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MI "블록체인, 거래플랫폼 주목해야"

최근 들어 컨테이너 정기선사들의 화두는 블록체인이나 거래 플랫폼 등 디지털 협력을 통한 경쟁력 확보 전략이다. 그동안 정기선사들은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선박 대형화를 통한 규모의 경제, 기업차원의 협력체계를 통한 운영효율화에 집중해왔지만 이제는 디지털 협력을 통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시대 변화에 맞춰 우리 국적선사들이 디지털 협력 분야에서 주도적인 위치에 설 수 없다면 가장 큰 힘에 편승해서 신속하게 따라가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는 주장이 나와 주목된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윤희성 박사(해운빅데이터연구센터장)는 최근 발표된 KMI 주간해운시장포커스에서 최근 정기선 해운분야에서 진행되고 있는 디지털 협력에 대해 설명하면서 국적선사의 빠른 대처를 주문했다.

최근 정기선 업계에서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서비스 차별화, 디지털 공급망 차원의 전후방 모드의 통합 등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고 그 저변에 블록체인이 작동하고 있으므로 우리나라 컨테이너 정기선 업계도 뒤쳐져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블록체인이나 거래 플랫폼에서 국젃너사들이 ‘주도적인’ 위치에 설 수 있을지, 시장을 주도할 수 없다면 가장 큰 힘에 편승해서 신속하게 따라가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는 게 윤희성 박사의 생각이다.

블록체인이나 거래 플랫폼 분야에서 현재 가장 큰 힘은 머스크와 IBM이 공동으로 개발한 트레이드렌즈(TradeLens)다. 트레이드렌즈는 지난 해 8월 92개 관련기업이 참여하면서 출범했으나 ‘중립성(neutrality)’에 대한 경쟁선사의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해운선사들의 참여가 저조했다.

그러나 이후 MSC, CMA CGM 등 메이저선사들을 비롯해 고려해운, 남성해운 등 국적선사들이 참여하고 있고 전세계 50여개 항만의 주요 터미널 운영사들도 참여하면서 전 세계 컨테이너 물동량의 약 50%, 주건거래 건수 약 1천만건, 수천건의 선적서류를 처리하고 있다.

윤희성 박사는 블록체인이 트레드렌즈와 같은 거래 플랫폼 뿐만 아니라 컨테이너 화재 예방과 같은 안전 분야에서도 활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화물사고통지 시스템(Cargo Incident Notification System)에 따르면 컨테이너선 중대사고의 4분의 1은 잘못 신고된 위험화물 때문인데 화주들은 규제를 피하거나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위험화물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아 이들 화물에 대한 부적절한 취급이 화재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컨테이너선 화재는 2개월에 한번 꼴로 발생되고 있고 인명사고로 이어지기도 하는데 이러한 화재사고의 피해를 줄이고자 위험화물 적재위치의 변경 등 많은 조치가 취해졌지만 근원적인 해결책이 되지는 못하고 있다. 윤 박사는 “블록체인은 화물에 대한 이력관리를 투명하게 함으로써 위험물의 정확한 신고와 적절한 처리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블록체인을 위한 컨테이너 화물 이력 관리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블록체인 전문기업 BLOC와 로이즈선급이 공동으로 설립한 Maritime Blockchain Labs는 항만과 피더업체, 포워더가 연계된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올해 9월 말까지 컨테이너 화물 이력관리 시범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Maritime Blockchain Labs는 블록체인 뿐만 아니라 디지털화 전반에 걸친 표준화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DCSA(Digital Container Shipping Association)과도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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