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톤급 1척, 2018년에 인도 예정

▲ 위동항운 최장현 사장(우측)과 현대중공업그룹 선박해양영업본부 가삼현 부사장이 7월 22일 오후 서울 계동 현대중공업사옥 회의실에 신조선계약을 체결하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한중 최초 카페리선사인 위동항운이 현대미포조선에 3만톤급 카페리선을 신조 발주했다.

인천-위해, 인천-청도 항로를 운항하고 있는 위동항운유한공사(사장 최장현)는 7월 22일 현대미포조선과 3만 1천톤급 로로(RO-RO) 카페리선 1척을 2018년 9월에 인도받는 조건으로 신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위동항운이 발주한 카페리선은 길이 199.1m, 폭 27.0m, 높이 32.0m로 최대 724명의 승객과 컨테이너 320teu를 적재하고 최고 25노트로 운항할 수 있다. 특히 이번에 신조되는 선박은 침수나 화재 등 긴급 상황에 대비해 엔진과 발전기 등 주요 장비를 2개씩 설치해 운항 중 한 장비에 문제가 생겨도 즉시 대응할 수 있도록 국제해사기구(IMO)가 정한 해상인명안전협약(SOLAS)의 강화된 규정인 SRTP(Safe Return To PORT)가 적용된다.

또한 유사시 승객과 화물의 안전과 보호를 위해 위성항법장치를 비롯해 화재자동경보기, 스프링클러 등 각종 소방장비와 다양한 안전설비를 갖추게 되며 선체 내부도 호텔처럼 안락한 122개 객실과 최고급 인테리어 자재 및 디자인이 적용된 레스토랑, 커피숍, 면세점, 공중 샤워실, 게임룸, 노래방, 편의점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추게 된다.

위동항운은 현재 인천-위해항로에 2만 6천톤급 NEW GOLDEN BRIDGE II호, 인천-청도항로에 3만톤급 NEW GOLDEN BRIDGE V호를 투입해 운영중인데 NEW GOLDEN BRIDGE II호가 현재 선령 26년으로 노후화돼 이번에 신조선을 발주하게 됐다. 위동항운은 신조선을 인도받는데로 인천-청도항로에 투입하고 인천-청도항로를 운항하던 NEW GOLDEN BRIDGE V호는 인천-위해항로에 전배시켜 운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NEW GOLDEN BRIDGE II호 대체 발주를 추진해왔던 위동항운은 한중일 조선소를 폭넓게 비교해 가격적인 측면보다는 선박의 안전과 고객 서비스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투입되는 기자재와 인적 자원, 선박건조 품질 등이 세계 최고 수준인 현대미포조선을 최종 건조선사로 낙점돼 이번에 정식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

위동항운 관계자는 “한중간 최초 카페리 선사로서 그동안 쌓아온 운항 노하우와 한국 조선소의 우수한 기술력을 접목해 한중 카페리항로에 최적화된 선형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위동항운은 한국선급과 공조해 각종 규정에 부합하도록 건조과정을 철저하게 관리감독하고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각종 원부자재를 투입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최고급 카페리선을 건조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위동항운과 현대미포조선의 신조선 발주는 최근 중국이 독식하다시피 하고 있는 한중 카페리 선박 건조 시장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세월호 사고 이후 한중 양국 정부는 선박 안전관련 규정을 대폭 강화해 노후선박의 교체를 독려하면서 현재 총 16개 한중 카페리항로를 운항하는 선사 대부분이 신조를 진행 중 이거나 검토하고 있다.

이러한 기조 속에 중국 조선소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석도에 위치한 황해조선은 인천-석도항로를 운항하는 화동훼리를 시작으로 인천-단동, 평택-연태, 군산-석도, 평택-위해 등 총 5척을 이미 수주했다.

이 기간 동안 국내 조선소는 단 한척도 수주하지 못했으나 이번에 한중 최초 카페리선사인 위동항운이 현대미포조선에 발주를 하게 됨에 따라 카페리 신조 수주 분야에서 국내조선소가 새로운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또한 글로벌 조선시장에서 국내 조선소들의 주력 선종인 일반상선시장은 최근 극심한 침체를 겪고 있으나, 독일, 이탈리아 등이 주도하는 여객선 시장은 금년 상반기에 이미 작년 연간수주량과 맞먹는 실적을 달성하는 등 활기를 띄고 있다.

일본의 미쓰비시 조선도 최근 여객선 시장 진출을 선언한 바 있다. 이러한 시장 상황에서 이번 위동항운의 발주는 최고 수준의 조선기술을 가진 현대미포조선과 국내 조선소들이 글로벌 여객선 시장에서 세계와 경쟁할 수 있는 첫 발을 내딛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한편 현대미포조선은 지난 2002년 1만 7천톤급 카페리인 성희(星希)호를 국내 최초로 국적선사인 부관훼리㈜에 인도한 바 있다. 이 선박은 14년이 지난 지금도 부산과 일본 시모노세키항을 오가며 탑승객들로부터 쾌적하고 편의성이 높은 안전한 여객선으로 인정받고 있다.

위동항운도 선가가 저렴한 중국 조선업체의 유혹을 떨쳐내고 중형선 분야 세계 최고의 기술력과 품질을 인정받고 있는 현대미포조선에 여객선을 발주함으로써 승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의지표명과 함께 한-중노선 카페리 운항 업계 1위 선사로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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