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올해의 인물 / 해운중개업 부문  STL글로벌 권순일 상무

해운중개업계의 새로운 기수로 부각돼

중개업협회 발전 위해 헌신적인 활동
“국적선사-국내브로커 상생만이 살길”

2018년 올해의 인물 해운중개업 부문 수상자는 약관 47세의 에스티엘글로벌(주) 권순일 상무로 결정이 됐다. 1998년부터 시작된 올해의 인물 수상자 선정작업이 만 20년이 되었지만, 40대 수상자를 선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CEO가 아닌 수상자는 이번이 두 번째이다. 이 같은 파격적인 수상자가 나온 것은 역으로 해석해 보면, 권순일 상무가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해운중개업의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기여한 바가 많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한국해운중개업협회는 권순일 상무를 올해의 인물로 적극 추천하면서 “협회 발전을 위해 헌신적인 활동을 해왔고 해운거래정보센터 패널브로커로도 참여하는 등 해운중개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사익을 떠나 공익적인 활동에 앞장 서고, 한국해운산업의 미래를 걱정하는 마음에서 그 발전 방향에 대해 토론하기를 즐기는 권순일 상무는 차세대 해운인들이 가야할 방향을 잘 제시해주고 있다. 그가 해운중개업계의 새로운 기수로 부각되고 있다고 보는 이유이다. <전문>


권순일 상무는 강원도 원주 출신으로 원주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국해양대학교에 들어가 1995년에 항해학과를 졸업(47기)함으로써 해운업계와 인연을 맺게 됐다. 1997년 한샘인터내셔널에 입사하여 해운중개업을 접하게 된 이후, FEARNLEYS KOREA에서 선박매매 업무를 시작하여 MSP, FAIRBRIDGE 등을 거치며 내내 S&P 브로킹 업무에 집중하여 S&P 전문브로커로 성장했다. 그 이후 2013년에 STL글로벌(대표: 황재웅)에 합류하여 이 회사에서 S&P를 비롯한 해운중개업무 전반을 이끌고 있다.

권상무가 S&P업무와 브로킹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STL글로벌(주)은 스테인리스 스틸의 주원료인 크롬과 니켈을 중국과 러시아 등지로부터 포스코나 일본의 신일본제철로 수송하는 일이 주업무인 글로벌 로지스틱 컴퍼니이다. 연간 40만톤에서 50만톤의 화물(크롬, 니켈)을 수송하여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강소(强小)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수송에는 2000-3000톤의 작은 벌크선이 쓰이나 STL글로벌은 배들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 용선해서 쓰고 있다. 권상무는 주업무는 S&P 브로킹이나 소형선들을 용선하고관리하는데도 관여하고 있다.

STL의 또 하나 중요한 업무가 선박대리점 (Agency) 업무이다. 주로 그리스 선주와 중국 선주들의 배가 한국에 기항할 때 그 대리점으로서 업무를 하는데, 그리스 선주가 신조선 발주할 때도 대리점업무를 위탁하는 경우도 있다. 세 번째로 중요한 업무가 바로 권상무가 주도하는 S&P 업무와 브로킹업무이다. STL글로벌은 사회 공헌활동에도 열심이다. 2016년부터 10년동안 한국해양대학교와 목표해양대학교에 각각 총 1억씩 장학금으로 기탁하기로 약정하여 매년 이를 이행하고 있다.

권순일 상무는 해운중개업계의 뉴제너레이션이다. 뛰어난 언어 구사력(영어)을 바탕으로 해외에 많은 파트너 브로커들과 교류하고 있으며, 중국, 일본, 러시아 등 극동지역을 중심으로 국제적인 비즈니스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그의 전공분야는 선박매매(S&P)로 그가 일을 시작한지 16년만에 혼자서 거의 100건 정도의 거래를 성사시켰다고 한다. 이같은 실적은 한해에 평균 6건 정도의 S&P 성약 실적을 올린 것이니 대단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요즈음 같은 해운불경기에는 한해에 한건의 S&P 거래도 어렵다는 얘기가 있는데, 이를 감안해 보면 매우 놀랄만한 성과인 것이다.

