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MI 전형진 “중견선사가 새로운 타겟”

컨테이너 정기선 시장이 점점 과점화돼가고 있는 가운데 거대선사들은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고 공급을 축소하기 위해 새로운 희생양을 찾을 우려가 있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전형진 박사(해운산업연구실장)는 최근 발간된 KMI 주간해운시장포커스를 통해 “2015~2016년에 걸친 극단적 치킨게임의 결과로 경쟁력이 낮은 선사들이 퇴출 됐고 이로 인해 운임이 상승 추세를 보였다. 중견선사들이 다음 타겟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며 거대선사들이 새로운 희생양을 찾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프랑스해운조사기관인 알파라이너(Alphaliner)에 따르면 상위 7개 선사의 점유율은 2012년 9월 53%에서 2015년 9월 54.8%, 2016년 12월 59.5%, 2018년 2월 77.8%로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다. 상위 7대 선사가 보유한 선복량은 1662만teu에 달하며 아시아-유럽항로 점유율은 93.3%, 아시아-북미항로 점유율은 82.7%에 달한다.

전형진 박사는 이처럼 상위권 선사의 시장점유율이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2015년 이후 진행된 M&A와 메가 컨테이너선 발주 급증의 결과로 판단된다. 상위권 선사들의 M&A가 거의 완료되는 시점에서 과점화가 거의 정점에 이른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상위권선사들은 M&A 보다 메가 컨테이너선 신조 발주를 통해 선대 확충을 나설 가능성이 있어 상위권선사들의 과점화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현재 상위 7대 선사들은 최소 100만teu, 최대 421만teu의 거대 선복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발주잔량까지 포함하면 최소 150만teu를 넘어선다. 전형진 박사는 상위 7대 선사의 보복량은 대상선이나 양망 등 중견선사들이 보유한 선복량의 3배에 이르는 것으로 M&A 등 특별한 이벤트가 없는 한 상위권 선사를 따라잡기는 매우 벅찬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려되는 것이 2~3년전 거대선사들이 주도한 치킨게임을 통한 중견선사들의 퇴출 전략이다. 전형진 박사는 “최근 컨테이너선 수요가 견고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나 수요가 감소하거나 둔화되는 경우 규모가 클수록 리스크도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이 전개되면 거대선사들은 시장에서 지배력을 유지하고 공급을 축소하기 위해 새로운 희생양을 찾게 될 것이다. 거대선사가 노리는 새로운 희생양은 결국 중견선사들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형진 박사는 거대선사들이 또다시 희생양을 찾아 시장 참여자를 줄여나가도 예상보다 운임인상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4대 얼라이언스 체제가 3대 얼라이언스 체제로 변화되면서 참여선사가 9개로 크게 줄었고 7대 거대선사들의 시장점유율이 80%에 육박하는 등 운임결정 과정에서 선사들의 입김이 강해진 것은 분명하지만 이것만으로 대폭적인 운임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전형진 박사는 “정기선 시장은 여전히 공급과잉 상태이고 선사간 담합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선사와 화주간 끊임없는 줄다리기 끝에 타협점을 찾게 될 것이다. 선화주간 타협점이 시장균형에 이르는 운임이 될 것이며 이 수준에서 소폭 등락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찾아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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