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15년 기념 경영성과 및 과제 발표
양적 성장에 걸맞는 질적 성장도 필요

부산항만공사가 올해로 설립된 지 15년을 맞았다. 부산항만공사는 창립 15주년을 맞아 그간의 경영성과 및 과제를 발표했다.

2004년 부산항만공사(BPA) 설립 후 15년 동안 부산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2배 이상 증가하며 연간 2000만teu를 돌파했으며 같은 기간 동안 BPA 예산은 약 5배가량 증가했다. 뿐만 아니라 이에 걸맞게 BPA 조직 역시 확장을 거듭했으며 해외로도 뻗어나가고 있다.

시설 측면에서도 그간 부산항은 괄목할만한 성장을 기록했다. 17개 컨테이너 선석에 불과하던 부산항은 어느덧 41개 선석을 거느리고 있으며, 부산항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총 수만해도 6천여명에 달한다. 입항 척수도 증가했고, 크루즈 산업도 성장, 지난 한해에는 약 14만명이 크루즈를 통해 부산항을 찾았다.

반면 세계적 항만들이 앞 다투어 항만을 통해 부가가치 창출을 거둬들이고 있는 시점에서 부산항이 이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BPA는 선용품산업 등 향후 관련 산업의 성장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 부산항이 항만뿐만 아니라 항만 관련 산업이 동반성장하는 부가가치 창출형 종합물류항만으로 변모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명실상부 글로벌 메가포트로 발돋움

2004년 1월 16일 설립된 부산항만공사는 부산항을 효율적으로 개발 및 관리·운영하고 부산항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설립됐다. 급변하는 해운항만물류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미국의 뉴욕․뉴저지항만공사, 싱가포르의 PSA, 네덜란드 로테르담항만공사 등과 같은 PA(Port Authority)제도를 부산항에 도입한 것이다. 이후 인천, 울산, 여수광양에도 순차적으로 해당제도가 적용됐고, 이로써 도로, 철도, 공항에 이어 항만에도 공기업관리체제가 시작됐다.

BPA에 따르면 지난 15년간 BPA는 괄목할만한 성장을 해왔다. 2004년 임직원 106명, 자산 3조4,556억 원, 예산 1,434억 원에서 출발하여 2018년에는 임직원 220명(107.5▴%), 자산 5조 9,154억원(71.2▴%), 예산 8,480억원(491.4▴%)으로 크게 발전했다. 조직은 3본부 16개 부서에서 3본부 2단 23개 부서로 확대 되었고 일본, 중국, 유럽, 미국, 베트남에 다섯 개의 대표부도 두고 있다.

컨테이너물동량은 2004년 1041만teu에서 2018년 2167만teu(추정치)를 기록하여 2배 이상 크게 늘었다. 2167만teu의 컨테이너의 경우 일렬로 놓으면 13만km로 서울∼부산 162회 왕복하고 지구를 2.8회 회전(지구둘레 46,250km)할 정도이며, 이를 모두 세울 시 5만4천km로 에베레스트 산(8,848m)의 6.1배에 달한다. BPA 측은 이와 관련해 “2016년 한진해운이 파산하며 대한민국 해운산업의 몰락이라는 여러 가지 비관적인 전망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관련업계가 힘을 모아 노력한 결과, 메가허브포트로서의 위상을 굳건히 지켜낸 것”이라고 밝혔다.

환적화물의 경우 2004년 1월 기준 425만teu(환적비중 40.8%) 에서 2018년 1146만teu(환적비중 52.8%)로 증가하여 총 721만teu가 늘어났다. 2018년 부산항 전체 물동량 2167만teu 중 환적화물 비중은 약 53%를 차지해 부산항은 동북아 1위 환적 중심항만이자 세계 2위 환적항만(Drewry 발표 기준)으로 자리매김했다. 지속된 글로벌 해운경기 불황 속에서도 부산항은 탄탄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글로벌 환적중심항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할 수 있었던 것이다.

BPA는 부산항에서 환적화물을 처리해 벌어들인 부가가치가 2004년 5015억원에서 2018년 1조 7190억원으로 늘었으며 이것은 부산항이 환적화물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고부가가치 항만으로 성장했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다수의 터미널운영사의 과당경쟁으로 인해 실제 부산항의 하역료가 떨어졌다는 비난이 있지만, 최근 한국해양대학교에서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환적화물 1개가 가져오는 직접효과는 선사대리점 및 운영사 수입, 셔틀료 등을 포함해 11만4490원, 간접효과는 3만6404원으로 총 15만894원의 경제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018년 한해 기준 총 경제적 효과는 1조7190억원에 달하며 2004년부터 2018년까지 처리된 총 환적물동량 1억1380만여 개의 총 누적된 경제적 효과는 17조1722억 원에 이른다.

BPA는 세계 2대 환적거점항만으로 발전한 부산항이 부산항을 거쳐 일본, 중국, 미국 등 제3국으로 향하는 환적물동량을 지속적으로 유치함으로써 일자리,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명실상부한 동북아시아의 환적허브항만으로 커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양적 측면에서 폭발적 성장 일궈

시설 측면에서 보면 2004년에는 총 17개의 컨테이너 선석이 적기의 항만인프라 공급을 통해 2018년 현재 총 41개의 컨테이너 선석으로 늘어나 운영되고 있다. 2004년 부산항 컨테이너 전용부두(6개사)의 근로자는 2848명이었으나 2018년 전용부두(8개) 근무자는 5710명으로 2862명이 늘어났다. 물동량 성장에 따라 추후 부산항 신항 서컨 3단계 컨테이너 부두까지 확대 건설될 시 항만 건설 부문에도 연간 약 7000여명의 고용창출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부산항에 입항하는 선박 수는 2004년 1만3203척에서 2018년에는 1만5286척으로 2083척 늘어나 15.8% 증가했다. 이 중 5만 톤급 이상 선박은 2004년 1691척에서 2018년 4529척으로 2838척 늘어 약 168% 증가했다.

