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PC, 경험축적기 도입 제안 합의 유보

2020년 1월부터 시행되는 황산화물(SOx) 배출규제에 경험축적기를 두어 사실상 이행시기를 유예하자는 제안이 불발됐다.

한국선급에 따르면 국제해사기구(IMO)는 10월 22일부터 26일까지 영국 런던에서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 제73차 회의를 열어 SOx 규제에 대해 경험축적기 도입을 논의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IMO는 선박배출 대기오염원인 황산화물을 규제하기 위해 2020년 1월 1일부터 전 세계 해역의 항행하는 선박들의 황산화물 배출량을 현행 3.5%에서 0.5%로 감소시키는 새로운 규제를 시행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전 세계 해운업계는 선박 황산화물 배출량을 감소시키기 위해 선박에 황산화물 저감장치인 스크러버(Scrubber)를 장착하거나 황 함유량이 적은 저유황유 또는 LNG를 연료로 활용하는 등 자본설비 투자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SOx 규제가 가져오는 충격을 최소화해야한다며 SOx 규제 연기 필요성을 주장한데 이어 전 세계 최대 해운국인 그리스 선주협회 등이 피해 최소화를 위한 경험축척기(Experience Building Phase ; EBP) 도입을 주장하면서 SOx 규제가 연기되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미국과 그리스 등이 IMO에 제출한 문서의 주요 내용은 황 함유량 0.5% 이하 저유황연료유의 사용과 관련돼 시장에 만연해 있는 우려들에 대응하기 위해 EBP를 도입할 필요가 있지만 이는 절대 협약연기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EBP에는 2020년 규제시행 이후 규제관련 실측데이터를 분석해 그 결과에 따라 필요시 협약을 개정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어 시장에 큰 혼란을 불러일으켰고 이번 MEPC 제73차 회의에서 가장 중요한 의제로 논의됐다.

MEPC 제73차 회의에서 미국, 그리스 등 일부국가와 마샬아일랜드, 라이베리아, 파나마, 바하마스 등 편의치적국, BIMCO, Intercargo, Intertanko 등 해운단체들이 EBP 도입을 적극적으로 지지했으나 대부분의 유럽연합 국가들이 반대의사를 표명했고 격렬한 논의 끝에 결국 금번 회의에서는 도입 합의가 무산됐다.

KR은 “2020년 규제시행 전까지 남은 MEPC회의는 2019년 5월에 개최되는 제74차 회의 뿐이다. 제74차 MEPC에서 EBP 도입이 채택되지 않는다면 IMO의 황산화물 규제는 원안대로 2020년 1월 1일부터 시행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과연 2019년 5월 예정된 MEPC 제74차 회의에서 EBP는 채택될 것인가? 미국이 갑작스럽게 SOx 유예를 담은 EBP를 지지하고 나섰고 내년 MEPC 제74차 회의에서 EBP를 지지하는 이들과 공조를 통해 EBP를 관철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내년에 SOx가 연기될 수도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벙커링 전문가들을 비롯한 많은 이들이 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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