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카텍, 선박엔진 연소분석 장비 공개

▲ 메카텍 정균식 박사가 17일 개최된 해사안전관리세미나에서 엔진연료분석 프로그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선박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엔진을 최적화하는 것만으로 연료비용이 최소 7%이상 감소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화제다.

한국해양대학교 실습선 1등 기관사 출신으로 선박용 엔진을 오랫동안 연구해오다가 최근 ㈜메카텍이라는 회사를 설립한 정균식 박사는 17일 코리안리재보험이 개최한 ‘2018 해사안전관리세미나’에서 엔진연소분석 프로그램에 대해 발표했다.

정균식 박사는 “선박이 신조돼 폐선될 때까지 엔진을 교체하는 일은 거의 없다. 벨브나 샤프트, 라이너, 피스톤링 등 부품을 교환하는 경우는 있어도 엔진 전체를 교체하지는 않는다. 엔진은 선박에서 가장 중요하고 가장 오래 사용하는 부품임에도 현재 상태가 어떠한지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장비조차 없다. 현재 엔진의 상태를 점검하고 최적화를 시켜준다면 연료비용은 7% 이상, 엔진 수리비용은 연간 10% 이상 절감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한국해양대학교 기관학과를 졸업한 후 상선에서 10여년간 기관사로 일 해왔던 정균식 박사는 선박 엔진을 좀 더 전문적으로 공부하고 싶어 모교 대학원에 진학해 석박사과정을 밟았다. 석박사 과정을 밟으면서 해양대 실습선 1등 기관사로 10년간 근무하기도 한 정균식 박사는 자주 원인 모를 엔진 트러블을 일으켰던 해양대 실습선 한나라호의 엔진을 정상화시켰다.

정 박사는 한나라호 엔진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수리하는 과정의 경험을 살려 선박 엔진의 현재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문제점을 분석할 수 있는 i-MEP라는 엔진 연소 계측 분석 장비를 개발했고 i-MEP을 상품화해보겠다고 해양대에서 퇴직한 후 설립한 회사가 ㈜메카텍이다.

정 박사는 “최근 벙커유가가 상승하면서 선박 연료 효율을 높이기 위해 선체저항을 줄일 수 있는 도료나 흘수조정, 조타기 및 추진장치 개조, 엔진첨가제 등 다양한 방식들이 시장에 나와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제품들은 엔진이 정상 상태로 가동 중이라는 전제하에 개발된 제품들이다. 연료 효율을 높이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엔진의 현재 상태를 정확하게 점검하고 성능을 정상화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박사에 따르면 현재 상선용 주엔진으로 사용되는 2행정 엔진의 경우 실린더 연소 최고압력을 측정할 수 있는 Pmax 게이지를 비롯한 센서 등이 장착돼 있고 최근에 개발돼 신조선에 장착되고 있는 일명 에코 엔진이라고도 불리는 ME엔진의 경우 모니터링 시스템이 장착돼 있다. 그러나 Pmax 게이지 등을 통해 현재 엔진의 상태를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며 상선에서 발전용이나 연안선박의 주엔진으로 사용되는 4행정 엔진의 경우는 그나마 Pmax 게이지조차 없다고 한다.

메카텍의 i-MEP은 Pmax 게이지 외에 별도로 크랭크사프트 각도를 측정할 수 있는 센서 지그를 제작해 엔진에 장착하고 여기서 수집되는 데이터들을 분석해 엔진의 현재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이다.

정 박사는 “의학으로 비유하자면 현재 엔진 메이커들이 제공하는 각종 센서와 게이지들이 현재 엔진 상태를 점검하는 청진기 수준이라면 i-MEP은 CT나 MRI라고 보면 된다. 환자를 정확하게 진단해야 제대로 된 치료를 할 수 있듯이 i-MEP으로 선박 엔진 상태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이를 토대로 연료분사 시기 및 분사량 조정, 터보차저와의 매칭 등을 통해 엔진을 최적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i-MEP을 통해 엔진 최적화 작업이 진행되면 엔진 출력이 증대되는 것은 물론 연비 절감효과, CO2 배출 최소화 등 부수적인 효과는 물론 엔진 수리비용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게 정 박사의 설명이다.

올해 3월 메카텍을 설립한 정 박사는 SK해운의 31만 4천dwt급 VLCC C Might호, 고려해운의 1585teu급 컨테이너선 KMTC Hong Kong호와 KMTC Pusan호, 팬스타라인의 로로화물선, 예인선 등 10여척의 엔진을 i-MEP을 통해 최적화시켰고 장금상선, 에이치라인해운, 씨월드페리, 남해선박, 국제선박 등과 i-MEP을 통한 엔진 최적화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정 박사는 “선박용 엔진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엔진 메이커에 의존할 수밖에 없도록 제품과 매뉴얼이 만들어져 있다. 선주 입장에서 엔진을 쉽게 관리할 수 있는 진단장치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i-MEP을 개발하게 됐다. 보다 많은 선주들이 i-MEP을 통해 엔진의 현재 상태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엔진의 내구성을 증진시켜 연료비와 수리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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