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MI 전형진 "국적선사 M&A로 규모의 경제 키워야"

아시아 역내를 연결하는 근해정기선항로가 급격한 변화와 수급 여건 악화가 예상됨에 따라 국적근해선사들이 통합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 나가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전형진 박사(해운산업연구실장)는 최근 발표된 KMI 주간해운시황포커스를 통해 그동안 국적선사들이 경쟁력을 갖추고 있었던 아시아 역내항로의 상황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해운연합(KSP) 수준의 느슨한 협력을 벗어나 적극적으로 M&A 또는 합작을 통해 실질적 통합을 추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형진 박사는 또한 “지금은 우수한 영업 능력과 서비스 능력을 갖춘 소수의 선사들을 중심으로 통합해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전박사가 근해 국적선간 실질적 통합을 통한 경쟁력 제고의 필요성을 강조한 이유는 국적선사가 특히 강점을 보여 왔던 한일항로와 한중항로에서 커다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본 3대 선사의 정기선 통합법인인 ONE이 통합 이후 비용경쟁력 강화 목적으로 한일항로에 진입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고 한중항로는 지난 1월 한중해운회담에서 한중항로의 점진적 개방을 재논의키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또한 동남아항로의 경쟁도 점점 심화되고 있는데 ONE이 일본-필리핀, 일본-태국 항로를 개시했고 대만선사인 완하이도 한국-대만-베트남 항로에서 운항을 개시하는 등 경쟁력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근해항로의 위기감을 점점 증폭시키는 보다 근본적인 요인은 수급여건이 점점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Clarkson에 따르면 아시아 역내항로 물동량은 2015년 4930만teu에서 2016년 5210만teu로 5.7% 증가, 2017년 5550만teu로 6.5% 증가, 2018년 5930만teu로 6.8% 증가 등 점진적인 증가가 예상된다. 그러나 선복량은 2015년 1499만teu에서 2016년 1619만teu로 7.9% 증가, 2017년 5550만teu로 10.6% 증가, 2018년 5930만teu로 8.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선복량 증강율이 물동량 증가율을 앞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아시아 역내항로에서 수요에 비해 공급 증가율이 높은 것은 글로벌 원양선사들의 시장진입 증가와 기간항로에서 대형선 캐스케이딩 등에 따른 중대형선 투입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 박사는 아시아 역내 시장이 중국의 COSCO, 대만의 Evergreen, 일본의 ONE이 주도하고 한중항로 개방, ONE의 한일항로 진출, 원양선사의 동남아항로 진출 증대 등의 악재가 연속되는 가운데 수급 여건의 개선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현대상선, 고려해운, 합병예정인 흥아해운과 장금상선, SM상선 등의 국적선사들이 개별적으로 COSCO, Evergreen, ONE에 대응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그동안 공급조절로 국적선사가 재미를 봐왔던 한일항로와 한중항로는 더 이상 존재하지 못하고 원양항로와 마찬가지로 규모의 경제를 앞세우는 시장으로 변질이 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근해 국적선사간 실질적인 통합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갖춰야한다는 게 전형진 박사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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