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운송시장에서 새로운 수단으로 부각…환경보호, 연비절감

물류업계 주요 화두 중 하나인 ‘친환경 물류’가 대기오염 주범으로 꼽히는 트럭의 변화를 야기하고 있다. 온실가스 규제 대안이자 연비절감 효과가 입증된 천연가스 연료 트럭의 확산이 그것이다. 천연가스 트럭을 도입한 기업들은 친환경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물류기술연구센터에 따르면, 최근 들어 미국 기업들이 천연가스(CNG)를 연료로 사용하는 트럭 구입을 늘리고 있다. 미국 주류업체인 맨해튼 비어(Manhattan Beer Distributors, MBD)가 CNG를 연료로 사용하는 볼보(Volvo)의 트레일러 트럭 VNM200 모델 35대를 구매한 것이 대표적이다. MBD는 2002년부터 CNG 트럭을 늘려오고 있으며, 전체 보유트럭 500여대 중 110대가 CNG 트럭이다.

MBD의 VNM200 구매는 CNG 트럭이 대형 트레일러로 확대됐음을 의미한다. VNM200은 동급 디젤차량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20% 가량 줄어드는 것은 물론, 미국의 낮은 천연가스 가격으로 경제성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MBD 본사가 위치한 뉴욕주 정부가 대기오염 개선을 위해 CNG차량에 대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어 투자부담도 높지 않은 편이다.

미국에서는 MBD 외에도 다수의 기업들이 CNG 트럭을 활용하고 있으며, 운송업체 라이더(Ryder)사는 CNG 트럭 렌탈 서비스를 제공할 정도로 CNG 트럭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기업들에게 CNG 트럭의 가장 큰 장점은 경제성이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천연가스의 가격경쟁력이 퇴색하긴 했지만, 미국 내에서는 셰일가스 생산으로 여전히 경제성을 갖추고 있다. 미국 천연가스 가격은 1MMBtu당 2.25달러로, 원유로 환산하면 배럴당 13.5달러에 불과하다. 국제유가가 40달러 초반대라는 점에서 1/3 수준인 셈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천연가스 가격경쟁력은 여전하다. 미국 EIA는 미국 천연가스 가격이 2040년에도 1MMBtu당 4.38달러에 불과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CNG 트럭이 디젤트럭에 비해 가격이 높지만, 연료비 절감을 감안하면 차액은 5년 내에 회수가 가능하다. CNG 트럭 사용에 따른 친환경 기업 이미지 구축과 정부의 친환경보조금은 덤이다.

미국 정부도 CNG 트럭 확산을 위한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CNG 트럭을 도입하는 기업에게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은 물론, 공공기관용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CNG 트럭 확산이 환경보호와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현재 대중교통 가운데 천연가스 차량 비중이 20%에 불과한데, 향후 도로운송을 천연가스 차량 중심으로 재편해 환경보호와 에너지 안보강화를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은 202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은 2008년 대비 41.8% 감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는 원유 소비량을 줄여야 하는데, 온실가스 배출의 31%를 차지하는 운송부문에 대한 절감이 시급한 상황이다. 결국 화석연료 가운데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적은 천연가스 사용을 늘리는 대안이 거론될 수밖에 없다.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도 석유계열 연료는 유가 변동, 산유국 정세 불안, 국제 원유시장의 불확실성으로 불안 요소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반면, 천연가스는 자급이 가능하기 때문에 자국 산업 발전은 물론 에너지 안보 기반을 공고히 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업계에서는 CNG 트럭이 여러 장점을 가지고 있는데다, 정부 차원의 지원이 더해져 확산속도가 일반의 예상보다 더 빨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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