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신평 “당분간 실적회복 기대 힘들어”

미중 무역분쟁 등 글로벌 경기 부진의 여파로 상반기 국내외 항공사들의 화물운송실적이 위축되면서 이것이 수익성 저하의 주요 요인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나이스신용평가 이강서 기업평가본부 수석연구원이 발표한 스페셜 리포트에 따르면 국내외 항공사들의 2019년 상반기 실적을 검토한 결과 지역별, 항공사 유형별로 일부 차이는 존재하나 전년 동기 대비 전반적인 수익성 위축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의 경우 인건비 증가 등 비용 증가 이외에도 매출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화물운송 실적이 최근 미중 무역분쟁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위축됨에 따라 고정비 부담이 증가, 전반적인 수익성이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의 화물운송 실적 추이를 살펴보면 6월 기준으로 전년 대비 3.3% 하락한 35만톤을 기록했으며 누적기준으로는 전년 동기간 대비 4.9% 하락한 207만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상반기 대한항공 화물운송실적의 하락은 주요 운송대상품목인 반도체 경기가 2018년 이후 하락세로 전환한 것을 비롯하여 전반적인 경기침체 기조 하에 미중간의 무역분쟁이 심화됨에 따라,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실적 위축 폭이 확대되면서 상대적으로 화물운송 의존도가 높은 대한항공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2019년 3월 한정 감사의견 부여 이후 재차 적정 의견으로 전환된 바 있으며 그 과정에서 이전 대비 엄격한 회계감사기준을 적용함에 따라 한정의견 부여 이전 발표실적 대비 영업수익성 및 재무안정성 지표가 저하된 상태이다. 또한 2018년 이후 항공기 정비 관련 이슈가 표면화하면서 정비비가 증가한 한편, 신규 부정기 노선 인허가 제한에 따른 실적 확대의 제약으로 고정비 부담이 늘어남에 따라 수익성이 저하된 것으로 이강서 연구원은 판단했다.

또한 저비용 항공사들도 대형항공사와 마찬가지로 2분기 들어 영업손실이 발생하면서 수년간의 영업이익 창출 흐름이 반전된 것으로 파악됐다. 저비용항공사들은 전통적으로 단위당요금으로 대표되는 가격 요소보다는 탑승률로 대표되는 운항 볼륨 극대화에 치중하는 사업전략을 추진해왔으나 올해 2분기 들어서는 국제선을 중심으로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 주요 저비용항공사의 단위당 요금과 탑승률이 동시에 하락하는 등 전통적인 사업전략이 유효하지 않은 여건이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이 연구원은 밝혔다.

이처럼 2019년 상반기 주요 항공사들의 영업수익성을 저하시킨 가장 큰 요소로 이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부진에 따른 화물운송실적의 위축을 꼽았다. 현재 가장 파급력이 큰 이슈인 보호무역주의 확산의 경우 2018년 하반기부터 국제무역거래추이에 본격적인 영향이 가시화되고 있으며, 2019년 상반기에는 화물운송 비중이 큰 항공사들의 실적을 좌우하게 되었다는 것이 이 연구원의 설명. 그에 더불어 항공운송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 경기가 2018년 이후 침체되는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2019년 3분기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로 인해 부정적인 요소가 중첩됨에 따라 전반적인 항공화물운송 관련 환경이 저하되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때문에 중단기적으로 의미 있는 실적 회복이 이루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이 연구원은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반도체 경기를 포함하여 전반적인 경제 환경이 단기간 내에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화물운송부문 업황은 당분간 침체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대형항공사들의 경우 신규 품목 및 노선 발굴 들을 통해 화물운송실적 개선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나. 의미 있는 수준의 수익성 회복을 실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해외 항공사들의 경우 국내 항공사들에 비해 실적 위축의 폭은 크지 않으나 전반적으로 2019년 2분기 중 전년 동기 대비 수익성 저하가 가시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미국 항공운송업계의 경우 다년간의 업계 내 구조조정을 통해 3개의 대형항공사와 1개의 저비용항공사가 실질적으로 시장을 지배하는 과점체제로 전환됨에 따라 가격결정력 측면에서 우수하며 예외적으로 2019년 2분기 수익성이 전년 동기 대비 개선된 흐름을 보였다고 이 연구원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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