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 1532억원 규모, 납기 2021년 2분기
20척 스크러버 장착, 선박금융조달 숙제

▲ 현대상선 유창근 사장(왼쪽)과 대우조선해양 정성립 사장이 2만 3천teu급 메가 컨테이너선 7척에 대한 건조계약서를 체결하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지난 6월 15일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국내 빅3 조선소와 메가 컨테이너선 20척에 대한 건조의향서를 체결했던 현대상선이 3개월여만에 본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메가 컨선 20척에 대한 선박금융 조달 계획이 확정되지 않아 조속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대상선은 9월 28일 대우조선해양과 2만 3천teu급 7척, 현대중공업과 1만 5300teu급 8척,
삼성중공업과 2만 3000teu급 5척에 대한 건조계약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 체결식에는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을 비롯해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가삼현 현대중공업 사장,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이 각각 참석했다.

현대상선이 이번에 건조계약을 체결한 메가 컨테이너선 20척의 총선가는 3조 1531억 9151만원 규모로 2021년 상반기중으로 모두 인도받을 예정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에서 건조하는 2만 3000teu급 12척은 2020년 2분기까지, 현대중공업에서 건조하는 1만 5300teu급 8척은 2021년 2분기까지 인도될 예정이다.

현대상선측은 이번 메가 컨테이너선 신조 발주 배경에 대해 친환경 초대형 컨테이너선 확보를 통해 새로운 환경규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중장기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현대상선의 메가 컨테이너선은 2020년 1월 시행되는 IMO의 황산화물(SOx) 배출 규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20척 모두에 SOx 집진설비인 스크러버가 장착될 예정이다.

한편 현대상선이 LOI 체결후 3개월 여만에 메가 컨테이너선 건조 본계약을 체결했지만 아직까지 선박금융 문제를 확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메가 컨테이너선 20척의 건조선가가 3조 1532억원에 달하는데 현대상선은 정부의 신조지원프로그램과 해양진흥공사의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신조지원프로그램과 해양진흥공사의 금융지원프로그램을 사용하더라도 기존의 선박금융처럼 현대상선이 실질적인 차주가 되는 BBCHP 방식으로 진행될 경우 풀어내야할 과제가 결코 쉽지 않다는데 있다.

먼저 현대상선이 BBCHP 구조로 메가 컨선 20척을 건조하려면 선가의 10%에 해당하는 약 3천억원을 자담으로 채워야만 한다. 13분기 연속 적자로 당장 쓸 운영자금 조달도 쉽지 않은 현대상선으로서는 신조 자금 3천억원을 조달하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 때문에 현대상선 최대주주인 한국산업은행은 운영자금과 선박 신조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실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실사 결과를 토대로 산업경쟁력 장관회의에서 현대상선에 대한 금융지원을 최종 논의할 예정이다.

현대상선은 정부의 금융지원이 2개월내에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돼 선박금융을 조달하는데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조선소들이 본계약 체결후 금융권으로부터 선수금환급보증서(RG)를 발급받는데 6~7주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계약금 납입은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두 번째 문제는 현대상선이 실질적인 차주로서 BBCH 구조로 선박금융을 진행할 경우 과연 선가의 50~60% 정도 민간에서 선순위 금융으로 조달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선박금융 한 전문가는 “현대상선은 투자 부적격 기업으로 자체 신용으로 금융을 조달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선순위 담보 대출에 대한 보증을 제공하거나 한국해양진흥공사 등 우량 기관이 실질적인 차주가 되는 구조를 만드는 방법을 검토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한국해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