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주상호보험(KP&I) 문병일 전무가 17일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하고 내년 급여를 전액 반납하겠다고 밝히자 다음날 팀장급 간부 4명이 머리카락을 짧게 자르고 비상경영체제에 동참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줬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문병일 전무가 급여 반납을 선언하자 팀장급 간부 4명도 심기일전하자는 의미와 내년에 어려움을 잘 극복해보자는 의지를 담아 18일 머리를 짧게 잘랐다. KP&I 간부들은 상여금 반납을 비롯해 비상경영체제 동참을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논의하다가 삭발을 하기로 결론을 내고 18일 근처 미용실에서 머리를 짧게 자른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KP&I 문병일 전무의 급여반납과 간부들의 삭발 투혼을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은 양분되고 있다. 먼저 위기상황을 타개해보겠다는 KP&I 임직원들의 강한 의지 표현에 대해 국적선사들도 KP&I를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했어야 하는데 그러하지 못했으니 앞으로 좀 더 지원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다.

최근 해상보험업계가 요율 인하 경쟁으로 대단히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고 P&I 보험도 IG클럽들의 적극적인 공세가 이어지면서 KP&I의 위기의식은 상당히 높아진 상황이다. 결국은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적선사들이 KP&I를 좀 더 적극적으로 지원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시선은 너무 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을 나무랄 수는 없지만 선사 입장에서는 조금 과하다는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다. 통상 우리가 생각하는 삭발은 내가 원하는 것을 상대방이 들어줄 것을 요구하는 가장 강한 방법 중 하나인데 마치 선사들에게 KP&I 가입을 강요하는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밝혔다.

P&I 보험 갱신이 2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KP&I의 이와 같은 비상경영체제 선언이 과연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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