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현대미포 등 중·대형 조선소 5개사 참여

조선업 원하청 회사들이 상생 협력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 발판을 마련키로 합의해 주목된다. 

고용노동부와 울산시는 2월 27일 현대중공업에서 중·대형 조선소 5개사, 해당기업 사내협력사협의회 등과 ‘조선업의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을 위한 상생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상생 협약은 지난해 10월 17일 발표한 '조선업 격차해소 및 구조개선 대책'의 일환으로 조선업 원·하청 사용자가 참여해 상생을 위한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해 그 결실을 맺게 됐다. 

이날 협약 체결식에는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김두겸 울산광역시장, 권명호 국회의원, 조선업 원·하청사 10개사 대표,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등 17명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에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국내 중·대형 조선소 5개사와 해당기업 사내협력사협의회 5개사가 참여했다. 특히 이번 상생 협약은 조선업의 지속가능한 발전, 숙련인력의 육성을 위해 원·하청 상생협력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공통의 인식 아래 원·하청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체결하게 됐다.

이번 협약은 법적 강제나 재정투입만으로는 이중구조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다는 인식하에 원하청이 자율적으로 상생·연대하여 대화를 통해 해법을 마련하고, 정부는 이행과 실천을 적극 지원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현장에서 구현된 첫 사례다. 

종전의 중앙 단위 사회적 대화 방식과는 달리 전문가가 논의의제 및 개선사항을 발굴하여 대안을 마련하고 이해 당사자는 이에 대한 공감과 지지를 바탕으로 상호 설득과 조율의 과정을 거쳐 실천가능한 과제에 대해 합의하는 새로운 사회적 대화 모델을 제시한 것이다. 특히, 조선업은 그간 원·하청 간 상호 신뢰가 필요한 업종이었음을 감안할 때 그 의미가 크다.

상생 협약은 전문을 포함하여 총 8장(章), 27개의 실천과제로 구성되어 있고, 현장에서 바로 실천 가능한 과제에서부터 조선업의 발전 및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중장기 과제까지 모두 포함되어 있다. 특히 원청의 적정 기성금 지급 및 하청의 임금인상률 제고, 에스크로 결제 제도의 적극적 활용 등이 구체적으로 표현되어, 원·하청이 이중구조를 풀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오늘 협약은 끝이 아닌 시작으로 앞으로 정부는 이번 조선업 상생협의체를 노조가 참여하는 공동협의회로 발전시키고 상생임금위원회를 중심으로 업종별 이중구조 실태조사 등을 실시하는 등 다른 업종으로의 확산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날 체결식에 참석한 이상균 현대중공업 대표이사는 “오늘날 우리나라 조선업이 세계 1위의 위치를 굳건히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협력업체들과 함께 노력해왔기 때문이며, 오늘 여기 모이신 분들의 뜻을 깊게 새겨 상생 협약을 적극 실천하겠다. 내국인 채용 확대 등 정부의 선제적인 조선업 인력난 해소 노력에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무덕 현대중공업사내협력사협의회 회장(동형이엔지 대표)은 “이번 협약의 계기로 협력업체의 경영이 정상화되어 소속 근로자의 임금·복지 수준 향상으로 이어지는 등 조선업이 매력적인 일자리로 자리잡아 청년·고령자들이 조선업계에 적극 유입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정식 노동부 장관은 “정부는 이중구조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가용한 모든 정책적 수단을 활용하고 있다. 이미 노조법 개정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말씀드린 바 있지만, 이중구조 문제는 법적·강제적 접근보다는 이번 상생 협약처럼 이해 당사자가 중심이 되어 스스로 해법을 모색하여 이를 실천하는 상생과 연대의 방식이 매우 중요하며, 이것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이 이정식 장관은 “정부는 노동, 공정거래, 산업 등을 포괄하는 ‘이중구조 해소를 위한 종합 대책’을 4월중에 마련할 계획”이라며, “오늘 조선업 상생 협약이 이중구조 대책의 마중물 역할이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먹고 사는 문제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오늘 상생협약이 우리 조선업 원·하청 근로자 모두의 ‘먹고 사는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되고, 더 나아가 우리 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의 희망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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