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조선업계 분사화 점차적 확대 日立造船이 일본 최대규모의 자사 주력 조선소인 有明工場을 오는 10월경에 분사한다. 종업원 약 1,250명의 임금인하를 포함하여 근본적인 개혁을 서두르는 것이다. 중장기적 종합경영에 변혁을 촉구한 계기는 다름이 아닌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한국의 대형 조선소이다. 중장기적인 존망을 걸고 대담한 개혁에 착수한 곳이 세계 톱클라스의 가격경쟁력을 갖춘 有明工場인 것만큼 일본의 造船重機 각사에 커다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有明工場은 VLCC 건조로 특화한 신예공장으로서 73년 4월에 개업했으며, 三菱重工業의 長崎造船所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규모와 생산성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국제상품인 VLCC의 가격은 7,000만달러(약 85억엔)를 밑도는 수준까지 하락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일본의 건조 코스트는 90억엔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어 한계수준까지의 합리화를 추진한 상태에서 약 5억엔의 코스트 차이를 메우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일 것이다. 대량건조로 급속히 경쟁력을 구축해 온 한국세와 계속 경쟁하기 위해서는 有明工場일지라도 고정비의 압축, 기술력의 강화가 불가피해지고 있다.또한 三菱重工業 長崎造船所(長崎市)의 香燒工場도 VLCC(20만중량톤 이상의 대형 탱커)의 전용공장이다. 같은 九州에서도 도시근교에 위치하고 있는 香燒工場은 有明工場에 비해 종합적인 인건비가 높다. 有明工場이 한국의 대형 조선소를 겨냥하여 가일층 코스트 삭감에 착수하면 香燒工場도 이를 따를 수밖에 없게 된다. 실제로 분사화를 이용한 인건비 절감책은 부분적이기는 하지만 확대경향을 보이고 있다. 石川島播磨重工業은 97년 2월에 주력 조선소인 吳第一工場(廣島縣 吳市)에 자회사 2社를 설립했다. 강재의 절단 및 조립 등을 담당하고 있는 IHI 吳마린컨스트락션(종업원은 약 270명)과 도장업체인 IHI 마린코팅(동 70명)의 사원은 石播에서 파견되었다. 2社가 모델로 삼고 있는 것은 相生事業所(兵庫縣 相生市)에서 수선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IHI 암테크이다. 90년 4월의 설립당초는 전원이 파견사원이었지만 9년째인 지금은 680명중에서 110명을 독자적으로 채용했다. 石播 본체보다 낮은 임금체계를 적용하는 한편 젊은 종업원으로 교체하여 총인건비를 억제하는 것이 목적이다. 三井造船은 수선부문인 由良工場(和歌山縣 由良町)의 채산개선을 위해 오는 5월에 자회사인 MES由良을 신설한다. 종래에도 파견사원 중심의 자회사인 由良三井造船을 통하여 운영하고 있었지만 일단 이것을 폐쇄하고 인원 규모도 200명에서 약 100명으로 줄이는 한편 새로운 임금제도를 설정함으로써 고정비를 낮출 방침이다. 원래 日立造船의 有明工場은 자체에서 설계부터 조립, 의장까지 선박건조의 전공정을 이미 6개 자회사에 일임하고 있으며, 본사가 관여하는 부문은 인사, 경리, 자재 등의 관리·간접부문뿐이다. 경영책임을 명확히 하고 기동성을 갖춘 조직을 목표로 최근 수년간 자회사를 잇따라 설립해 왔다. 이러한 분사화의 최종 단계는 有明工場 전체의 분사화이다. 물론 분사화는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다. 川崎重工業의 小野靖彦 부사장은 "엔지니어의 수준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라며 채용면에서 완전 분사화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사내에서 기술 및 인재를 상호간에 융통하는 종합경영의 이점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10년 전부터 논의하고 있지만 아직 실현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가격경쟁력에서 선행하고 있는 日立造船이 한국에 조준을 맞추어 임금수준을 낮추게 되면 같은 환경에서 수주경쟁을 벌이고 있는 다른 업체도 이것을 무시할 수 없게 된다. 더욱이 분사화 체제에서는 사업채산이 더욱 명확해지고 본체의 1개 사업부문에서는 실행하기 어려웠던 사업 매각 및 철수 등의 선택도 현실감이 커진다.한국의 거센 도전 및 앞으로 예상되는 중국의 능력증강으로 조선의 공급차이는 세계적인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일본 기업에 있어서 有明工場의 분사는 한가지 해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설계·건조의 코스트 삭감 이상으로 경영결단의 능력이 승부를 결정하는 국면에 돌입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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