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0.4% 수준…RG발행 금액 전년비 67% 급감
대형조선 81%·중견조선 79% 증가

정부의 중소조선사 선수금환급보증(RG) 대책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소형조선사 대상 은행권의 RG 발급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정유섭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권의 조선사 대상 RG 발급금액 6조1400억원 가운데 소형조선사 대상 발급금액은 0.4%인 272억원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조선업체가 선박 수주시 선주로부터 선수금을 받으려면 은행, 보험회사 등 금융회사가 조선업체 파산시 선수금을 대신 물어주겠다는 보증이 필요한데 이 보증서를 선수금환급보증(RG)이라고 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지난해 17개 국책 및 시중은행이 조선사를 대상으로 신규 발급한 RG는 217건, 6조1381억원으로 2016년 대비 각각 110.7%, 77.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업 시장이 2016년에 바닥 친 뒤 지난해 세계 선박 발주량이 80% 급등하는 등 회복세를 보이면서 RG 발급도 증가한 것이다.
 
그러나 대형 및 중견 조선사를 제외한 소형조선사를 대상으로 발급된 RG는 지난해 단 13건, 272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등 조선 빅3에 전체 발급금액의 83.4%인 5조1162억원(148건), STX조선해양, 성동조선해양, SPP조선, 대선조선, 대한조선, 한진중공업 등 6개 중견 조선사에는 16.2%인 9947억원(56건)이 발급됐다.
 
지난해 대형 및 중견 조선사 대상 은행의 RG 발급금액이 2016년 대비 각각 81.3%, 79.2% 급증한데 반해, 소형 조선사는 2016년 823억원에서 지난해 272억원으로 67%나 급감했다.
 
정유섭 의원은 “최근 업황 악화와 대형사 수주감소로 줄도산 위기에 빠진 소형 조선사에 은행들이 RG 발급을 여전히 기피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8월, 정부는 중소조선사를 대상으로 4년간 1000억원의 특별보증을 지원하는 ‘중소조선사 대상 RG발급 원활화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소형 조선사는 정부대책이 발표된 지난해 하반기 RG 발급금액이 상반기에 비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상반기 소형조선사 대상 RG발급은 7건으로 199억원을 기록했으나 하반기에는 6건(73억원)으로 오히려 하락했다.
 
정유섭 의원은 “올 초 정부가 적자수주를 가능하도록 수주 가이드라인을 대폭 완화한 대상도 빅3 대형조선사에 국한돼 중소조선사 대책에 손을 놓은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며 “고사상태에 빠진 소형조선사는 나 몰라라 하고 대형 조선사만 챙기는 정부의 안이한 현실인식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중소 조선사에 대한 추가 금융지원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한국해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