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커머스 전쟁, 가격보다 물류에 초점
유진투증 “지속가능한 투자재원 확보 관건”

지난해 국내 주요 이커머스 4개사의 매출액이 전년대비 상당히 증가했지만 영업손실 규모 역시 대폭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 티몬, 위메프, 이베이코리아 등 국내 주요 이커머스 4개사가 공시를 통해 2018년도 감사보고서를 발표한 가운데 유진투자증권 주영훈 애널리스트가 4개사의 지난해 합산 매출액을 분석한 결과 전년 대비 41.8% 증가한 6조3340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손실 규모 역시 1조2154억원으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쿠팡의 경우 외형 성장률이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 중 가장 높았으나 반면 영업손실 또한 당초 시장의 예상을 뛰어 넘는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영훈 애널리스트는 “높은 외형성장률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하며 외형성장률의 순위와 손익의 순서가 여전히 정반대로 나타나고 있다. 승자에 저주(Winners Curse)에 빠지지 않기 위한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쿠팡은 지난해 4조4288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64.7% 증가했다. 반면 영업손실은 1조97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적자가 확대됐다. 외형 성장률만 놓고 보자면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 중 가장 높은 60% 이상의 성장을 거두었지만 영업손실 규모가 당초 시장에서 예상하던 수준이었던 8000억원을 훨씬 상회했다.

쿠팡의 영업손실 규모가 커진 이유는 인건비 증가, 마케팅 관련 비용이 동시에 발생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 주영훈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타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자금력의 한계로 인해 배송과 마케팅 중 한 가지를 선택해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과 달리 쿠팡의 경우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으려는 행보를 보였다는 것.

주영훈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말 2.2조원이라는 자금을 수혈 받았음에도 1년 만에 자본금이 바닥났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올해 영업손실폭이 줄어든다고 해도 다시금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들어갈 수밖에 없는 구조이며 따라서 자체적 영업이익 창출 전까지 지속적으로 자금조달이 가능한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밖에 국내 주요 이커머스사들 역시 지난해 대부분 매출은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줄거나 손실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티몬은 지난해 5007억원의 매출액을 기록, 전년 대비 40.1% 증가했으나 127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적자가 확대됐으며, 옥션 및 지마켓을 보유하고 있는 이베이코리아 역시 2018년 순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9812억원(+3.1%), 486억원(-22.1%)을 기록, 주요 이커머스사 중 가장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위메프의 경우 지난해 4294억원의 매출액을 기록, 순매출액은 전년 대비 9.2% 감소했으나 반면 39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가 축소됐다.

티몬은 절대적인 매출액 규모에서 처음으로 위메프를 넘어섰으나 재무구조적인 측면에서 여전히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으며 이베이코리아는 손익 측면에서 여전히 이커머스 업체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발생하고 있기는 하나 뚜렷한 경쟁력을 보이고 있지 못하는 상황이다. 위메프는 비용부담이 높은 직매입 구조를 버리고 수수료 수익 강화에 치중, 수익성 개선에는 성공했으나 여전히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영훈 애널리스트는 “2017년에 이어 국내 주요 이커머스사들이 외형성장률의 순위와 손익 개선 순위가 정반대로 이어지고 있는 기조가 더욱 명확해졌다”며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아직까지 한국 이커머스 산업은 성장 초기 단계로 압도적 시장지배자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며 최근에는 단순히 가격 할인을 통한 마케팅보다 ‘배송’ 관련된 경쟁이 치열하다. 즉 최근 이커머스 업체들의 경쟁은 ‘물류’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따라서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지속 가능한 투자재원을 확보하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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