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멤브레인형 LNG선
LNG선 수주 증가로 보냉재 업황 회복기 돌입
한국카본·동성화인텍 2019년 실적 회복
국내 조선업계는 전 세계에서 LNG선 수주량이 가장 많다. LNG선 발주시장에서 최강자로 국내 조선사는 상반기에 발주된 22척 전량을 수주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국내 조선사가 LNG선 분야에서 높은 수주량을 보이자 LNG선 건조의 핵심 기자재인 보냉재를 납품하는 보냉재 업체도 주목받고 있다. LNG선 발주 증가는 보냉재 업체들의 수주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신한금융투자 조홍근 연구원은 7일 조선업 보고서를 통해 LNG선 발주 증가로 인해 국내 보냉재 업황이 올해부터 본격적인 회복기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3년간 LNG선 발주가 저조하면서 보냉재 시장도 침체기를 겪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발주량에서 알 수 있듯이 LNG 수요증가, 액화플랜트 증설 등으로 국내 조선사의 LNG선 수주가 증가했다. 조 연구원은 올해 LNG선 수주 회복을 시작으로 보냉재 업황 회복기가 도래했다고 강조했다.

조선업계 상반기 발주량 전량 수주

전 세계 LNG선 건조량의 상위 3개사는 국내 조선 빅3로, 점유율은 67.6%에 달한다. 또한 LNG선은 상선 가운데 국내 조선업계가 가장 높은 68.1%의 수주잔량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 조선사가 LNG선 발주시장에서 높은 수주량을 보이는 것은 건조기술 외에도 타 선종에 비해 높은 진입장벽 때문이다. LNG선 선주들은 타 선종에 비해 보수적이며 건조기술과 운용실적 등을 중시한다. 이는 곧 국내 조선업계가 향후에도 수주점유율을 우위를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LNG선 발주량 증가 추세는 일시적인 반등이 아니다. 올해 발주량은 이미 지난해 연간 발주량 13척을 크게 넘긴 상태다. 여기에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최대 1.4억톤(142척) 규모의 LNG 액화플랜트 준공 스케줄을 감안할 경우 올해부터 2020년까지 연간 40척 이상이 발주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처럼 LNG선 발주 시장 회복이 보냉재 발주량 증가를 견인할 것이다. 조 연구원은 올해는 호황기인 2011~2013년도처럼 보냉재 20척이 발주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10척에서 두배로 증가한 수치로, 조선사가 LNG선 수주 이후 2.5~3년의 리드타임에 맞춰 보냉재를 발주하는 만큼 LNG선 수주 이후 6~12개월 뒤부터 본격적으로 보냉재를 발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보냉재 발주 수혜는 한국카본·동성화인텍

국내 대표적인 LNG선 보냉재 업체로는 한국카본과 동성화인텍이 꼽힌다. 두업체는 조선소에 LNG선 화물창에 보냉재를 납품하고 있는데, 운영효율이 높은 프랑스 엔지니어링 업체 GTT의 멤브레인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LNG 화물창 제조기술은 멤브레인(Membrane)과 모스(MOSS) 방식이 대표적이다. 멤브레인 방식은 프랑스 GTT가, 모스 방식은 노르웨이 Moss Rosenberg가 특허를 가지고 있으며, 이 방식은 상용화된 화물창 중에서 운영효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 일본의 SPB, 한국 KC-1이 있지만, 건조 및 운행 선복량은 미미한 수준이다.

멤브레인 방식을 선택한 것은 LNG선의 운영효율을 결정하는 BOR(자연기화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BOR은 멤브레인 0.07%, 모스 0.12%이고, GT당 적재 화물량도 멤브레인이 1.54㎥, 모스방식이 1.19㎥로 두측면에서 모두 멤브레인이 유리하다. 이를 반증하듯 현재 운항 중인 LNG선을 살펴봐도 71%가 멤브레인 방식으로 건조됐다.

지난 1980년대까지는 일본 조선사의 주도로 LNG선을 건조하면서 모스 방식이 대다수였지만, 1990년대부터는 국내 조선업계가 GTT와 협업해 멤브레인 방식을 채택했다. 멤브레인은 선창에 화물창을 만드는 방식이라 적재용량을 확대할 수 있지만, 화물창 보수가 쉽지 않다.

멤브레인 방식에도 화물창을 제작하는 원재료에 따라 Mark-III와 NO.96으로 구분되며, Mark-III는 폴리우레탄 폼에 스테인레스 멤브레인을, NO.96은 글라스울에 니켈합금·펄라이트 멤브레인을 사용한다. 현재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멤브레인 방식 중에서 Mark-III를 사용하고 있으며, 대우조선해양은 NO.96을 주로 채택해 사용하고 있다. 이 방식으로 국내 조선업계는 저렴한 선가와 운영효율에서 우위를 가지며, LNG선 시장에서 입지를 넓혔다.

빅2 수주시 200억 수주 기회 발생

국내 조선 빅2가 LNG선을 수주할 경우 최대 200억원의 보냉재 수주 기회가 생긴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LNG선 수주시 보냉재를 국내 업체들에게 전량 발주하기 때문이다. 동성화인텍은 척당 최대 200억원, 한국카본은 180억원을 수주할 기회가 생기는 것이며, 수주액이 차이나는 것은 생산품목이 다르기 때문이다.

