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5.9%, 수입 -2.3%…“자동차 파업, 갤노트 리콜 영향”

증가세로 돌아섰던 수출입이 한 달만에 다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추석 연휴로 조업일수가 줄어든데다, 자동차업계 파업과 갤럭시노트7 리콜이 겹친 결과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2016년 9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수출은 전년 동기대비 5.9% 감소한 409억 달러, 수입은 2.3% 감소한 338억 달러를 기록했다. 8월 들어 20개월 만에 수출입 증가세를 기록했지만, 다시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무역수지는 71억 달러 흑자로 56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9월 수출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에 대해 산업부는 자동차 파업과 갤노트 리콜을 가장 큰 요인으로 꼽았다. 현대차 노조의 전면파업 등으로 11.4억 달러, 갤노트 리콜로 3.7억 달러에 수출 차질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9월 자동차 수출은 24.2억 달러로 전년 동기(31.9억 달러) 대비 24% 감소하며 올 들어 최대 감소세를 보였다.

여기에 조업일수 감소로 10.1억 달러, 선박 인도물량 감소로 3.5억 달러 등 일시적 요인도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한진해운 사태로 인한 물류대란도 2천억 달러 규모의 수출차질로 이어졌다.

그러나 수출부진을 자동차 노조 파업으로 돌리기에는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산업부는 4월 자동차 수출이 18.3% 감소했을 때 신흥국 수요감소와 완성차업계의 해외생산기지 가동 등을 요인으로 꼽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차와 기아차의 경우 9월 해외판매물량이 늘어났다. 현대차는 34.5만대를 판매해 0.8% 증가했고, 기아차는 19.7만대를 판매해 7.5% 늘어났다. 현대차 노조는 “파업으로 생산량이 줄어든 것은 맞지만, 현대기아차가 200만대에 달하는 완성차 재고를 가지고 있어 수출차질이 크지 않을 것이다”고 반박했다.

9월 일평균 수출액은 6월을 제외하고 올해 최대인 19.5억 달러를 기록했다. 선박을 제외할 경우 18.4억 달러로 올해 최대 수준이다. 그럼에도 수출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수출물량이 0.5% 줄어든데다, 수출단가가 5.5% 감소했기 때문이다.


△ ITㆍ가전은 회복세 지속, 중후장대 산업은 침체

9월 수출을 품목별로 살펴보면, 선박, 자동차, 석유제품 등 중후장대 제품의 수출부진이 눈에 띈다.

가장 큰 감소세를 기록한 품목은 무선통신기기였다. 성수기에 진입했지만, 해외생산공장 가동으로 수출이 감소했고, 갤노트7 리콜 및 판매중지가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대비 27.9% 감소한 24억 달러를 기록했다.

자동차 수출은 24% 감소한 24.2억 달러를 기록했다. 파업에 따른 수출차질이 적지 않았고, 해외 현지생산량이 많아지면서 국내 수출물량이 줄어든 결과이다. 반면, 자동차부품은 3.5% 증가한 21.9억 달러를 기록했다. 완성차 업체들을 따라 해외로 진출하면서 해외생산공장에 납품하는 물량이 많아진 것이 수출증가로 이어졌다.

가전 수출은 18% 감소한 10.4억 달러를 기록했다. 국내 공장이 고가 제품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수출단가는 상승했지만, 해외공장 가동으로 수출물량이 감소한 결과이다. 반면, 컴퓨터 수출은 교체 및 SSD 수요의 꾸준한 증가에 힘입어 13.3% 증가한 7.6억 달러를 기록했다.

선박은 13.6% 감소한 22.5억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 LNG선 3척, 컨테이너선 5척 등 29척을 인도했지만, 올해 9월에는 LNG선 2척을 포함해 26척 인도에 그친데다, 수주선가가 낮아 감소세를 피하지 못했다.

석유제품ㆍ화학 부문은 9월에도 희비가 엇갈렸다. 석유제품은 유가하락세에 가동률 하락까지 겹치면서 13.4% 감소한 23.5억 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석유화학은 대규모 정기보수에 따른 수출물량 감소에도 0.1% 감소한 30.7억 달러로 선방했다.

