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측의 개방 공세 겨우 막아내"6월 19일에서 24일까지 열린 한중해운실무협의회에서 중국측과 한국측의 입장차는 극명하게 대비되었다. 당초 6월 19일, 20일 양일간 협의회를 마치고 중국측은 주말까지 여유있는 시간을 가지려고 했으나 회담이 제대로 풀리지 않자 서울에서 23일 다시 회의를 하는 등 진통을 겪게 된 것이다.이러한 속에서 한중 해운당국자들이 도출한 결과는 제3자가 봤을 때 별 내용이 없는 것들이었다. 평택-영성간에 카페리항로를 내년 6월까지 열자는 것 정도가 새로운 내용이었다. 하지만 한국측 대표로 참가한 당사자들은 매우 방어를 잘 해냈다고 스스로 평가하고 있다. 중국측의 해운개방 공세가 거셌지만 결국 잘 막아냈다는 것이다. 이번 협의회에서 중국측은 자국의 WTO 가입 등을 염두에 두고 제3국선사 선박의 한중항로 참여와 그에 앞선 한중양국 선박의 추가투입을 강력히 주장했다. 중국측은 회담에서 한중항로에 컨테이너선을 투입할 수 있는 중국선사는 150개사에 달하며 이중에 당장 19척은 투입할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에 적어도 양국이 10척씩의 선박을 추가 투입해야 한다 라고 주장했다.반면에 한국측은 현재도 운임이 바닥에 있는 등 어려운 여건에서 선박의 대폭적인 추가투입은 절대 불가하다 며 완강히 버티었다. 만약에 중국측의 노후선들이 대거 한중항로에 진출하게 된다면 항로질서는 크게 무너질 것이 뻔하기 때문에 어떻게든 이를 저지해야만 하는 입장이었다. 한국측은 결국 양국선사가 5척의 선박을 추가투입하는 것으로 타협안을 제시했지만 중국측이 종전의 주장을 굽히지 않아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 문제는 적어도 7월안으로 재협상을 하여 투입척수를 결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페리 항로 개설문제는 평택-영성(용안)간에 내년 6월까지 카페리를 투입하자는 원칙적인 합의를 한 것 정도가 새로운 내용이다. 나머지는 과거에 합의한 사항을 더 구체화하는 정도에 그쳤고 그밖의 다른 문제에 대해서도 중국측은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눈치였다고 한다. 이번 한중해운협의회를 마치고 우리가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할 것은 언제까지 이렇게 수세에만 몰려야 하느냐 하는 문제이다. 정부당국은 어려운 여건이 있더라도 중국내에서의 지사설치문제나 중국 항만내에서의 차별 문제 등을 시정하도록 중국측에 더욱 강력히 요구함으로써 협상의 이니셔티브를 쥐고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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