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회 ”일본 근로여건 개선후 내항 선원 증가“
휴가제도 개선, 청년채움·해사기술인 공제 제안

황진회 KMI 부연구위원이 국회 해양수산포럼에서 주제발표하고 있다.
황진회 KMI 부연구위원이 국회 해양수산포럼에서 주제발표하고 있다.

국내외적으로 해기인력 부족사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육상과 비교해 근로환경이 열악하고 급여도 높지 않은데다가 워라벨이 중시되는 요즘 세대에 해기직의 매력도가 떨어지니 당연한 현상일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우선 선원들의 근로시간부터 일제 조사를 해보자는 제안이 나왔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황진회 부연구위원은 4월 26일 개최된 국회 해양수산포럼 발족식후 개최된 첫 번째 세미나에서 ‘해양산업 해기인력 현실과 육성방안’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선원 근로시간 일제 조사를 제안했다.

황진회 부연구위원은 “많은 선박에서 초과근무가 관행화돼 있고 임금 반영도 미흡한 실정이다. 초과 근무는 과로로 사고를 초래할 우려가 있고 워라벨을 중시하는 최근 트렌드와도 맞지 않아 선원직 기피 사유가 되고 있다. 만성적인 초과근무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해양수산부, 선원근로감독관 등과 함께 일제 조사를 추진하는 한편 선원 근로시간 기록과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황진회 부연구위원은 일본의 경우 선원 근로여건 개선을 위해 근무시간 조사부터 실시한 결과, 내항선 선원수가 증가했다며 우리나라도 선원직 매력화의 출발을 선원 근로시간 조사에서부터 시작해야 실효성을 가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근무시간 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근무 시작과 종료시 펀칭 카드로 입력하고 전산으로 기록하는 한편 근무시간 포함 및 예외 사항을 엄격하게 명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가령 화재 대응훈련, 항해 당직 교대시간 등의 경우 근무시간에 포함시키도록 규정해놨다. 이렇게 실제 근무시간을 조정하고 시간외수당을 반영하는 등 워라벨에 맞게 근무여건이 개선되면서 2013년 2만 7천명대가 붕괴됐던 일본 내항선원수는 2021년 현재 2만 8500명을 넘어서는 등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내항 선원 규모 변화
일본 내항 선원 규모 변화

황진회 부연구위원은 또 워라벨에 맞게 휴가제도, 선내 근무여건도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국적 선원은 8개월 승선시 4개월의 유급휴가를 청구할 수 있도록 돼 있는데 이를 워라벨 트렌드에 맞게 4개월 승선후 2개월 유급휴가를 청구할 수 있도록 개선해 보자는 제안이다. 현재 선내에서 제한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개인 인터넷 사용을 확대해주고 선원 인권이 강화되도록 선내 문화 개선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더불어 선원복지 강화를 위한 청년 선원 채움공제, 해사기술인 공제 등을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청년 선원 채움공제는 만 39세 이하 청년 선원의 해기직 유도와 장기승선 유도를 위해 국가가 일정부분 적립금을 분담해 만기시 4천만원 정도의 목돈을 지급하는 제도다. 해사기술인 공제 역시 장기승선을 유도하기 위한 제도로 승무경력 10년 이상된 숙련 해기인력들을 위한 공제상품이다.

마지막으로 황진회 부연구위원은 정부와 선주가 해운·수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선원 직업을 ‘괜찮은 직업(Decent Job)’을 넘어 ‘전문직(Professional)’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경력개발 프로그램 개발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황진회 부연구위원은 “산업인력 양성의 일차적 책임은 정부에 있으나 최근에는 기업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개별 작업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요구를 정부정책으로 만족시키는데 한계가 있고 최저기준을 제시하는 수준에 그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경쟁력있는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개별기업의 노력과 투자가 더욱 중요하다”며 선사들의 자구노력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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