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만 연약지반 책임지는 ‘아이디어 뱅크’

국내 최고 연약지반 개량시공 기술 보유
끊임없는 노력, 기술개발 열정 성공요인

해안가 인근에 항만과 배후부지를 건설할 때 반드시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할 공종이 있다. 바로 연약한 지반을 지지력이 확보될 수 있도록 개량하는 연약지반 개량공이 그것이다.

항만이 막 건설되기 시작할 초창기에는 항만의 규모가 그다지 크지 않았기 때문에 육지의 흙을 가져다 매립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그러나 허브포트, 메가포트 등 점차 항만의 규모가 커지고 배후단지 역시 몸집을 불리기 시작하면서 육지의 흙만으로는 매립 자체가 불가능해지기 시작했다. 이에 바닷가의 갯벌, 즉 해성점토를 매립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는데 갯벌은 바닷물을 머금고 있기 때문에 지반 자체가 연약해질 수밖에 없고, 따라서 연약한 지반을 단단하게 만드는 공사가 필수적이었던 것이다.

연약지반 개량시공을 수행하는 기업은 국내에 여러 곳 있지만 그중에서도 ㈜신아건설산업은 항만 연약지반 개량시공에 있어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는 기업이다. 2003년 ㈜신아건설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동 기업은 대표 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 ‘수차식 벨트컨베이어 살포공법’을 필두로 약 20여개의 관련 특허 및 실용신안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국내 여러 주요 항만 시공에 참여한 이력을 자랑하고 있다.

이처럼 신아건설산업이 오늘날의 독보적인 위치에 이르기까지는 최귀봉 대표이사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인하대학교 토목과를 졸업하고 해운항만청에서 공직을 시작해 군산항건설사무소,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에서 건설실장 등을 역임한 최귀봉 대표이사는 2003년 신아건설산업을 설립한 후 회사 내 연약지반기술연구 전담부서를 설립, 혁신적인 공법으로 연약지반을 개량할 수 있는 기술을 꾸준히 개발해왔다.

한국해운신문은 올해의 인물 항만산업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신아건설산업 최귀봉 대표이사를 만나 신아건설산업만이 보유하고 있는 연약지반 개량시공 노하우와 이러한 독창적인 기술들을 개발하게 된 계기, 그리고 향후 최귀봉 대표이사의 목표와 계획에 대해서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불편함을 못 참는 성격, 기술개발 원동력

“저는 기본적으로 불편한 것을 참지 못하는 성격입니다. 어떠한 물건이나 기계를 사용하는데 있어 불편함이 있다면 그것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하고 바꿔주는 것이 일의 능률이나 효율 면에서도 더 좋지 않겠습니까? 이러한 저의 성격이 오늘날 신아건설산업만의 연약지반 개량시공 기술을 개발하게 된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최귀봉 대표이사는 신아건설산업을 설립하고 독보적인 연약지반 개량시공 기술을 개발하게 된 계기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 같이 대답했다. 실제로 그의 사무실을 방문한 기자는 사무실 한편을 차지하고 있는 책장 속 무수한 관련 서적들에도 눈길이 갔지만 무엇보다도 눈에 띤 것은 다섯 살 아이들이 가지고 놀법한 덤프트럭, 포크레인 장난감을 비롯해 최귀봉 대표이사가 하드보드지로 직접 만들고 수십 번은 만진 듯 한 흔적이 역력한 각종 ‘新 장비 샘플’들이었다. 최귀봉 대표이사는 “아직도 이런 것을 가지고 사무실에서 놀고 있다”며 머쓱해했지만 기술 개발을 위한 그의 노력과 열정을 여실히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최귀봉 대표이사는 국내 대규모 준설토로 매립된 연약지반개량공사의 시초라 불리는 ’광양항컨테이너부두 개발사업‘의 프로젝트 설계에서부터 시공과정에 모두 참여했던 인물이다. 당시에는 연약지반 개량시공 공법이 지금처럼 개발되어 있지 않았던 시기라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실제 시공 도중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안전사고 및 품질 저하 등의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으며, 공기가 길어져 비용이 늘어나는 경우도 많았다. 최귀봉 대표이사는 이즈음 연약지반 개량기술 개발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이후 공직에서 물러나 세광종합기술단 부사장을 거쳐 신아건설산업을 설립, 관련 기술개발에 몰두하게 된다.