권 상무가 S&P 업무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고객에게 조금이라도 이익이 되는 쪽으로 거래를 성사시키도록 노력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권상무가 주선한 매매건으로 커더란 이익을 얻은 선주들도 상당 수에 달한다고 한다. 그가 2013년에 STL글로벌에 합류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도 STL글로벌이 가지고 있던 선박을 적기에 높은 가격으로 매각을 할 수 있도록 도왔기 때문이라고 한다. 최고경영자의 눈에 들어 스카웃이 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2006년, 2007년 마켓이 막 뛸 때 오히려 저는 딜을 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저는 그 때 ‘이것은 미친 마켓이다’라는 생각에서 고객들에게 선박 매입을 하지 말고 기다려달라고 얘기를 했습니다. 그 때 성사된 거래가 별로 없어서 돈벌이는 못했지만, 제가 주선한 건으로는 욕을 먹지 않아서 아주 떳떳한 심정이었습니다. 오히려 제가 낮은 가격에 산 배들은 파는 게 좋겠다고 얘기해서 실제로 매각하여 재미를 본 선사들도 있습니다.”

권 상무는 자신의 이익을 앞세우지 않고 진정으로 고객의 이익을 위해 노력해야만 비즈니스가 오래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특히 S&P 비즈니스는 거래를 성사 시키고, 고객의 신뢰를 얻어 내기까지는 많은 시간에 걸친 투자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S&P 한건을 성사시켰다고 하면, 그 이전에 이미 엄청난 투자가 이뤄진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한 시간과 노력의 투자도 없이 무작정 S&P를 해보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이 있어서 걱정이 된다고 했다. 이렇게 비즈니스의 기본을 지키지 않는 경우는 제대로 성사가 될 리도 없고, 설사 재수가 좋아 성사 된다고 해도 1회로 끝나고 만다고 그는 말했다.

권순일 상무가 해운중개업계의 가장 큰 과제라고 생각하는 것은 ‘국적선사들의 국내 브로커 이용을 어떻게 늘려나갈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최근 해운불황의 여파로 국내 해운중개업체들은 문을 닫거나 개점 휴업인 상태인 회사들이 많은데, 그 원인 중의 하나가 국적선사들의 국내 해운중개업체 기피현상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것을 어떻게 불식시킬 수 있는가가 당면 과제라고 권상무는 지적했다.

“일부 대형 국적선사들은 절대로 국내 브로커를 쓰려고 하지 않습니다. 물론 국적선사들이 그런 태도를 보이는 것은 그동안 일부 브로커들이 잘못을 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이제는 해운산업의 전반적인 발전을 도모한다는 측면에서 정부당국이 제도적으로 국적선사들이 협회에 가입된 해운중개업체들을 쓰도록 유도해야 할 것입니다. 물론 국내 브로킹업체들은 국적선사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제대로 하는 모습을 먼저 보여줘야 할 것입니다. 제도적으로 해운중개업이 뒷받침이 되고 업계 스스로도 실력을 향상 시키고, 단합된 힘을 보여준다면 우리의 해운중개업이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권순일 상무는 “해운중개업을 면허제로 하여 해운중개업협회에 가입하지 않고는 영업을 할 수 없는 정도의 강력한 대책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결국 국적선사의 국내브로커 이용문제도 먼저 상생의 마인드가 형성이 돼야지만 가능한 일”이라고 ‘업종간의 상생’이 중요함을 역설했다.

권 상무가 협회 일에 발벗고 나서고 비용과 시간을 들여가면서 까지 해운중개업 발전을 위해 애를 쓰게 된 계기와 그 이유는 “협회 활동을 통해 한국해운의 발전을 위해서 토론하고 서로 고민을 함께 하는 분위기가 너무나 좋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지금은 해양진흥공사 소속으로 되어 있는 해운거래정보센터의 패널브로커로서 함께 토론도 하고, 서양의 BDI 지수에 맞서는 MEiC지수를 개발한 것 등은 보람있는 일이었다고 회고했다.

“저는 해운거래정보센터 초창기부터 관여했었고, 해운중개업에 대한 홍보나 중개업협회 가입 유도에도 발벗고 나섰습니다. 내 개인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을 굳이 내가 성심껏 한 이유는 우리 한국해운이 어떻게 나가야 할지 그 방향을 정하는데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는 그저 조금 기여를 했을 뿐입니다. 해운거래정보센터가 오늘날과 같이 자리 잡게 된 데는 협회장님을 비롯한 업계 원로분들의 도움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이런 기회에 그분들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권순일 상무 약력>
△1972년 강원도 횡성 출생 △진광중학교 졸업 △원주고등학교 졸업 △1995년 한국해양대학교 항해학과 졸업(47기) △1995-1997 해군 2함대사령부 근무 △1997-2003 한샘인터내쇼날 파나막스 카고브로킹 △2003-2004 FEARNLEYS KOREA S&P 담당 △2004-2009 MSP 부장 (S&P) △2009-2013 FAIRBRIDGE GLOBAL 부장 (S&P) △2013-2018 STL글로벌 상무 (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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