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MI, 최근 동향분석 통해 증심 필요성 주장
“입출항 컨선 수요조사 및 경제성 분석 필요”

▲ 컨테이너선 용량별 평균 흘수(출처:KMI 동향분석)

점차 대형화되어가는 컨테이너 선박에 발맞춰 국내 컨테이너항만 역시 이에 맞게 수심을 준설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원장 양창호) 서정용 항만물류연구본부 항만물류기술연구실 전문위원은 최근 발간한 ‘KMI 월간동향’에서 최근 아랍에미리트, 미국 등 일부 컨테이너항만에서 항만의 항로 및 정박지 수심을 17~18m로 준설하기로 한 것을 예로 들며 우리나라 컨테이너항만 역시 이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선박의 안전한 운항을 위해서는 흘수에 맞는 수심이 확보돼야 한다. 흘수는 배가 물 위에 떠 있을 때, 물에 잠겨 있는 부분의 깊이를 의미하며 최근 등장한 극초대형 컨테이너선의 경우 평균 흘수는 소형 컨테이너선의 약 1.75배 가량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선박의 규모 및 적재 능력이 나날이 증가함에 따라 그에 따른 흘수 증가 및 수심 확보가 항만의 주요 해결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1956년경 등장한 초기 컨테이너선은 137m×17m×9m의 규모로, 500~800teu의 적재능력을 가졌으나, 1980년대 등장한 파나막스(Panamax)급은 3000~3400teu를 적재할 수 있고 선박의 크기도 250m×32m×12.5m로 증가했다.

이후 2006년에 등장한 초대형 컨테이너선(VLCS : Very Large Container Ship)은 397m×56m×15.5m의 크기를 자랑하며 1만5000teu 운송시대를 열었으며 2013년에는 급기야 1만8000~2만1000teu를 적재할 수 있는 극초대형 컨테이너선(ULCS : Ultra Large Container Ship)까지 등장했다. 이 ULCS의 크기는 400m×59m×16m에 달한다.

1000teu급 컨테이너선은 약 8m의 평균 흘수를 가지며 1만8000teu급의 컨테이너선은 약, 14m, 그중에서도 일부 대형 컨테이너선은 16m의 평균 흘수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증가한 컨테이너선의 평균 흘수만큼 항만의 물길과 정박지 수심을 더 깊게 설계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에 따라 세계 주요 컨테이너항만은 앞 다투어 항로 수심을 준설하고 있는 상황이다. 2016년 8월 아부다비 항만공사(Abu Dhabi Ports)는 칼리파항만(Khalifa Port)의 물길과 정박지 수심을 16m에서 18m로 깊게 한다는 전략을 발표했으며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2018년 10월 말 버지니아항 개선계획(The Poet of Virginia’s Winder, Deeper, Safer project)를 승인했다. 이 계획의 핵심 목표 중 하나는 약 17m의 수심을 확보해 최대 1만6000teu급 선박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해당 사업은 2025년 종료될 예정이다.

서정용 위원은 “국내 일부 항만의 경우 경제성 분석을 통해 확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해양수산부는 2014년 12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600억의 예산을 투입해 부산항 신항 증심 2단계 준설공사‘를 수행했다. 이는 준공 당시 7000teu급 선박을 대상으로 수심 15m로 설계 된 신항의 수심 17m를 확보해 최대 1만8000teu급 선박을 안전하게 입출항 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서 위원은 “부산을 제외한 인천 및 광양의 선석 및 부두 수심은 일정 규모 이상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수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국내 컨테이너터미널을 대상으로 입출항 컨테이너선 수요조사 및 증심 관련 경제성 분석을 수행해 항만 확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인천의 경우 선석 수심은 14m로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수용할 수 없는 상황이며 광양컨테이너터미널 부두는 16m의 수심을 가지고 있어 일정 규모 이상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수용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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