멤브레인 방식 중 Mark-III은 단열재, 멤브레인, 단열파이프로 구성된다. 동성화인텍은 단열재(R-PUF)+멤브레인+단열파이프, 한국카본은 단열재(R-PUF+Triplex)+단열파이프를 제작하는데 동성화인텍은 직접 시공하지만, 한국카본은 티엠씨가 주로 시공한다.

반면, 대우조선이 LNG선을 수주할 경우에는 보냉재 수주 기회가 제한적이다. 국내 보냉재 업체들이 Mark-III 방식을 생산하는 반면 대우조선은 글라스울을 주 원료로한 NO.96을 채택하고 메인 보냉재는 자체 협력사를 통해 조달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14년에는 국내 조선업계 LNG선 수주량이 가장 많았음에도 보냉재 업체의 수혜는 제한적이었다. 당시 대우조선이 러시아 야말 프로젝트에 투입될 LNG선 15척 전량을 수주하며 그해 국내 조선사 수주량 48척 가운데 77%를 수주했으나, 자체 협력사가 있어 보냉재 업체의 수주 기회가 제한된 것이다.

조 연구원은 “현재도 대우조선의 수주점유율이 경쟁사 대비 높지만 도크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지난 2014년과 같이 극단적으로 수주가 쏠리는 상황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LNG선 발주가 증가하는 시점에 보냉재 업체만 일방적으로 소외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대우조선의 LNG선 수주 시에도 척당 30억원 수준의 단열파이프는 수주가 가능하다. 단열파이프는 폴리우레탄 폼을 기반으로 한 제품이기 때문에 보냉재 업체에게도 수주 기회가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조선사뿐만 아니라, 중국 조선업계에도 일부 자재를 수출하고 있다. 중국 조선사는 화물창 일부 자재를 국내에서 수입하고 있다. 국내 보냉재 업체는 중국 조선소로부터 NO.96 타입의 개량버전인 NO.96 L03+ 폴리우레탄 폼 보냉재(50억원)와 LNG추진선의 연료탱크 보냉재(40억원) 수주실적을 갖고 있어 중국에서도 기술력이 검증됐다.

조 연구원은 “중국으로부터 보냉재 수주를 통해 국내 업체의 중국 대비 기술 우위, LNG추진선 분야 진출 가능성 등을 확인했다”며 “특히 LNG추진선은 IMO 황산화물 규제의 주요 대응책 중 하나로, 비록 현재는 규모가 작고 수주 빈도도 제한적이지만, 2020년 규제 시행이 다가올 경우에는 발주가 증가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올 수주액 전년비 151.3% 증가 전망

올해 보냉재 업체의 수주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1.3% 증가한 4452억원으로 전망됐다. 특히 내년부터는 직전 호황기인 2013년 수준인 5천억원 규모의 수주가 가능해 2019년 실적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전망이다. 아울러 한국카본과 동성화인텍의 2019년 합산 매출액은 38.7% 증가한 5309억원, 영업이익은 1084.6% 증가한 383억원이라고 전망했다.

구체적으로, 한국카본은 올해 매출 1973억원, 영업이익 66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5% 하락한 실적이며, 영업이익은 35.1% 증가한다는 것이다.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LNG부문의 수주 부진으로 인한 지난해 수주잔고 40.4%가 줄어드는 등 주력 사업의 부진한 실적 전망에도 GP(유리섬유) 부문의 호전으로 영업이익 흑자가 예상됐다.

또한 올해 수주액은 전년 동기 대비 164.6% 증가한 1680억원, 수주잔고는 38.8% 증가한 1872억원으로 조선사의 LNG선 수주 호조가 수주실적 회복을 견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카본은 주력 사업인 LNG 사업부가 불황기를 겪을 때도 연간 영업이익은 항상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조 연구원은 한국카본에 대해 “LNG, GP, 카본 등 다각화된 사업부문으로 불황기를 이겨낼 수 있는 업체”라며 “LNG 사업부의 영업실적 악화가 예상되는 올해에도 흑자기조는 유지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동성화인텍은 올해 매출액 1853억원, 영업이익 34억원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9.8% 감소될 전망이며, 영업이익은 지난해에 이어 적자를 지속할 전망이다.

동성화인텍은 한국카본과 마찬가지로 2015~2017년 수주부진에 따른 수주잔고 26.6% 감소가 실적 악화의 원인이다. 아울러 수주액은 120.4% 증가한 2504억원, 수주잔고는 63.4% 늘어난 2580억원으로 전망됐다.

동성화인텍에 대해 조 연구원은 “미국 LNG 수출 터미널 단열재 공급(170억원), CMA CGM LNG추진 컨테이너선 연료탱크사업(9200억원) 등 가시적인 성과도 거두고 있으며, 경쟁사인 한국카본 대비 LNG 보냉재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높고, 척당 수주액이 크기 때문에 실적 개선에 따른 가파른 자기자본 이익률(ROE) 증가를 기대한다”라고 강조했다.

▲ 모스형 LNG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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