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스자코니, JOC 편집국장

▲ 마크 스자코니 국장
미국과 중국간 격화하는 보복관세가 환태평양 무역에 위력을 가하고 있다. 철강을 포함한 다수의 품목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 일련의 관세전쟁이 컨테이너 무역량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양국의 고율 관세로 인해 치러야 하는 비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해운업이 주목했던 것은 관세의 직접적인 여파로, 2017년 미국과 중국 간 운송된 1350만 teu의 절반 이상이 영향을 받는다고 빌 몬겔루조(Bill Mongelluzzo) JOC 선임 에디터는 신흥시장을 찾는 미국 수출업체에 대한 보고서에서 밝히고 있다. 미국 농산물 수출이 피해를 보는 것 이외에도 미국 제조업체들 역시 높아진 비용 부담으로 인해 직원을 해고하거나 고용을 보류하고 있다는 기사들도 나오고 있다.

그 이면을 보면, 관세는 미 경제에 구조적 변화를 가져오고 있으며 이는 앞으로 수년 동안 소비자 및 수출 수요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이 구조적 변화는 다양한 형태와 정도로 드러나겠지만, 결국 화주들이 장기적으로 피해를 보게 된다는 결론은 같을 것이다.

◆ 농산물 시장 상실=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전쟁으로 피해를 보는 농가에 보상하기 위해 제시한 120억 달러 규모의 구제책에 대해 미 농산물 산업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농부들이 수년 동안 해외 구매자의 신뢰를 잃게 되는 엄청난 리스크에 비하면 이는 미봉책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2014~2015년 미 서해안 항만의 정체 위기로 큰 피해를 보았던 농산물 수출업체들은 이를 잘 알고 있다.

◆ 사업 투자 위축=미 주식시장은 여전히 강세다. MSCI 글로벌 주가지수는 2.8% 상승했고 이대로 가면 8월은 1월 이후 최고 상한가를 찍을 것이라고 블룸버그 뉴스는 전했다. 하지만 관세부과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나면, 기업들이 자본 투자 및 고용을 축소하리라는 것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다. 애틀랜타 연방은행(Atlanta Fed)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제조업체의 30%가 자본 투자 계획을 재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장설비 및 투입품의 수입량 감소와 더 나아가서는 소비자 수입수요 위축으로 인해 투자 역시 위축될 수밖에 없다.

◆ 세금 혜택 감면=또한, 고율 관세는 미국 기업이 세제 개혁으로 누렸던 기존의 혜택을 상쇄할 것이라고 전미소매업 연합회와 진보진영 싱크탱크인 카토 인스티튜트(The Cato Institute)가 밝혔다. 법인세율을 35%에서 21%로 인하했던 세제 개혁으로 인해 미국의 무역 적자가 일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비영리단체인 세금재단(Tax Foundation)이 밝히기도 했다.

◆ 집값 상승=자동차 업계는 철강 관세로 인해 자동차 제조비용이 수천 달러 인상될 것이라고 경고하며, 철강 관세의 영향력을 제대로 조명하는 데 성공했다.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고 있지만, 건축자재부터 가전제품에 이르는 미국 수입에 있어 철강만큼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이 관세들로 인해 주택 비용이 얼마나 상승하게 될 것인가이다. 이미 계약된 건축에 대해서는 건축자들이 고율 관세로 인해 인상된 목재 비용을 감당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주택 구매자들은 내년 신규 주택 시장에서 고율 관세의 영향을 느끼게 될 것이다.

관세 전쟁이 미치는 파급력은 지속할 것이다. 물론 화주들은 그들이 운송하는 제품에는 최대 25%의 관세가 부과되지만 이를 실어 나르는 장비는 면제되었다는 점을 위안 삼을 수도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8월 23일부터 16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예고했는데, 이번 조처의 관세 대상 품목 중 의견 청취 기간에 따라 면제되는 5개 품목 중 하나로 컨테이너가 선정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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