일례로 연약지반 위로 중장비가 지나다니기 위해서는 우선 저면매트를 포설해 장비 주행성을 확보해야 하는데 기존에는 매트 포설시 별다른 조치 없이 매트 곳곳에 로프를 연결해 강제로 잡아 당겨 포설하다보니 매트와 연약지반 사이의 마찰력과 부착력으로 인해 매트가 찢어지고 터지는 일이 다반사였다. 이에 최귀봉 대표이사는 받침대(Skid)를 이용해 저면매트와 연약지반간의 마찰 및 부력을 최소화하여 매트를 포설하는 공법을 개발, 매트의 파손 및 손상 방지는 물론, 균일한 포설, 인장력 극대화를 이끌어 내어 공사비 및 시공속도를 단축하는데 성공했다. 이것이 특허를 받은 신아건설산업만의 ‘SKID식 MAT 포설법’이다.

기존에 통용되고 있는 기술이 가지고 있는 단점들을 보완하여 보다 완벽하고 나은 기술을 개발하는 것에 대한 최귀봉 대표이사의 의지가 엿보이는 또 하나의 대목이 바로 연약지반기술연구 전담부서이다. 최귀봉 대표이사는 신아건설산업을 설립 후 회사 내 연약지반기술을 연구하는 연구전담부서를 별도로 두고 기술 개발에 박차의 박차를 가한 끝에 20여개에 가까운 지금의 신기술들을 보유하게 됐다.

QCDM, 연약지반개량시공 품질 보증의 이름

이 중 최귀봉 대표이사가 자신 있게 내놓은 신아건설산업만의 대표 브랜드가 바로 QCDM(Quality Control Drain Method)공법이다. QCDM공법은 신아건설산업의 연약지반 개량시공 기술을 총망라한 일종의 기술 브랜드인 셈인데 말 그대로 연약지반 탈수공법 전 과정의 비용과 공기를 줄임과 동시에 품질을 향상함으로써 향후 하자 발생률을 최소화하는 신아건설산업만의 노하우이다.

QCDM공법에는 앞서 언급한 SKID식 MAT 포설공법 이외에도 △투기장 호안세굴 방지를 위한 필터시공 방법 △준설토 표층관리공법 △수차식 벨트컨베이어 살포공법(쇄석, 모래) △슬라이드식 벨트컨베이어 살포공법(토사) △분리적재함 덤프트럭 △자동결합장치가 부착된 V형 PBD 공법 △복합 PBD 천공 공법 △압밀수 배수관리 공법까지 연약지반 개량공사의 A부터 Z까지 전 과정을 담고 있다.

모든 기술이 특허를 취득한 신아건설산업만의 독자적인 기술이지만 그중에서도 2004년 개발한 ‘수차식 벨트컨베이어 살포공법’은 건설교통부로부터 신기술로 지정된데 이어 2010년 국토해양부에서 발행된 건설신기술 중 현장적용 우수 사례집에 선정되기도 한 신아건설산업의 대표 신기술이다.

‘수차식 벨트컨베이어 살포공법’은 연약지반에 매트를 포설 후 매트 상부에 일정 두께의 복토를 시공해 장비를 진입시키는 공법이다. 복토를 통해 매트를 구속시켜 매트의 손실을 방지하고 장비 주행성을 높여야 하는데 기존의 습지도저나 크레인식 복토 포설 방식은 장비의 집중하중으로 인한 연약층 교란 유발, 일정한 포설두께 확보 곤란, 포설면적의 제약 등 많은 불편이 있었다.

최귀봉 대표이사는 공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벨트컨베이어에서 착안, 수차식 회전체가 전방에 부착된 주행식 벨트컨베이어를 이용, 전방 약 30m 정도에 복토재를 살포하여 매트를 구속시켜 연약지반의 융기 및 함몰을 최소화하는데 성공했다. 이어 수차식 회전체를 이용할 경우 쇄석이나 모래 등은 포설이 가능하지만 골재비용이 비싸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이번에는 슬라이드식 벨트컨베이어 살포공법을 개발, 토사 복토마저 가능하게 함으로써 비용 절감도 이뤄냈다.

