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무현 연구원 “해외 원천기술사 밀어내고 신시장 개척”

▲ 대우조선해양이 개발한 LNG 화물창 ‘솔리더스’의 실물크기 모형
대우조선해양이 독자 개발한 LNG 화물창 시스템인 솔리더스(Solidus)가 프랑스 GTT를 위협하고 업계에서 기술을 공유할 경우 시장을 빠르게 지배할 수 있을 것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하나금융투자 박무현 연구원은 22일 발표한 조선업 보고서를 통해 “대우조선해양이 LNG 화물창 독자 개발에 성공하면서 원천기술을 보유한 프랑스 GTT(Gaztransport & Technigaz)가
위협에 처하게 됐다”고 밝혔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10월 현존하는 LNG 화물창 가운데 자연 기화되는 LNG 비율이 가장 낮은 화물창 시스템 솔리더스 개발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해외 LNG선사들이 솔리더스에 대해 높은 관심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GTT에는 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멤브레인 LNG선을 건조하는 조선소들은 GTT에 선가의 5%에 해당하는 1천만달러 상당의 기술료를 지불하고 있다. GTT 매출실적의 90% 이상이 멤브레인 화물창 관련 기술료 수입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수익성은 50% 상당을 상회하고 있다.

그러나 향후 대우조선 솔리더스가 GTT 기술을 대체하면서 LNG선 건조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란 박 연구원의 주장이다. 아울러 GTT의 매출구성 절반이 대우조선으로부터 발생되고 있어 솔리더스의 등장으로 큰 리스크를 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GTT는 Mark V 화물창이 기술적인 문제가 발생하면서 선주들의 신임을 잃었다. 지난해 LNG선사 가스로그(Gaslog)는 삼성중공업에 GTT의 Mark V 화물창이 탑재되는 LNG선을 발주한 바 있다. 그러나 건조 과정에서 Mark V의 기술적인 문제가 드러나면서 공사 원가가 높아지고 건조가 지연됐다. 이로 인해 GTT는 단열성을 소폭 낮추고 안정성을 높인 신제품 Mark Ⅲ를 내놓으면서 진화에 나섰으나 선주들의 우려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이러한 가운데 대우조선이 단열성을 높이고 기화율을 0.049% 수준까지 낮춘 솔리더스를 개발하면서 GTT Mark Ⅲ와 기술력의 차이가 드러났다. 지난해 12월 대우조선이 해외 선주사 및 LNG 관련 기업들을 대상으로 솔리더스에 대한 기술 시연회를 개최했다. 이날 시연회에서는 그동안 Mark Ⅲ의 문제점에 대한 해결방안을 명쾌하게 제시하면서 선주들의 호평을 받은 것이다.

이상적인 기화율 수치 0.049% 달성

그동안 세계적인 오일가스 메이저인 BG(British Gas)는 국내 조선업계에 가장 이상적인 기화율 0.06%를 요구해 왔다. LNG선의 추진연료는 화물창에서 기화된 LNG를 사용하므로 적정수준의 기화율이 필요한데, 가장 이상적인 수치가 0.06%이다. 기화율이 너무 높으면 연료로 사용하고도 LNG가 남기 때문에 불로 태워 없어야 해서 비용이 발생하고 또 기화율이 너무 낮을 경우 연료 사용을 위해 화물탱크에서 LNG를 빼내야 한다.

대우조선 솔리더스는 기존의 화물창 두께 400mm에서 530mm까지 두꺼워져 단열성이 높아지고 기화율은 낮아졌다. 기존의 화물창 멤브레인 소재가 한 겹으로 감싸졌는데 솔리더스는 두 겹의 멤브레인으로 감싸지기 때문에 그만큼 단열성과 기화율이 개선된 것이다.

세계 시장에서 지배력을 빠르게 넓힐 방안도 제시됐다. 박 연구원은 “올해 초 문재인 대통령이 대우조선 옥포조선소를 방문하면서 솔리더스 기술을 한국 조선소들이 공유할 수 있는 방안으로 방향이 전화됐다. 국내 조선업계는 솔리더스 기술을 공유함으로써 GTT를 대체하고 세계 시장에서 지배력을 빠르게 넓힐 수 있다”고 강조했다.

향후 대우조선은 솔리더스 기술을 한국가스공사와 조선 빅3의 합작투자회사인 KLT(KC LNG Tech)에 판매하며 로열티 수익을 얻게 될 전망이며,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은 솔리더스 기술을 확보하게 된다. 기술은 올해 3~4월 중에 매각될 전망이며 제품명은 솔리더스에서 KC-2로 변경될 예정이다.

KC-2가 본격적으로 상용화되면 파급력은 매우 클 전망이다. 박 연구원은 “한국의 독자 기술력으로 해외 원천 기술사를 업계에서 밀어내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길이 열릴 것”이라며 ”해외 선사가 KC-2에 대한 높은 관심을 갖고 있어 국내 기업들도 KC-2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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