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범 지사장 “장기화되면 선가도 폭락”
“VLGC·VLCC 선가, 2021년말까지 하락”

▲ 연초대비 선종별 스팟 용선료 하락폭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용선료는 폭락했지만 선가는 상대적으로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선박가치평가기관인 베슬스벨류(VesselsValue)의 박홍범 한국지사장은 최근 코로나19 팬데믹 전후로 주요 선종의 용선료와 선가 변화 추이를 분석한 자료를 발표했다. 박홍범 지사장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주요 선종의 스팟 용선료는 올해 초와 비교해 50% 이상 하락했지만 선가는 용선료에 비해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프사이즈 벌크선을 보면 스팟 용선료는 연초 대비 72% 하락했지만 선령 5년짜리 케이프 벌크선의 선가는 10% 하락하는데 그쳤다. LNG선 용선료도 78% 감소했지만 선가는 3% 하락에 그쳤고 VLCC도 용선료는 55% 감소했지만 선가는 4% 하락에 그쳤다. 대형 LPG운반선인 VLGC도 용선료도 34% 감소했지만 선가는 5% 감소하는데 그쳤다. 반면 2500teu급 컨테이너선은 용선료는 27% 감소했고 선가는 16% 감소해 선가와 용선료 모두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 연초대비 선형별 선박가치 하락폭

박홍범 지사장은 이처럼 주요 선종의 용선료가 폭락한 반면 선가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이유에 대해 “선가가 일시적으로 폭락하게 되면 선주들은 당연히 낮은 가격에 선박을 매각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매물이 제한적이게 된다. 실제 매물이 적기 때문에 선가 방어가 일정부분 가능하게 된다. 또 코로나19의 영향이 길게 지속되진 않을 것이라 믿는 선주들의 심리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올해 매매된 중고선 거래 척수를 살펴보면 전년 같은 기간 보다 2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다. 벌크선과 LPG선의 경우 35% 감소했고 LNG선은 67%나 감소했다. 박 지사장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선박 매입전 검선, 선원 교대 불가 등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시장 상황이 매우 좋았던 탱커는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짐으로써 신조 대비 거래량 감소폭을 줄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당장은 용선료에 비해 선가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시황 약세가 장기화되면 선가가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박 지사장은 “코로나19로 시황 불황이 장기화될 경우 용선료 수입 급감으로 선주들이 디폴트에 빠질 수 있고 결국 선주들이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선박을 헐값에 매각할 가능성이 커진다. 결국 시황 불황이 장기화될 경우 선가 하락폭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 지사장은 케이프사이즈 벌크선이나 2500teu 컨테이너선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가 하락폭이 낮았던 VLGC와 LNG선의 경우는 두 선형이 다른 선형에 비해 용선료가 하락하더라도 매입자와 매각자의 수가 제한적이고 실제 매각되는 매물의 수 역시 제한적이기 때문에 선가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설명했다.

▲ 주요 선종 선가 예측(단위 : 100만 달러, 좌측 케이프ㆍ컨선 선가, 우측 VLCCㆍVLGC 선가

박 지사장은 또 베슬스벨류 본사가 분석한 향후 공급과 수요 자료를 근거로 선종별 선가 추이를 살펴보면 향후 VLCC와 VLGC의 선가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선령 5년 기준으로 VLCC와 VLGC는 2021년 4분기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가 2024년 1분기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반면 케이프사이즈 벌크선과 2500teu 컨테이너선 내년 초부터 완만하게 상승해 2022년 4분기에 고점을 찍은 후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박 지사장은 “VLCC와 VLGC의 경우 시황이 회복되면서 선가도 많이 상승했지만 최근들어 시황약세로 전환되면서 선가도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프 벌크선과 2500teu급 컨선은 시황약세로 선가가 바닥수준까지 내려온 상황이어서 향후 시황 회복되고 해체조선소 가동으로 노후선이 폐선되기 시작하면 올해 하반기부터는 서서히 상승세로 전환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벌크선과 탱커, 컨테이너선, LNG선, LPG선 등 주요 선종의 올해 신조 발주 내역을 살펴보면 총 166척이 발주돼 전년동기 대비 59% 감소해 조선업이 매우 어려운 처지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박 지사장은 “올해 신조 발주량이 급감한 것은 코로나19의 불확실성 속에서 선주들의 투자에 대한 부정적 심리, 선박 금융 조달의 어려움, 조선소들의 임시 폐쇄, 신조 발주 협의를 위한 미팅불가 등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박 지사장은 또 “케이프벌크선, VLCC, 2500teu급 컨선, VLGC, LNG선 등 주요 4개 선종의 수요 지표가 되는 톤마일 월별 변화를 살펴보면 대부분의 선종에서 작년 11월 대비 올해 4월 감소한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케이프는 전년대비 6%, 2500teu급 컨선과 LNG선은 4% 감소했다. 반면 VLCC는 3% 증가했고 VLGC는 거의 동일한 수준을 보였다. 이 수치만 보면 감소폭이 적게 느껴질 수 있으나 해당 기간 동안 새로운 선박의 인도는 계속 되었기에, 즉 공급은 성장하였기에 실질적으로 시장에 반영되는 수급 균형은 보다 부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올해 현재까지 VLGC는 12척, LNG선은 14척이 인도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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