철강제품과 일반기계 수출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철강은 중국발 단가 상승에도 글로벌 수요 부진 등의 영향으로 4.1% 감소한 22.6억 달러를 기록했고, 일반기계는 주요 수출국 수요감소로 0.2% 감소한 36.5억 달러를 기록했다.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는 2.6% 감소한 57.1억 달러를 기록했다. 메모리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스마트폰 신규모델 출시로 수출이 호조세를 보였지만, 지난해 9월 역대 최대 수출실적(58.5억 달러)을 보인데 따른 기저효과로 감소세를 피하지 못했다.

평판디스플레이는 OLED 수출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LCD 패널가격이 작년에 비해 여전히 회복되지 못해 3.7% 감소한 23.5억 달러를 기록했다. 섬유는 고부가제품 판로가 확대되면서 0.2% 증가한 11억 달러를 기록했다.


△ 신흥시장 수출 회복세 완연

지역별로는 베트남 수출이 증가세를 이어갔고, 일본과 중남미 수출은 증가세로 전환됐다. 주력 지역인 중국ㆍ미국ㆍ중동 수출은 여전히 감소세를 이어갔지만, 회복세가 완연한 분위기이다.

전체 수출의 25%를 차지한 중국 수출은 9.1% 감소한 109.5억 달러를 기록했다. 중국 경제가 반등하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지만, 스마트폰과 자동차 수출이 현지 브랜드 성장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수출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 수출은 6.1% 감소한 51.3억 달러를 기록했다. 중국과 마찬가지로 소비, 고용 지표 등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지만,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고조되고 있는데다 갤노트7 수출이 차질을 빚으면서 수출 감소세가 이어졌다. EU 수출은 14.5% 감소한 37.9억 달러를 기록했다. 선박 인도 감소가 수출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일본 수출은 21.7억 달러로 6.3% 증가했다. 실질 GDP성장률이 2분기 연속 성장세를 보인데다, 마이너스 금리정책으로 민간 투자가 확대되면서 수출여건이 개선되고 있다. 엔고 영향으로 석유화학, 철강 수출이 호전된 것도 수출 증가세를 견인했다.

아세안 수출은 주요국의 경제성장세가 이어지는 등 시장여건이 개선되면서 감소세가 완화되고 있다. 1.3% 감소한 62.9억 달러를 기록했다. 베트남 수출은 16.9% 증가한 28억 달러를 기록하며 증가세를 이어갔다.

중동 수출은 저유가와 정세불안 여파로 19.1% 감소한 19.1억 달러에 그쳤고, 중남미 수출은 경기침체 완화 추세로 0.2% 증가한 21.2억 달러를 기록했다. 인도는 9.6% 감소한 9.6억 달러, CIS는 2.8% 감소한 5.6억 달러를 기록했다.


△ “4분기 수출 플러스 전환에 집중”

정부는 수출회복세 지속 및 확산을 위해 기존 수출대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한편, 추경사업의 신속한 집행과 수출 현장애로 해소를 집중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추경예산을 활용해 신흥시장(5.2조), 중소중견업체(0.6조), 해외 프로젝트(0.7조) 등에 대한 무역보험을 총 6.5조원 추가 지원하고, 해외전시회ㆍ지사화사업 지원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면세점 납품 중소ㆍ중견기업도 200여개 수출지원정책 수혜대상에 포함하고, 기능성ㆍ맞춤형 화장품 시장 활성화, 글로벌 혁신신약 개발 촉진 등 5대 유망 소비재 프리미엄화 프로젝트 이행도 가속화할 예정이다.

심화되는 보호무역주의 추세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도 힘쓸 계획이다. 분기별로 비관세장벽 협의회를 개최하고, 통상장관회의, 자유무역협정(FTA) 이행위원회 등 양자ㆍ다자간 채널을 가동해 무역장벽 해소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한진해운 사태에 따른 물류대란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에도 힘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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