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퇴직으로 노사갈등 재점화

올해 초 2년치 임금 및 단체협상을 극적으로 타결한 현대중공업 노사가 희망퇴직으로 갈등이 재점화되고 있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16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합법적인 쟁의권 확보를 위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노조 측은 회사가 일감 부족에 따른 유휴인력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기로 한 노사합의 사항을 불이행하고 노동조합과 협의과정도 없이 일방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현대중공업은 16일부터 29일까지 2주간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규모는 2400명이며 대상은 근속 10년 이상의 사무직과 생산기술직 직원이다. 회사는 희망퇴직자에게 통상임금 기준 최대 20개월 임금과 자녀 장학금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사측은 신조수주 부족으로 경영이 어려워 이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경영을 위해 노력했지만, 일감부족 현상이 심화돼 불가피하게 희망퇴직을 계획했다고 밝히며, 희망퇴직자를 위한 창업과 재취업 알선 등 대체 일자리를 확보할 수 있는 지원도 병행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중공업 강환구 사장도 최근 담화문을 통해 희망퇴직이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며 회사의 경영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주식, 사택, 기숙사, 유휴 생산부지, 호텔 등을 매각하고 비핵심 사업정리, 사업분할을 시행한데 이어 1조23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3조5천억원이 넘는 경영 개선계획을 이행했으나, 장기화되는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은 신조수주가 증가할 것이란 시장 기대와 달리 1분기에 7척을 수주하는데 그쳤고, 해양부문도 4년 가까이 신규 수주가 없어 최소 1년 반 이상 사업본부 전체가 전혀 할 일이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노조는 회사가 대규모 인원감축의 명분이 없음에도 무리하게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현대중공업그룹 자구안 이행률은 100.5% 달성했고 몇년째 연속 흑자를 내고 있으며, 사내유보금은 14조원에 달해 위기상황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들은 “지난 3년간 3500명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고 일방적으로 희망퇴직을 발표하고 또다시 2400명을 정리해고 하겠다고 나섰다”며 “희사의 집단감원 구조조정은 노조와 협의절차, 행정기관이 지도, 감독, 조정 등의 아무런 절차도 없이 일방적, 불법적으로 진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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