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고통분담 전제…총 3.2조원 자본확충으로 부채비율 900%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에 총 3.2조원에 달하는 자본확충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미 4천억원이 유상증자로 투입됐는데, 추가로 2.8조원을 더 넣겠다는 것이다.
10일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수출입은행과 함께 추가로 2.8조원 규모의 자본확충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대우조선해양에 총 4.2조원 규모의 유동성 지원방안을 확정하며 자본확충으로 2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보다 1.2조원 더 늘어난 것이다.
산은은 자본확충 이전에 효과 극대화 및 대주주의 경영책임 이행 차원에서 산은 보유주식에 대한 차등감자를 실시하기로 했다. 대우조선해양 정상화추진 이전에 보유했던 주식 0.6억주는 무상소각하고, 잔여지분은 완전자본잠식에 따른 결손금 보전을 위해 10:1 비율로 무상감자한다. 감자가 마무리되면 산은은 1.8조원 규모의 출자전환을 실행한다.
대우조선해양 최대채권자인 수은은 출자전환에 참여하지 않지만, 1조원을 투입해 자본성이 인정되는 영구채를 매입하기로 했다.
산은은 대우조선해양 자본확충이 완료되면 완전자본잠식이 해소되고, 자기자본이 1.6조원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부채비율이 900% 내외로 대폭 개선돼 대우조선해양 수주경쟁력 강화 등 경영정상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자본확충 방안에 대해 산은은 대우조선해양 노사의 고통분담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통분담에 대한 확약 없이는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산은 관계자는 “엄혹한 경영환경을 고려할 때 산은과 수은의 재무구조 개선지원은 정상화 지속 추진을 위해 달성해야할 여러 요건 중 하나에 불과하다”면서 “현재의 경영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대우조선해양 노사의 일치단결된 노력과 고통분담이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전제조건 이행을 위해 산은은 대우조선해양과 노조에게 자구계획을 충실하게 이행할 것을 확약하는 노사확약서를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산은은 자본확충을 포함한 정상화 작업 지속과 계속기업 유지를 위한 필수적인 선행 조건임을 강조하며, 조속한 시일 내에 노사확약서가 제출되지 않을 경우 신규자금 지원중단 등 구조조정 원칙에 입각해 처리방안을 재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