또한 항만을 종합물류 중심기지로 육성하는 세계적인 개발 전략의 추세에 발맞춰 출범 당시 전무하던 배후물류단지가 2018년에는 419만㎡에 67개 업체(근로자 수 2877명)에서 190만teu(’18년 추정)의 물동량을 처리하여 4240억원(’18년 추정)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부가가치 및 고용 창출에 기여하는 곳으로 발전했다.

부산항의 크루즈 산업도 괄목할 만하게 성장했다. 2004년 18회 입항, 약 6400명의 관광객이 2018년에는 84회 입항, 약 14만3000명의 관광객으로 늘어 부산항은 명실 공히 크루즈 거점항으로서의 위용을 과시했다. 2017년에는 부산항대교 통과높이 상향 조정, 시설 개선, 출입국 시간 개선 등을 통해 크루즈 승객의 편의 증대를 위한 노력을 지속했다. 또한 사드 사태의 여파로 크루즈 산업도 큰 어려움을 겪었기에, 기존 중국에 편중됐던 크루즈 승객을 다변화시키고자 대만, 일본, 러시아 등 주변국으로 기항지를 확대했고, 국내 크루즈 관광객 점유율을 늘리고자 하였다.

항만 부가가치 창출은 부산항 최대 과제

하지만 이 같은 성과 이면에는 아직 해결해야 하는 숙제가 남아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간 부산항의 위상에 비해 관련 산업은 영세하고 열악하여 서비스 개선과 부가가치 창출에 어려움이 있었다. 신항 배후물류단지 역시 화물의 조립, 가공, 분류 등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이라는 당초 조성 목적과 달리 대부분 단순 창고기능을 하고 있어 앞으로 더 다양한 부가가치활동의 공간으로 변모해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에 BPA는 관련 산업의 성장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제대로 된 통계가 부재한 항만관련 산업분야의 통계를 확보하고자 관련 업 단체가 함께하는 W/G을 2017년 구성, 지속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업계의 애로사항을 청취, 관련 산업 발전 계획 수립, 상생펀드 지원 등을 함으로써 영세한 기업에 도움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항만관련산업 중 부가가치가 높은 부산항 선용품 산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고 BPA는 밝혔다. 2016년 제1회 부산항 국제선용품 박람회를 시작으로 하여 우리 선용품을 세계에 널리 알렸고, 세계선용품산업협회(ISSA) 가입을 지원, 제61차 정기총회에서 43개 정회원국의 만장일치로 정회원 가입이 승인되어 2017월 1월 1일부터 44번째 정회원의 지위를 가지게 되었다.

그간 국내 선용품업체들은 ISSA에 가입하지 못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정보 공유, 세계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어왔으나, 이번 정회원 가입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것이다. 지역우수 선용품 선정, 국제품질인증 지원 사업 등 선용품 업체 대형화 환경 조성도 주요 과제이다. 2019년 10월, 세계선용품산업협회 총회가 부산에서 열리는 만큼 세계 주요 선용품업체와의 네트워크 구축과 협력 강화를 통한 경쟁력 향상이 기대된다.

▲ 북항재개발 조감도.

또한, 국내 최초 항만재개발사업이자 한국형 뉴딜 국책사업인 북항재개발사업(2008년~2022년)에 총 8조5천억원을 투입하여 153만㎡(46만평)에 상업업무지구, 해양문화지구, IT․영상전시지구, 친수공원 등을 개발하여 부산 원도심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재개발사업으로 인해 31.5조원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약 12만명의 고용창출효과가 예상된다.

한편, 여전히 부산항은 관리운영 방식에 있어 커다란 정책변화의 요구와 필요성에 직면해 있다. 현재 부산항의 관리주체인 BPA는 터미널 임대업자로 전락하고 공공재인 터미널의 실제 운영은 여러 민간회사가 나누어 가지고 있어 BPA는 정책 조정기능이 없는 관계로 경쟁력 약화와 비효율을 초래하고 있어 이에 대한 제도적인 개선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지난해 8월 28일 제6대 사장으로 취임한 남기찬 사장은 취임한 이래 “사람중심, 현장중심, 안전중심, 일자리중심을 외치며 부산항 경영의 최고 가치는 사회적 가치 실현임”을 강조했다. 이런 기조를 반영하여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 사회적가치혁신실을 사장 직속으로 신설하고 재난안전부도 신설했다.

남기찬 사장은 신년사에서 “우리공사가 추구하는 가치와 인식을 전환하는 해로 만들자”고 말하며 “고유사업에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근로환경 개선, 작업안전망 확충, 항만관련산업 성장 및 IoT기반 혁신성장기반 생태계 조성, 사회적 약자 배려 등을 중점 과제로 선정, 공공성 강화를 모토로 부산항의 구조적 문제 해결, 외부 전문기업 및 기관과 협업한 신지식 및 기술 개발을 위한 R&D 사업 적극 추진, 그간 다양한 사업발굴을 해온 글로벌 물류거점 확보를 위한 가시적인 성과 창출, 항만관련산업 선진화 방안 모색, 북항재개발사업의 속도감 있는 추진” 등을 주요 과제로 발표하며, 다함께 보다 더 좋은 BPA를 위해 힘써 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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