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서 연구원 "수주시황 개선 지속되나 건조량 감소가 문제"

▲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양종서 선임연구원
지난해보다 긍정적인 전망이 계속되고 있다. 올해와 내년은 금융위기 이후 시작된 국내 조선업계 위기의 마지막 고비가 될 전망이다.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2017년도 조선·해운시황 및 2018년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해운시황은 벌크선, 탱커, 컨테이너선 모두 지난해보다 개선될 전망이다. 긍정, 부정적인 요인들이 혼재되어 있으나 지난해에 이어 수주시황 개선은 지속된다는 것이다.


<벌크선>

지난해 대체로 상승세를 유지한 벌크선 시황은 올해도 개선추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작년 12월까지 평균 BDI는 1129로 전년 동기대비 68% 상승했다. 이는 2014년 이후 처음으로 연평균 1000을 상회한 수준이다.

벌크선 시황 개선은 업계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개선된 모습이다. 중국의 철광석 수입증가와 세계 석탄 수요 증가, 중국의 기니산 보크사이트 수입 증가 등 세계 교역량 증가율이 전년보다 상승한 데 따른 것이다.

올해도 개선추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IMF(국제통화기구)는 올해 상품수입 증가율을 4.315%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벌크선 해상물동량 증가율은 다소 둔화된다고 하더라도 최소 3% 후반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반면, 선복량 증가율은 2016년 수주절벽의 영향이 일부 반영되면서 해상물동량을 하회할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를 작성한 양종서 선임연구원은 올해에도 개선추세가 지속될 전망이나 선복량 과잉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며 물동량 증가율이 예년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임을 감안하면 시황개선 속도가 빠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탱커 시장>

탱커 시황은 올해 공급 압력이 감소하면서 추가적인 시황 악화 우려는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물동량 둔화 가능성도 상존해 큰 폭의 개선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 탱커 시황은 중국의 원거리 원유수입량 증가 등으로 해상운송 수요 증가율이 양호한 수준을 보였다. 그러나 2014년 유가급락 후 일시적 수요 증가시기에 발주된 유조선과 LR탱커 등이 2016년 이후 대량 인도되면서 선복과잉 상황을 악화시켰다. 이러한 추세는 지난해에도 이어지면서, VLCC의 경우 사우디-로테르담 운임은 12%, 사우디-이탈리아 운임은 15.3%대로 하락했다.

다만 지난해 시황 악화 속도나 폭이 크게 둔화됐고 제품운반선의 경우 오히려 소폭 개선되는 추세가 나타났다. LR탱커의 경우 알제리-휴스턴 운임은 17.4%, 서인도-싱가포르 MR탱커 운임은 26.4% 상승했다.

올해 탱커 시장은 추가적인 시황 악화 가능성은 높지 않으나 큰 폭의 개선도 기대하기 어렵다. 석유시장은 경기회복의 영향으로 비교적 견조한 수요가 예상되나 사우디 아람코의 상장 문제 등 인위적 유가부양 가능성도 존재한다.

<컨테이너선>
컨테이너선 시장은 세계 교역량 증가율이 개선된 것에 비해 운임은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용선료는 개선 추세이며 환경규제에 따른 선복 투자 증가 등으로 개선이 기대된다.

컨테이너선 시장은 초대형선이 꾸준히 인도되고, 2015년도에 발주된 다량의 초대형선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으나 선복공급 압력은 2~3년 전에 낮아졌다는 평가다. 그러나 여전히 심각한 선복 과잉 상황으로 큰 폭의 개선은 이뤄지지 않았다.

공급과잉의 결과로 운임은 부진을 겪었다. 운임지수 CCFI는 지난해 8월 이후 하향세가 이어져 12월 초 760선을 기록하며 전년 말 대비 5.9% 하락했다.

다만 노선간 캐스케이딩이 이뤄지고 있고 중소형선의 폐선도 지속돼 올해 선복량 증가는 높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올해 조선업 위기극복 문제는 건조량 감소가 지적됐다. 양 연구원은 “올해 조선업의 문제는 수주보다 건조량 감소가 중요한 요인이 될 전망"이라며 "올해와 내년은 금융위기 이후에 시작된 국내 조선산업 위기의 마지막 고비가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해양플랜트 일감이 많지 않아 수출은 50%까지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조선업을 바라보는 관점은 보다 냉정해져 사양산업이라는 논란이 더욱 커질 전망이나, 이는 2016년 수주절벽 사태의 영향이 건조시점의 차이로 2년후 나타나는 현상으로, 일시적 현상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19년 전망에 대해 양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수주량의 영향과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신규 선복투자 증가 등으로 건조량도 점차 증가해 안정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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