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경 특수기동대 정현영 순경

"내가 좋아하는 수상활동으로 사람을 구하는 일을 할 수 있다니 이보다 기쁜 일이 어디 있습니까." 군(軍) 특수부대 출신들만 갈 것 같은 해양경찰 특수기동대에 처음으로 여성 경찰관이 배치돼 화제를 뿌리고 있다. 지난 8월 9일 제주해양경찰서 특수기동대에 배속된 정현영 순경(26)은 해경 최초로 '금녀의 벽'을 허문 주인공이 됐다. 키 160㎝, 몸무게 47㎏의 가냘픈 몸매와 미모를 갖춘 정 순경의 얼굴을 대하면 "보기답지 않게"라는 말부터 나올 정도다. 국기원 공인 태권도 4단, 검도 1단, 대학에서 2년 동안 배운 유도를 비롯해 킥복싱, 가라데 등 격한 무술을 '보기답지 않게' 두루 섭렵하였으며, 이번 하계휴가기간 동안에는 태권도 사범 연수교육을 이수할 예정이다. 또 지난해 돌하르방배 전국 마스터즈 수영대회 개인 접영 1위, 평형 1위, 04년 아쿠아슬론 대회 여자부분 1위, 7월에 열린 제주시장배 철인3종경기 여자부 5위를 기록하였으며, 수상인명구조원, 수상안전강사 등의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남성도 벅찬 격한 무술과 운동을 배운 이유에 대해 "활동적인 일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정 순경은 지난 6월 해수욕장 안전요원들 훈련에서 조교를 하고, 제주해경 자체 잠수교육을 수료하는 등 특수기동대의 상징인 검은 제복을 입어도 될 '명함'을 갖고 있다. 부산 사하구가 고향인 정 순경은 부모의 만류에도 초등학교 6학년때 태권도를 배우기 시작해 고등학교 때는 정강이에 피멍이 들도록 킥복싱을 익혀 대회에 나갔으나 정작 대적할 상대 여성선수가 없어 사범이 가라데를 배우도록 권유하기도 했다. 부산정보대 체육계열 안전관리학과를 차석으로 졸업한 정순경은 02년 여경 공채에 104.3대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한 재원이기도 하다. 정 순경은 올해 제주대학교 야간 법학부 3학년에 편입해 '주경야독'하고 있는데 전공과목이 경호경비분야라 법을 집행하는 경찰관으로서의 자질을 갖추기 위해 법을 공부하고 있다며, 다방면에서 인정받는 경찰관이 되고 싶다는 소신을 밝혔다. 경찰기본 교육을 받는 동안 훈련 교관이 "정현영 교육생 때문에 여성 특수기동대를 만들어야겠다"는 말을 할 정도였는데 이젠 어엿한 특수기동대원의 일원이 되었기에 꿈이 현실로 다가왔다. 한편 해군 특수부대인 해난구조대(SSU) 출신인 김종성 특수기동대장은 "여자라고 봐주거나 임무수행에서 예외가 없다. 남자 기동대원들과 똑같은 임무를 부여하고 훈련을 시켜 최고의 요원이 되도록 만들겠다"고 밝혔다. 잠자리에 들기 전 윗몸일으키기 60회, 팔굽혀펴기 30회를 해야 잠이 온다는 타고난 근성과 체력을 갖춘 정 순경은 테러 및 해상 특수범죄 진압, 인질 구출 및 해상 전술, 선박 수중 탐색, 긴급 인명 구조 등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임무에 대해 "주어진 기회는 다시 오지 않는만큼 항상 최고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당당함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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