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MI, 전 세계 ‘컨’ 항만 생산성 발표
“과감한 투자 및 시설확충 모색 필요”

컨테이너항만의 경쟁력을 판가름하는 주요 척도 중 하나인 선석 생산성 측면에서 우리나라가 지난해 다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항만의 생산성이 상승한 것과는 대조되는 결과로 KMI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투자와 시설확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원장 양창호)은 최근 ‘KMI 동향분석’을 통해 IHS Markit의 원자료를 토대로 전 세계 600여개 항만, 1500여개 컨테이너 터미널을 대상으로 2018년 선석생산성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 컨테이너항만의 선석생산성은 시간당 89.6회로 전년 동기대비 0.1% 소폭 감소했으며 순위도 두 계단 하락한 5위에 랭크됐다. 2017년 우리나라는 시간당 89.8회의 선석생산성을 기록하며 5위에서 2계단 상승한 세계 3위를 기록한 바 있으나 1년 만에 다시 5위로 주저앉은 것.

물론 이 수치는 지난해 전 세계 600여개 컨테이너항만의 평균 선석생산성인 시간당 65.9회에 비하면 월등히 높은 수치이다. 하지만 평균 선석생산성이 2017년 4/4분기부터 지금까지 매 분기마다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고 2018년 세계 컨테이너항만의 평균 선석생산성이 전년 대비 5.8% 향상됐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우리나라의 이 같은 하락세는 크게 느껴지고 있다.

한국보다 높은 선석생산성을 기록한 국가로는 아랍에미리트. 오만, 사우디아라비아 등 차례로 1, 2, 3위를 기록한 중동 국가와 시간당 92.5회로 4위를 기록한 중국 등이었다. 이 중 사우디아라비아는 전년 대비 17.6% 증가한 시간당 98.9회를 기록, 상위 10개국 중 선석생산성이 가장 크게 개선됐으며, 지난해 13위를 기록했던 말레이시아 역시 전년 대비 15.3%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며 시간당 77.3회로 세계 Top 9에 등극 했다.

세계 컨테이너 항만별 선석생산성에서도 우리나라 부산항이 평균에 못 미치는 1.6%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시간당 93.6회를 기록, 전년과 동일한 10위를 기록했다. 광양항의 선석생산성 역시 2017년 시간당 83.3회에서 2018년 81.2회로 감소한 반면, 인천항의 선석생산성은 시간당 55.7회에서 59.3회로 소폭 개선되어 28위를 기록했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의 킹압둘라항은 시간당 131.9회를 기록, 4년 연속 1위를 기록했던 아랍에미리트의 제벨알리항(전년 대비 5.2% 증가, 시간당 126.3회)을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했으며, 중국 상해항이 전년 대비 2.4% 증가한 시간당 117.7회로 3위를 기록했다.

터미널별 생산성에서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부산항 PNIT와 HJNC가 각각 세계 12위와 14위를 기록했는데, 3부두인 HJNC를 제외한 부산신항 컨테이너터미널 선석생산성은 모두 전년대비 정체했거나 감소했다. 1부두인 PNIT는 시간당 107.2회로 전년 동기 대비 4.2% 감소하며 4계단 순위가 하락했고 2부두인 PNC의 시간당 선석생산성은 전년 대비 무려 20.3% 감소한 시간당 78.0회를 기록하며 47위로 순위가 하락했다. 4부두인 HPNT의 경우 시간당 84.1회(35위)로 전년 대비 0.3% 소폭 증가했다.

한편 8000teu급 이상 초대형 선박 대상 항만별 선석생산성의 경우 부산항은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한 시간당 116.7회를 기록했으나 순위는 2017년과 같은 10위를 유지했다. 터미널별로는 부산신항 HJNC가 시간당 139.5회로 세계 1위를 기록하며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하게 세계 20위권 내 진입에 성공했다.

KMI는 전년대비 부산항의 선석생산성이 소폭 증가한데 그친 이유를 지속적인 컨테이너 선박 평균 하역량 증가와 부산항의 물동량 증가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했다. KMI는 “부산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지난 5년 동안 한진해운 사태 및 얼라이언스 재편과 같은 해운 물류 환경 변화에도 연 평균 3.8%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부산항 신항에서 5부두를 제외한 4개 터미널 모두 하역능력대비 적게는 2.4%, 많게는 34% 이상의 물동량을 처리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때문에 부산항의 항만경쟁력 유지 및 제고를 위해서는 과감한 투자와 시설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 KMI의 주장이다.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는 반출입, 본선 지원 등 장치장의 작업량 또한 증가시켜 연쇄적으로 항만의 선석 생산성 정체 및 감소를 유발할 수 있는 만큼 적기에 시설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KMI는 “과감한 투자와 시설 확충을 통해 초대형 선박 대상 선석생산성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세계 제 1의 환적항인 싱가포르항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차세대 메가포트인 Tuas 신항을 개발하고 있는 싱가포르는 2015년 시간당 89.7회에서 지난해 시간당 122.7회에 이르기까지 초대형 선박대상 선석 생산성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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