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 최대 490억달러 비용 발생 전망
“비용 공유할 수 있는 합리적 방법 찾아야”

▲ 지난해 홍콩을 강타했던 태풍 하토(HATO) 때의 모습 (출처:유튜브)

나날이 급변하는 기후변화에 항만도 대비해야 하며 특히 아시아 지역에 위치한 항만일수록 그 비용이 클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의 로이즈리스트는 최근 홍콩 HSBC의 보고서를 인용, 급변하는 기후변화에 따라 전 세계 항만들이 위험에 처할 수 있으며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대형 항만 중 3~5개는 시설 개선 및 관련 비용만 약 310억달러에서 490억달러 가량 소요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로이즈리스트는 “항만 관리자 및 운영자는 단기간 내지는 불규칙적으로 발생하는 기후변화에 따른 항만 피해의 경우 보험회사에 비용을 전가할 수는 있겠지만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는 기후변화에 대한 별다른 개선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보험료가 인상되거나 심지어는 보험가입을 거부당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세계 주요 항만들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높은 비용을 부담해야 할 것이며 특히 세계 경제의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항만들의 부담이 가장 클 것이라고 HSBC는 예측했다.

아시아 지역 항만은 2015년 기준 세계 GDP의 58%와 100억톤 이상의 해상물동량을 처리하고 있고 특히 화물수송능력 측면에서 전 세계 상위 10위권 항만 중 9개나 포진해 있는 등 세계 경제의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기후 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과 태풍의 강도 증가로 인해 항만 시설 파손 등 장기적 위험이 초래될 수 있다는 게 HSBC의 주장이다.

당장 지난해 여름만 해도 홍콩과 미국에 발생한 초강력 태풍 하토(HATO)와 하비(Harvey), 파카(PAKHAR) 등으로 인해 인명피해는 물론이고 도로 곳곳이 침수되고 항만이 폐쇄되는 등 항만 물류 마비로 인해 전체 피해액이 홍콩에서만 약 1조원 이상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 바 있다.

특히 아시아 지역 항만 중 우리나라의 광양항이 기후변화에 대비한 비용이 가장 많이 들 것으로 예상됐다. 광양항의 경우 비용이 최소 16억달러에서 최대 36억달러로 추산됐으며 부산항은 9억4000만달러에서 15억달러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됐다. 반면 아시아·태평양 지역 항만 중 기후변화 대비 비용이 가장 적을 것으로 예측된 항만은 인도네시아의 칠라차프(Cilacap) 항만으로 650만달러 가량 들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항만 건설비용과 인건비, 항만 관련 건물 및 배후단지 면적과 관계가 있다는 것이 HSBC의 설명이다. 타 국가에 비해 항만 건설비용 및 인건비가 높고, 점차 배후단지 면적이 증가하고 있는 항만이 상대적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대비 비용이 높다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도쿄항의 경우 항만 건설비용이 베이징보다 4.8배 이상 높은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일본이 건축 자재 및 인건비가 타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고 또한 항만 야드에 비해 건설비용이 상대적으로 비싼 건물 및 배후단지 면적의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국가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역시 중국이 가장 많은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주요 항만의 경우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총 비용은 중국보다 훨씬 규모가 작은 1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경우 배후단지가 전체 비용에 차지하는 비율이 중국의 3.8%에 비해 높은 17%로 추산 됐다. 이는 중국에 비해 배후단지 건설비용이 약 3배가량 비싼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HSBC는 “각국 정부와 지자체는 기후변화에 따른 홍수 예방 등 광범위하게 소요되는 비용을 여러 이해 당사자들 간에 공유할 수 있는 보다 합리적인 방법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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