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MI, “블록체인, 종합물류기업으로의 첨병”
국내 해운물류사, 전략적 선택 필요 주장

블록체인에 대한 전 세계 해운·물류분야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해운·물류사 역시 블록체인 플랫폼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적절한 준비와 함께 전략적 선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원장 양창호)에서 발간한 동향분석 ‘블록체인 확산과 해운·물류분야의 대응’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해운물류 시장에서는 블록체인 시장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해운물류사들 역시 이에 뒤쳐져서는 안 되며 우선적으로 국내 기업의 통합된 목소리를 내기 위한 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블록체인 기술은 정보 분산을 통한 신뢰성 향상이라는 측면에서 이미 4차산업 혁명의 핵심 기술로 평가받고 있으며 금융, 부동산,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 도입되어 활용 중에 있다.

해운·물류 분야 역시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데 머스크와 IBM의 블록체인 플랫폼을 위한 합작회사 ‘트레이드렌즈(TradeLens)를 시작으로 CMA CGM, COSCO, 에버그린 등 오션얼라이언스로 구성된 선사와 함께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사인 DP World, Hutchison Port, SIPG 등이 참여한 글로벌 쉬핑 비즈니스 네트워크(GSBN) 등이 대표적이며 이외에도 해운·물류 분야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하고 표준화를 선점하기 위한 다양한 협의체가 가동 중에 있다.

이처럼 전 세계 해운물류업계가 블록체인 기술에 주목한 이유로 KMI는 이를 통해 해운산업의 경쟁력 향상이 가능하고, 탈중개화를 가속화하여 물류시장의 주도권을 변경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블록체인은 해운 참여자에게 편의성을 제공하고 산업 규모 확대로 이어질 수도 있으며, 해운분야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면 사용자에게 신뢰성을 줄 뿐만 아니라 비용 절감 등 이점이 있다.

또한 최근 글로벌 선사들은 ‘해운’이라는 전통적인 사업 영역에서 ‘물류’로까지 확장을 도모하고 있다. 해운업계는 현재 초대형 선박의 발주, 인수합병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고 전후방으로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까지의 선사는 전체 물류에서 해상운송만을 담당하는 운송시스템의 일부이지만 화물 예약부터 운송까지 직접 통제할 수 있고 화주에게 신뢰성이 높은 플랫폼을 제공할 경우 선화주 직거래가 가능해질 수 있다. 이 경우 선사는 모드 운영자에서 배송을 총괄하는 플랫폼 통합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블록체인 기반의 온라인 플랫폼이야말로 선화주 직거래를 가능하게 하기 때문에 이것이 화주까지 확산될 경우 NVOCC들이 주도하는 물류시장의 주도권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이 KMI의 설명.

KMI는 해운 물류기업들이 추진하는 다양한 블록체인 시스템은 결국 다양한 분야를 포함하는 연결성(connectivity) 때문에 시장점유율과 개방성이 높은 소수의 시스템이 시장을 주도하게 될 것이므로 블록체인 도입을 위한 국내 해운·물류사의 준비는 물론 전략적 선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즉, 국적 선사 및 물류사는 글로벌 선사 및 IT기업이 주도하는 해운·물류 블록체인 시스템에 참여하여 이를 즉시 ‘활용’하거나, 국내 IT 및 해운기업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에 참여하여 기술 검증을 통한 내부적인 역량을 강화하는 방안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어떠한 시스템이 시장 주도권을 잡을지 알 수 없고 국내 선사의 역량만으로 시장을 주도하는 것은 사실상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에 현재 국내 IT기업, 항만 운영사, 금융기업이 중심이 된 현재의 컨소시엄에서 국내외 다양한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마련하고, 또 이를 통해 내부적인 역량 축적과 동시에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KMI는 주장했다.

또한 블록체인 의사결정에 대한 통합적 의견 수립을 위한 협의체 구성도 제안했다. KMI는 선사뿐만 아니라 정부, IT기업 등이 포함된 통합적인 협의체를 구성하여 다양한 분야에서의 정보를 수집하고 정책결정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향후 다른 시스템과의 통합, 가입을 위해서라도 일단 국내 기업의 통합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협의체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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