와 항만공사의 지속적인 노력도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또한 기업체 난립, 과당경쟁 등 고질적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부산항만공사에서 추진 중인 항만연관산업 육성 정책을 일회성이 아닌 지속성에 기반을 두고 차질 없이 진행해 나가야 하며 특히 신규 개발 및 운영단계에서는 항만관련 업계에서 제기하는 항만 이용 시 문제점이 재발되지 않도록 선제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KMI는 “이제는 부산항이 2000만teu 달성이라는 양적 성장과 더불어 내실을 다지기 위해 노력해야 할 시기”라면서 “부산항의 지속적인 양적성장과 가치창출활동 강화는 부산항이 단순한 하나의 산업개념이 아닌 지역경제를 살리고 이끄는 진정한 핵심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세계 주요 항만 관련산업 가치 창출 (단위:백만원, 출처:KMI동향분석)
저작권자 © 한국해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