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동남아, 중동 항만 자동화 연이어 수주
KMI “우리나라도 자동화 항만 개발·도입해야”

중국의 항만 하역장비 전문 생산업체인 ZPMC가 최근 무인자동화건설 프로젝트를 연달아 체결하며 세계 항만 자동화 시장에서 그 위상을 점점 더 공고히 해 나가고 있다.

ZPMC는 지난해 12월 개장한 세계 최대 완전자동화 컨테이너터미널인 상해 양산항 4기 1단계에 하역장비 및 각종 터미널 관리시스템을 제공한데 이어 중국 당산 자동화터미널, 아부다비 칼리프 자동화터미널 뿐 아니라 최근에는 인도 코발림 해변 남쪽에 위치한 비진잠항의 자동화터미널 프로젝트 체결에 성공했다.

상해 양산항 4기는 전체 면적 223만㎡, 안벽 길이 2350m에 7개 선석(5만톤급 5선석, 7만톤급 2선석)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완전무인자동화컨테이너터미널로, 지속적으로 하역 생산성을 높여 올해 말까지 400만teu를 처리할 것으로 예상되며 향후에는 연간 630만teu의 컨테이너를 처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ZPMC는 4기 1단계에 안벽 크레인 10기, 자동화 야드 크레인 40기, AGV 50대를 투입했을 뿐만 아니라 최종적으로는 원격제어 더블 트롤리 안벽 크레인 16기, 자동화 야드 크레인(ARMGC) 88기, 배터리 충전 방식의 Lift-AGV2 80대 및 장비관리통제시스템(ECS) 등도 투입·제공할 계획이다.

ZPMC가 이번에 계약을 체결한 비진잠항에는 8기의 안벽 크레인과 24기의 자동화 야드 크레인 등의 자동화하역장비와 장비관리시스템, 터미널운영시스템(TOS), 게이트운영시스템(GOS), 냉동컨테이너관리시스템(RMS)구축 등 총체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번 계약에는 문드라항 4호 부두에 2기의 안벽 크레인과 5기의 야드 크레인(RTGC)을 같이 제공하기로 했다.

ZPMC는 1988년에 자동화시장 부문에 진입한 이래 꾸준한 R&D를 통해 컨테이너터미널의 자동화 격차를 해소하고 항만건설사업의 안정화를 이루면서 입지를 굳혔다. 시장 진입 초기에는 중국의 값싼 노동력을 통한 저렴한 가격으로 많은 수주를 이끌어냈으나 점차 이러한 실적을 토대로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대규모의 테스트베드와 기술개발인력을 운영, 장비의 생산성 및 안정성을 검증하고 이를 실 제품에 접목시킴으로서 신뢰성을 확보해나갔다.

그 결과 2000년 함부르크 CTA 컨테이너터미널에 4기의 더블 트롤리안벽크레인을 제공한 이후 2000년에는 AGV, 2005년에는 제 1세대 스트래들 캐리어(straddle carrier) 개발에 성공했다. 이후 2013년 중국 최초 자동화컨테이너터미널 건설프로젝트인 샤먼오션컨테이너터미널(XOCT) 건설을 시작했고 뒤이어 2015년 청도자동화터미널(QQCTN)과 상해 양산항 4기 건설을 연달아 맡아 진행함으로써 세계적으로도 기술은 물론 경험 면에서도 그 입지를 점차 굳혀가고 있다.

KMI는 이 같이 최근 몇 년 동안 ZPMC의 주도아래 중국의 자동화 터미널 관련 기술력이 엄청난 성과를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 세계 항만 자동화 추세에 우리나라 항만의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항만자동화는 미국 롱비치, 유럽의 로테르담 등에서 처음 도입되어 운영되었으나 최근에는 중국을 중심으로 샤먼, 청도, 상해항에 항만자동화가 이뤄지고 있으며 싱가포르, UAE 등 아시아에 위치한 항만에서 자동화 기술 도입이 검토되고 있는 상황이다.

KMI는 “항만자동화는 항만운영비용의 45% 절감이 가능하며 매년 발생하는 항만노사파업 등의 문제에도 자유로울 수 있다. 더불어 운영 안정성, 친환경 요인도 항만자동화를 추진하는 중 이유로 꼽히고 있다”고 밝혔다.

자동화 항만 도입을 결정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히는 생산성 문제와 관련, KMI 김근섭 항만정책연구실장은 지난 1월 개최된 ‘2018 해양수산전망대회’에서 “자동화터미널 도입 초기인 1993년만해도 네덜란드 ECT 터미널의 하역생산성은 28M/h에 불과했으나 최근 중국의 QQCTN이나 양산항 4기의 경우 평균 35M/h에서 최대 40M/h까지 나오고 있는 등 항만 분야 자동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따라서 KMI는 우리나라도 자동화 항만 개발 및 도입에 박차를 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서는 항만장비 관련 중소중견 기업들이 R&D를 통해 자동화항만기술개발 및 제조를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투자 및 지원 방안이 필요하며, 컨테이너부두의 하역작업 생산성 향상, 인력 절감, 전문 인력 일자리 창출, 친환경항만 개발 측면에서 다양한 장점을 극대화시켜 항만의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컨테이너 크레인을 이송 중인 ZPMC사의 전용 선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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