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앤컴퍼니·하나은행에서 회사 정상화 시위
노동위원회에 조정 신청, 강력한 투쟁 예고

에이치라인해운 선원노조가 11일 한앤컴퍼니 본사에서 회사 정상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에이치라인해운 선원노조가 11일 한앤컴퍼니 본사에서 회사 정상화 시위를 벌이고 있다.

국내 대표 전용선사인 에이치라인해운(H-Line)이 사실상 3년째 임금동결 결정을 통보하자 선원노조가 협상결렬을 선언하고 더 이상의 양보는 없다며 강력한 투쟁을 예고하고 나섰다.

에이치라인해운해상직원동조합(위원장 권기흥)은 7월 11일부터 13일까지 3일간 에이치라인해운 최대주주인 한앤컴퍼니와 하나금융그룹 본사 앞에서 회사 정상화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에이치라인해운 노사는 지난 3월부터 임금협상을 진행해왔으나 사측이 사실상 동결과 다름없는 인상안을 제시하자 노조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정당한 임금협상과 처우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권기흥 위원장은 “선원들은 코로나19라는 위기 속에서 회사를 살리고자 지난 2년간 사실상의 임금 동결 수준의 양보를 해왔다. 그러나 사측은 그동안의 협상을 뒤엎고 6월에 급격한 임금인상은 불가하다는 해괴한 논리로 사실상 3년째 임금 동결을 요구하고 있다. 선원들을 얼마나 우습게 생각하고 우롱하고 있는 것인가? 앞으로 더 이상의 양보는 없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2년간 임금동결됐던 만큼 벌크선은 8%, LNG선은 11%의 임금 인상을 요구했으나 사측은 벌크선은 동결하고 LNG추진 벌크선은 5%, LNG선은 4% 인상하는 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권기흥 위원장은 “선원들은 그동안 비용절감 속에서도 안전운항을 달성하고 사익 추구를 위해 밤낮없이 항해하고 정비했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최우수 선사에서 2류 선사가 되었다는 자괴감과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시스템 속에서 제대로 지원받지도 못하고 희생만을 강요받는 승선생활”이라며 강력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8년 전 대한민국 최우수 선사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전용선 사업부분을 인수해 출범한 에이치라인해운은 그동안 누계 영업이익은 1조 3천억원, 순이익은 7500억원에 달할 정도로 재무적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대주주인 한앤컴퍼니가 비용절감만 강조하면서 선원들을 비롯한 직원들의 처우는 악화시켜 이직률이 올라가는 등 회사가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고 있어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는 게 선원노조의 입장이다.

권 위원장은 “이제는 비정상을 정상화로 돌려야 한다. 선원을 과거처럼 최고로 대우하고 육상조직을 늘려 선박의 관리지원 인력을 보강해야 한다. 비용절감만 외칠 것이 아니라 사업전환을 위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 그렇지 못하면 에이치라인해운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선원들은 행동할 것이다. 회사의 정상화를 통해 우리가 일하고 싶은 직장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강력한 투쟁을 예고했다.

에이치라인해운 노조는 사측이 두자릿수 임금인상과 회사 정상화를 위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이번주중으로 노동위원회에 조정 신청을 내고 본격적인 노동쟁의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권 위원장은 “에이치라인해운이 우리가 바라는 바를 함께 고민하고 이룩한다면 지금보다 더 큰 성과와 세계 최고의 전용선사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2년여간 우리가 참고 함께 했던 양보의 미덕을 회사와 한앤컴퍼니가 보여주길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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