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 진입 위한 승부수…실적 개선이 관건

KG그룹이 동부택배를 인수하며 업계 5위인 로젠을 바짝 쫓고 있다.

KG그룹은 물류ㆍ택배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해 동부택배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인수 주체는 KG이니시스이며, 동부택배 지분 100%를 45억원에 매입했다.

2012년 옐로우캡을 인수하며 물류시장에 진출한 KG그룹은 지난 9일 팍트라인터내셔널을 인수한데 이어, 동부택배까지 인수하며 덩치를 키우고 있다. KG그룹이 택배 시장점유율 4%인 동부택배를 인수하면서 시장점유율 3%인 KG옐로우캡을 합쳐 7%까지 끌어올렸다. 업계 5위인 로젠(8%)을 바짝 쫓는 형국이다.

KG그룹은 전자상거래 시장이 확대되면서 택배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만큼 규모의 경제를 갖추기 위해 동부택배를 인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규모를 키워 택배업계 빅3로 자리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다.

KG그룹은 동부택배 인수를 통해 강점을 가진 온라인 결제서비스와 팍트라인터내셔널, 옐로우캡을 결합해 국내외 택배시장은 물론 온라인부터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경쟁력을 갖출 계획이다. 팍트라인터내셔널이 보유하고 있는 세계 13개 국가의 총 25개 자체 네트워크 물류기지와 동부택배가 가진 체계적인 대기업 물류시스템과 서비스 노하우를 결합해 국제-국내 간 통합 물류 서비스는 물론, 글로벌 원스톱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만성적자에 시달리는 KG옐로우캡과 물류택배 지점 연계 등을 통해 운영 효율화와 서비스 개선을 가져와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목적도 있다. 동부택배는 지난해 122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188억원의 영업적자를 냈고, KG옐로우캡도 매출 1159억원에 87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KG그룹의 동부택배 인수에 대해 업계에서는 중견 택배업계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중견 택배업계의 구조조정은 CJ대한통운과 CJ GLS 합병이 시발점이었다. 양 사의 합병으로 CJ대한통운의 시장 점유율이 37%로 올라가면서 중견 택배사들이 이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덩치를 키워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여러 M&A설이 흘러나왔다. 로젠택배, 동부택배, KG옐로우캡, KGB택배 등이 자의반타의반 인수합병 대상으로 거론돼 왔다.

동부택배의 종착역이 KG그룹이 아닐 것이란 얘기도 나오고 있다. KG옐로우캡과 동부택배 매출을 합쳐도 2400억원 수준인데, 이를 가지고 빅3에 들어가겠다고 한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KG옐로우캡을 매물로 내놨던 KG그룹이 동부택배를 돌연 인수한 것이기 때문에 KG그룹이 다른 목적으로 동부택배를 인수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KG그룹이 KG옐로우캡과 동부택배를 합쳐 농협에 매각할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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