이처럼 최귀봉 대표이사가 개발한 연약지반 개량시공 신기술은 모두 기존 공법을 몸소 체험하면서 느꼈던 단점들을 보완한 것들이다. 물론 최귀봉 대표이사뿐만 아니라 현장에 근무하는 여느 종사자들도 기존 기술의 문제점과 불편함들에 대해 모르지는 않았을 테지만, 이러한 단점을 불편해하고 조금 더 편한 방향으로 개선하려는 최귀봉 대표이사의 생각과 성격, 그리고 끊임없이 연구하는 노력 없이는 지금의 신기술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독보적 시공기술로 주요 공사·수상 석권

이러한 신기술들을 바탕으로 신아건설산업은 그간 항만을 중심으로 한 국내 중 연약지반 개량시공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왔다. 광양항 동측배후단지 2단계 및 3단계 조성공사를 비롯해 서측배후단지 1공구 중 연약지반 개량공사, 여수신항투기장 연약지반개량공사, 평택·당진모래부두 축조 및 부지조성공사, 부산신항 서컨 준설투기장 PBD공사, 부산싱항 서컨 1단계 항만배후단지, 부산신항 웅동 2단계 준설토 투기장 복토공사, 부산신항 서컨 북측피더부두 CY부지 조성공사, 부산 신항 서컨테이너 2-5단계 축조공사 등이 그것이다.

수상 이력 또한 화려하다. 기술혁신형 중소기업(INNO-BIZ) 인증을 비롯해 항만협회 기술상, 대한전문건설협회 기술상, 대한민국의 힘 혁신기술 대상, 대한민국혁신기업인 대상, 대한민국 혁신경영인 대상, 대한민국 산업대상 등 수많은 수상 이력은 신아건설산업이 동종 업계뿐만 아니라 전 산업계에 걸쳐 이미 어느 정도 인정받은 기업이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최귀봉 대표이사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향후 기술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현재는 연약지반에 강관을 관입시켜 관내에 모래를 압입하여 치환하는 SPC(Sand Compaction Pile)공법상 단점을 해결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앞으로 다양한 연약지반 개량시공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최귀봉 대표이사는 “어렵게 개발한 기술이 막상 현장에 보급되면 이에 대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다른 기업들도 몇 년후 이와 유사한 공법을 도입하는 경우를 그간 종종 봐왔다. 물론 특허로 기술이 보호 된다고는 하지만 그것만으로 기술 자체를 완벽히 보호하기에는 너무 피상적인면이 없지 않아 있다. 정부 차원에서 조금 더 구체적인 기술 보호를 지원해줘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원가절감이 되고 품질도 좋은 새로운 공법이 개발되더라도 새로운 기술을 반영하는데 다소 소극적인 것이 현실이다. 필요하다면 설계심의 및 안전공개 등 적극적인 자세로 좋은 공법들이 조금 더 많이 반영됐으면 좋겠다”며 정부나 업계에 바라는 점들을 밝혔다.

▲ 신아건설산업 최귀봉 대표이사

<신아건설산업 최귀봉 대표이사 약력>

△ '54년 8월 7일 출생 △ '72년 인하대학교 졸업 △ '79년 인천지방 해운항만청 근무 △'85년 해운항만청 개발국 개발과 근무 △ '88군산항건설사무소 근무 △ '90년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 본사 근무 △ '93년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 광양지사 건설실장 △ '99년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 본사 건설실장 △ '01년 ㈜세광종합기술단 부사장 △ '09년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기술자문위원 위촉 △ '11년 전남 그린리더 협의체 운영이사 △ '12년 ㈔광양만권발전연구원 상임이사 △ '14년 부산항건설사무소 설계자문위원 위촉 △ '14년 인천항건설사무소 설계자문위원 위촉 △ '15년 여수지방해양수산청 청렴옴부즈만 위촉 △ 2019년 12월 현재 ㈜신아건설산업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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